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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해설가 오동철 기자의 풀·꽃 이야기 4] 눈 속에도 살아있는 강인한 생명력 ‘처녀치마’

처녀치마 꽃과 잎
처녀치마 꽃과 잎
 
 입춘이 지났다. 추운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다는 것을 알리는 절기다. 이때부터 야생화 마니아들의 가슴은 설렌다. 겨우내 하얀 눈꽃만 보고 살다가 파란 새싹과 함께 피어나는 형형색색의 야생화를 마주하는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춘천에서 가장 빨리 올라오는 새싹은 무엇일까? 아마도 처녀치마일 것이다. 아니 새로 싹이 올라온다기보다는 겨우내 눈 속에서도 푸른빛을 잃지 않고 있던 처녀치마의 잎이 고개를 드는 것이니 사계절 푸른 잎으로 보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겨울에 눈 속에서 우연히 푸른 잎을 바닥에 늘어뜨린 처녀치마를 볼 수 있다. 추위에 강해 겨울에도 완전히 죽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처녀치마는 아주 이른 시기에 꽃을 피운다. 빨리 꽃이 피는 곳은 2월에도 꽃을 볼 수가 있으니 춘천지역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에 꽃을 피운다는 복수초보다 빨리 피는 꽃이다. 춘천지역에서 야생화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꽃을 피우는 꽃들은 처녀치마를 비롯해 3월 초부터 볼 수 있는 너도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현호색, 점현호색, 금낭화 등이다. 현호색이 피기 시작하면 수많은 봄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난다.

 처녀치마는 어떻게 그런 이름을 갖게 됐을까? “처녀치마의 이름은 독특하게 생긴 이 식물의 잎 때문에 붙여졌다. 잎은 길이가 6~20㎝쯤 되는데, 땅바닥에 펑퍼짐하게 퍼져 방석 같기도 한데, 이 모습은 마치 옛날 처녀들이 즐겨 입던 치마와 비슷하다. 처녀치마는 전국 산지에서 자라는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숙근성이란 해마다 묵은 뿌리에서 움이 다시 돋는 식물을 말한다. 습지와 물기가 많은 곳에서 서식하며, 키는 10~30㎝이다. 이른 봄 언 땅이 녹으면 싹이 올라오는데, 이 시기는 초식동물들이 모처럼 먹을 것을 찾아 나와 활발하게 움직일 때이다. 그래서 자생지에 가보면 처녀치마의 잎이 많이 훼손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야생화 백과사전)

 처녀치마는 백합과로 ‘차맛자락풀’, ‘치마풀’이란 이름도 지니고 있다. 일부에서는 처녀치마라는 이름이 결혼하지 않은 여인을 비하하는 말이라며 이름을 바꾸어 부르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성성이풀’이라는 다른 이름도 지니고 있으니 고려해볼 만하다. 산속의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잘 자라고 추운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니 여린 여인 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처녀치마’라는 이름보다는 다른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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