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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13억원의 진실은?

무너지고 잡초만 무성한 소양강변 생태공원…이용자 없고 시설물 훼손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이관 받은 춘천시의 소관”
시 하천관리과, “보수할지 재검토할지” 고민
환경단체, “전형적 예산낭비 사례” 분통

롤러코스트 산책로. 장학리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 앞 소양강변에 건설된 생태공원이 예산낭비지적을 받고 있다. 이용객은 거의 없고, 평균4년에 한번꼴로 방류하는 소양강댐 방류시 훼손·유실될 것이 뻔한 곳에 철재와 합성제품으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 환경오염 우려와 함께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 혈세 13억여원이 투입된 강변 생태공원이 이용자는 없고, 장마로 훼손된 시설물이 오히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이 생태공원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총 사업비 303억여원을 투입해 공사 중인 ‘소양강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2년 약 13억원의 예산을 들여 동면 장학리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 앞 소양강변에 조성한 것이다. 이 공원은 명칭은 물론 어떤 안내판도 없어 유령공원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동네주민들조차 공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만큼 여름에는 풀밭으로 방치돼 있을 정도다.
 
 지난 8월 29일부터 소양강댐을 3일간 개방해 물을 방류하면서 수위가 높아지자 생태공원에 물이 범람해 목재데크 산책로가 크게 훼손됐다. 그러나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전시설은 물론 물에 떠내려 온 쓰레기도 치우지 않아 공원은 폐허나 다름없는 상태다. 전체 면적 약 15만여㎡인 이 공원은 철재 빔을 사용해 조성한 목재데크가 약 1km에 걸쳐있다. 전체 탐방로 중 1km 정도의 목재데크를 제외한 나머지 탐방로는 자연지반을 조금 손보고 밧줄로 난간을 설치했지만 보행이 불 
 편한 돌길이라 이용자는 거의 없다. 생태공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주변에는 가시박, 단풍잎, 돼지풀 등 외래식물이 번식하고 있고 금계국, 억새 등을 심었지만 잡초가 뒤덮여있어 생태공원인지 그냥 강변인지 도무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문제는 이런 지역에 무슨 배짱으로 혈세 13억원을 투입해 공원을 조성했는가 하는 점이다. 한 번 방류에 막대한 돈을 들인 시설물이 롤러코스터처럼 뒤틀리고 파괴되는 곳에 왜 공원을 조성했을까? 사전검토를 전혀 하지 않고 시설을 설치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생태공원을 조성한 원주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공사과 담당자는 범람을 대비해 사전검토를 했느냐는 질문에 “파악을 해봐야 안다”며 “방류로 훼손된 사실은 알고 있다. 사전검토가 적절했는지는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춘천시가 이 공원의 관리를 이관 받았기 때문이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해당공원을 조성한 후 춘천시에 관리를 이관했다.
 
 공원관리 이관 받은 춘천시도 곤혹
예산 더 투자해 보수할지 철거할지 고민할 판

 
 공원관리를 이관 받은 시 하천관리과 담당자는 “제초작업 등 기본적인 작업만 한다. 소양강천은 국가하천이라 예산은 국비를 받아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훼손된 시설물 보수에 대해서는 “이관된 내용을 자세히 파악해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용자도 없는 공원에 수억원이 투입될 유지보수비를 춘천시가 감당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소양강천 담당자는 “훼손된 시설물의 복구는 원칙적으로 관리를 이관 받은 춘천시가 해야 할 사항”이라며 “춘천시가 소요예산을 파악해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제출하면 반영해 교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하천관리과 담당자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 전화를 받았다”며 “현재로서는 지금 상태에서 보수를 하는 게 맞는지, 원칙적으로 재검토를 해야 하는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댐 방류 때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게 뻔한데, 보수를 해야 하는 게 맞는 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강물이 범람하며 목재데크 산책로가 뒤틀리고 파괴돼(사진 위) 어른발이 빠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생태공원은 공원안내판 등 아무런 시설도 없고 이용자도 없다. 훼손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위험표지판이나 안전띠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환경단체, “전형적 예산낭비”… “책임 물어야”

 
 현장을 둘러본 춘천환경운동연합 권희범 의장은 “댐 방류 시나 홍수 시 뻔히 범람이 예상되는 지역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지역여건 상 이용자가 많지도 않고, 상수원 보호구역에 철재와 합성제품을 이용한 시설을 강행해 환경오염도 우려된다”며 “전형적인 혈세낭비다. 관련자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사우동에 거주하는 한아무개 씨는 “가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데 궁금해서 생태공원을 들어가 봤다”며 “이런 자리에 공원을 만들며 수십억의 혈세를 퍼부었다는 데 대해 분노감이 든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또,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면서 공원에 사람이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안내판도 없고 이용자도 없는 공원을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취재를 하며 현장을 둘러본 세 시간 동안 공원을 이용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동안 공원을 이용한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폭 1.5m의 데크 길에는 짐승의 배설물과 물에 쓸려온 쓰레기가 쌓여 있었으며, 잡초가 쌓인 구역에 남아있는 발자국 등 흔적으로 봤을 때 3개월 동안 이곳을 이용한 사람은 거의 없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강물이 범람하며 목재데크 산책로가 뒤틀리고 파괴돼 어른발이 빠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생태공원은 공원안내판 등 아무런 시설도 없고 이용자도 없다. 훼손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위험표지판이나 안전띠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13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정작 이용자도 없고 시설물만 파괴돼 안전이 우려되는 생태공원. 잡초와 쓰레기만 쌓여있어 공원인지 강변인지 구분이 불가능한 생태공원. 훼손도 문제지만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는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춘천시 관계자조차 “철거도 고민해봐야 하지 않느냐”고 말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공사에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도대체 어떤 근거로 수십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이런 무용지물인 공사를 강행했을까?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든 춘천시든 명쾌한 답변이 필요해 보인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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