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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론적폐 청산, 정파적으로 봐선 안 된다

 지금 전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언론적폐 청산운동을 두고 야당 일각에서는 또 다른 언론장악이라면서 몽니를 부리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워크숍용으로 작성된 언론개혁 관련 문건이었다. 여기에는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의 경영진 교체와 관련해 진행절차와 순서 등이 정리되어 있었다. 사회 각계에서 분출되고 있는 언론개혁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한 자료였다. 문건이 외부로 알려지자 자유한국당은 이를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와 관련한 로드맵 문서’로 규정하고 국회일정을 보이콧하면서 장외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보수적으로 분류되는 신문들이나 종합편성 방송들, 특히 방송 적폐청산 1호로 지목되는 MBC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다. “공영방송 파업이 시작된 바로 지난 5일, 언론학회와 방송학회, 언론정보학회 명의로 MBC와 KBS 사장은 물러나라는 성명이 발표”되었는데 “이 성명이 이번 문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고까지 했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검증이 필요하다’는 보도가 아니라 검증결과를 보도해야 마땅한데, 이런 금도도 지키지 않았다. 검증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합리적 의심이라고 보일 만한 방증자료라도 제시해야 할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생떼를 부려서는 안 된다. 새롭게 진행되는 언론개혁 움직임은 재허가나 경영진 교체와 관련해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방송사의 생각과는 다른 요구다. 대한민국의 언론, 그 가운데 실질적으로 국민 소유의 매체인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명실공히 돌려놓겠다는 움직임이다. 이런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하나의 단적인 사례가 지난 7일 광화문광장에서 있었던 서울 ‘돌마고(돌아오라 MBC KBS) 불금파티’에서 세월호 유가족 ‘예은 아빠’ 유경근 씨가 행한 연설이다. 14일, 전국의 MBC노동조합원이 춘천에 모여 “언론부역자 척결”을 외치던 집회에서도 소개돼 참석자의 큰 탄식을 이끌어내기도 한 이 연설의 요지는 방송을 정권이나 방송종사자가 아니라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자는 것이다.
 
 “저희가 영정을 들고 KBS를 찾았을 때 그렇게 울부짖을 때, KBS 여러분 누구 하나 뒤로 몰래 찾아와 대신 미안하다고 이야기한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있었습니까? 내가 파업을 지지하는 건 여러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근무하라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또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언론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연설을 듣는 내내 KBS와 MBC 등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눈물까지 보이며 숙연해했다. 이런 현장에 와 본 사람이라면 지금 전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언론개혁 움직임을 새로운 언론장악이라고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은 정권의 언론장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언론의 제대로 된 공적 책무를 온 맘을 다해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 얼른 보면 국회일정까지 보이콧했던 자유한국당이 과거 여당시절 말도 안 되는 죄목으로 KBS 사장을 몰아내던 모습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그 속은 전혀 다르다. 국민이 요구하는 언론관련 법 개정도 그런 내용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자숙을 엄숙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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