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람들 / 더불어 사는 이웃사촌 / [더불어 사는 이웃사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인지~”

[더불어 사는 이웃사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인지~”

전업주부에서 인형극·연극 배우 된 이인자 씨


 
 “큰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쯤이었나 봐요. 2002년 여름이었는데 아주 큰 태풍이 왔거든요. 텔레비전을 켜면 연일 태풍에 피해를 입은 지역의 사람들이 보도되는데 그걸 볼 때마다 ‘아 나도 저길 가서 도와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강원도 자원봉사를 담당하는 부서에 전화를 걸어서 ‘나도 돕고 싶다’고 말했어요.”
 
 스스로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지 모를 연기 인생에 첫 발을 들여놓는 순간을 이인자(59) 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운이 좋았다고 할까. 마침 전화를 건 다음날이 춘천에서 태풍피해 현장으로 자원봉사를 떠나는 날이었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함께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운명처럼 성폭력예방 인형극을 담당하는 사람이 옆자리에 앉았다. 봉사를 다녀오는 동안 “누군가를 도우면서 살고 싶다.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는데, 딱 일주일 만에 연락이 왔다. 강원여성가족지원센터 성폭력상담소에서 운영하는 ‘엄마랑 인형극단’에서 추가로 단원을 모집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강사들보다 3개월 늦었지만 창단 멤버로 활동하게 됐다. 지금은 부단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가을 공연으로 1천회를 맞았다. 수많은 어린이들을 만났고,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러 다닌 것도 벌써 햇수로 15년이다.
 
 나름 열심히 연기한다고 생각했는데 혹시나 보는 사람들이 부족하게 느끼지 않을까 걱정이 된 그는 극단 ‘굴레’를 찾아 연극을 시작했다. 좀 더 실감나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갈증에서 시작된 욕구였다. 무대에 섰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그녀. 그저 묵묵히 걸어 온 그 길 위에서 그녀는 지난해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서 주연을 맡아 강원연극예술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공로상을 받을 나이에 신인상을 받아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트로피를 텔레비전 옆에 두고 매일 보면서 살아 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는다고. ‘푸르게 살자’는 좌우명을 가슴에 품고 산다는 그녀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이냐고 활짝 웃어 보인다. 그녀의 삶에 대한 태도를 마주하는 사람도 더불어 벅찬 행복을 느낀다.

김애경 기자

Check Also

[더불어 사는 이웃사촌] “유도장 키워 유도인들이 더불어 살 수 있는 공동체 만들 것”

강원유도장 관장 정경하(35)    “문무(文武)를 연마해 고상한 인격자가 되라!”    강원유도장의 첫 번째 관훈이다.   …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