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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배추 값 하락 예상에 타는 농심(農心)

가뭄과 우박 피해 딛고 풍요 되찾은 서면 들판
얼갈이배추 대신 심은 김장배추 전망 어두워 심란

서면 신매리와 서상리 배추밭이 농민들의 정성으로 초록빛으로 변했다. 지난 8월 하순까지 이어진 늦장마로 애초 심으려던 얼갈이배추가 대부분 김장배추로 둔갑을 했다. 지난달 내린 우박으로 망가졌던 배추밭은 서서히 회복됐지만 수확량도 감소하고 출하시기도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긴 추석연휴가 끝났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지만, 누군가에겐 황금연휴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지겨운 시름의 시간이었다. 어떤 이들은 오랜만에 고향의 푸근한 인심과 친척들의 안부를 확인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고향에 홀로 남은 부모님의 치매를 걱정하며 우울한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다.
 
 소리 없이 시나브로 가을이 한결 가까이 다가왔다. 춘천의 최대 감자 생산지인 서면 들판은 황금물결과 함께 초록물결로 일렁인다. 지난봄 잘못된 농법으로 2천여평의 감자밭에서 감자 한 알도 수확하지 못한 김아무개 씨는 이후 배추모종을 정성껏 길러 얼갈이배추를 심었다. 망친 봄 농사를 보충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8월 내내 지속된 늦장마로 다시 시름에 빠졌다. 급기야 얼갈이를 포기하고 김장배추로 모종을 낸 김씨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지난달에 내린 동전만한 우박 때문이었다.
 
 유례가 없는 늦장마를 견디고 정성을 다해 가꾼 배추들은 폭탄을 맞은 듯 이파리들이 삽시간에 갈기갈기 찢어졌다. 느닷없는 봉변에 김씨는 망연자실 했지만, 다시 정성을 다해 물과 거름을 줬다. 다행히 보름 정도 지나자 배춧잎은 속살이 돋아났다. 폭탄을 맞은 듯했던 배추밭은 푸름을 되찾으며 상처를 치유해 가고 있다.
 
 이런 김씨에게 이번 추석은 아쉽기만 하다. 날씨만 도와줬으면 제때에 얼갈이배추를 심고 수확해 이번 추석에 목돈을 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배추 값이 지난해보다는 가격이 낮았지만 평년보다는 약간 높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올해는 김장배추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서면만 해도 제때 이식을 못해 얼갈이배추가 김장배추로 변한 곳이 셀 수 없을 정도다.
 
 농민들의 가을은 늘 이렇다. 이른 봄부터 거름을 내고, 대출받아 씨앗과 비료와 농약을 사고, 그보다 더한 땀을 밭에 쏟아 수확이 풍성해도 주머니는 갈수록 비어간다. 이들에게 추석은 단지 외지에 나가있던 자식들이 돌아와 잠시 위안을 주는 행사일 뿐이다. 이들에게 가을은 1년간 흘린 땀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대출금 갚을 걱정에 늘어가는 주름살로 다가온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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