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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따라가는 춘천여행] 춘천초교 비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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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초교와 역사를 함께 한 나무

 1930년대 춘천 시가지 약도를 대강 그려보면 춘천 초교 주변은 미나리밭과 논이었다. 1937년 춘천초등학교 앞쪽은 냇물이 흐르는 개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봉의산에서 시작된 샘물이 계곡을 따라 흐르면서 지금의 중앙로를 거쳐 춘천초등학교 앞으로 시내를 만들어 공지천에서 합류했을 것으로 보인다.

 춘천초등학교를 이전 신축할 당시 학교는 냇가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면 정문이 위치하는 지형으로 추측된다. 바로 학교 인근 물가에서 잘 자라는 비술나무 군락으로 학교 숲을 만든 것이다.

 비술나무 학교 숲은 마을의 어르신들과 아이들에게 칠팔월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는 정자나무 역할을 했을 것이다. 개구쟁이 아이들은 비술나무 아래에 옷을 벗어 놓고 개울가에서 멱을 감다가 비술나무 그늘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곤 했을 것이다.

 비술나무는 중부 이북과 몽골, 중국 등 추운지방에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춘천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이 아니다. 덕두원의 어느 골짜기 물가 아니면 홍천강 주변 골짜기에서 몇 그루 목격되면 모를까 흔치 않은 나무다. 시무나무와 비슷하지만 가시가 없으면 비술나무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시무나무와 비슷하다.

 3월말쯤 잎이 나기 전 꽃이 피고 오월이면 씨앗이 많이 달리는 시기라 쉽게 발견되는데, 느릅나무 씨앗과 똑같이 열린다. 그러나 춘천초등학교 앞의 고목들이 퍼뜨린 씨앗들이 인근 공터에 뿌리를 내려서인지 춘천초등학교 주변에서는 꽤 많은 비술나무가 목격된다.

비술마당에 16그루 보존

 춘천초등학교 정문 바로 앞에는 비술마당이라는 공원이 있다. 이곳에 16그루의 비술나무가 있는데 1937년 학교를 옮겨 증축하면서 심었다 한다.

 춘천고등학교 담 옆에도 직경이 1m에 이르는 오래된 비술나무가 있었는데 도로를 내면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춘천고등학교 교정에도 몇 그루의 비술나무가 자라고 있다. 

 비술나무 씨앗은 마치 얇은 미농지에 씨앗이 들어있는 것처럼 가볍고 바람을 잘 탄다. 5월이면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먼 곳까지 날아가기 안성맞춤이라 넓은 지역에 씨앗을 퍼뜨릴 수 있다.

 춘천초등학교에 있는 비술나무는 80년 정도 된 고목인데 느릅나무과로 다른 수종보다 속성으로 자라 수백 년은 된 듯 보인다.

 역사가 오래된 학교일수록 추억을 함께 한 나무가 한 그루쯤 있다. 우리는 그동안 오래된 것을 너무도 쉽게 부수고 없애왔다. 지난해 비술나무들이 앙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학교 당국이 과도한 가지치기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학생들에게 반환경적인 모습을 교육이라고 하듯이 말이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비술나무 공원은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을까?

김정운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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