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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만난 사람들⑫] 교원평가와 성과급을 폐지해야 교육이 산다

‘지식 품앗이’ 프로젝트 수업에 열심인 호반초 학생들.
 
 5·6학년 학생들의 ‘지식 품앗이’라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했다. 축구 드리블 기술, 수학분수 셈의 원리, 수세미 뜨기,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편집하기, 공책 정리법, 오래 나는 종이비행기 만드는 법, 기타 치는 법 등 그 주제에 능통한 학생이 강좌를 개설하면 수강료가 200~500원인 강좌 2개를 신청해 배우는 활동이었다. 수강료로 모은 수익금은 ‘연탄기부’ 활동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4명의 교사들이 협력해 만들어낸 수업활동이다.
 
 김 선생님은 누구보다 일찍 출근한다. 공무원의 법적 출퇴근 시간이 있는데 말이다. 교무회의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고, 학생들을 위한 학교예산 지출을 요구한다. 학교장의 독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전교조 분회장이다. 아이들과 수시로 상담하고, 가끔은 혼자 방치되어 지각하는 아이의 집에 들러 이런저런 소소한 일을 도와준다. 그 아이에게 점수 잘 따는 시험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맘을 다독일 뿐. 그 아이의 이야기를 늘 경청하고 힘을 준다. 아버지, 형의 역할을 해주고 있을 뿐. 책을 자주 읽어준다.
 
 교직 3년차 신 선생님, 선배들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참여형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주 2회 학습 세미나에 참여한다. 올해 한글책임교육에 대한 연구회에도 다니고, 학생들의 발달단계를 잘 알고 아이들의 기질에 맞는 학급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작은 상처라도 주지 않기 위해, 지역의 작은 도서관과 함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의 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물론 작년 촛불광장에도 매주 참석했다.

 
 바야흐로 ‘교원평가’ 시즌이 시작됐지만, 교원평가에 위와 같은 이야기는 담을 수 없다.
 
 교육부는 학생을 지도하는 업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교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부적격한 교사를 퇴출시켜 공교육의 질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교원평가를 실시했다. 평가결과에 따라 승진과 성과급 액수를 달리하고 있다.
 
 교원평가는 교사에게 이런 걸 요구한다. 시간 채우기 경쟁으로 변질돼 가는 연수, 형식적인 공개수업과 컨설팅, 실적 쌓기 위주 상담기록, 교육활동이 아닌 행정업무에 능통하기, 연구실적, 학생 입상실적, 인성으로 치장된 국가주의와 전체주의 교육활동, 겉치레 건강·안전 교육활동 등 교육의 본령을 훼손하는 일들에 대한 성과. 더 무서운 것은 그 기준에 부합해 점수를 받으려면 교사로서 ‘왜?’라는 질문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교육자로서, 삶의 지식인으로서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야만 한다. 반 교육적이거나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저항이란 있을 수 없다. 교사의 용기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권리란 있을 수 없다. 눈을 가린 채 달리는 경주마가 되길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아이들의 담임과 교과목 선생님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가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부디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교장 선출보직제, 사립학교법 개정, 살인적인 수업량 줄이기, 교사들의 법정 정원 확보, 교사회·학부모회 법제화 등의 요구를 함께 해주면 좋겠다. 교원평가 때문에 학부모와 교사인 내가 갈라치기 당하고 싶지 않다. 학부모들의 교육적 선택권 보장이 대다수의 학부모들을 소외시키고 가진 자들의 선택권을 강화해왔다고 고백한다. 교원평가 역시 그 연장선상임을 고백한다. 교육부의 교원평가 정책이 실패했음은 학부모들의 참여도가 50%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 반증하고 있다.
 
 아울러 교육이 사회를 더 민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학생을 길러내는 것이라는 명제 아래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 지역사회가 함께 가장 소외받는 위치에 있는 자의 목소리와 발언권을 담아내는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그 시스템을 탄탄히 구축해나갔으면 한다. 정부는 교육분야 적폐청산 제1 과제가 교원평가와 성과급 폐지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박정아 (호반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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