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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화자찬보다 반성을 먼저 해야 할 현직 단체장 후보

조금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거운동의 공정함은 허구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원과 단체장이 많이 다르고 현직과 신예가 많이 다르다. 정책 입안과 시행이 중심 업무인 단체장 후보의 경우 공약이 의미 있게 와 닿는 반면 입안된 정책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중심 업무인 의원 후보의 경우 제시할 공약이 마땅찮고 쉽게 유권자에게 각인되지도 못한다. 현직 단체장으로서 재선 이상에 도전하는 후보와 초선에 도전하는 신예 후보와의 불공정성도 크다. 현직 단체장의 경우, 법이 정하고 있는 시간 동안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공적 자금을 활용하는 이벤트를 통해 자신을 다양하게 알릴 수 있지만 신예는 돈도, 권한도 없다.
 
 공적 자금을 활용해 선거운동과 관련한 불공정한 특혜를 누렸다고 할지라도 유권자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기만 한다면 문제가 전혀 없겠지만, 돈을 써서 오히려 유권자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라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 최근 중도의 레고랜드 건설을 둘러싼 강원도의 행보와 공사가 완성되기 전에 새 청사 입주를 서둘러 빈축을 사고 있는 춘천시청의 행보가 그런 사례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강원도는 지난 14일 글로벌 투자통상국 회의실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 존 야콥슨 멀린엔터테인먼트 총괄대표, 엘엘개발 이규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레고랜드 코리아 상생협력 합의서 체결식’을 가졌다. 멀린사가 사업에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하는 등 ‘모든 책임’을 져서 2020년까지 레고랜드를 완공한다는 내용이 이번 협약서의 골자다. 그간 레고랜드 사업은 공사비를 마련하지 못해 착공식만 세 번 가졌을 뿐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오히려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는 직원들의 인건비만 날려 적자만 쌓아갔다. 문화재 처리 문제 등으로 사업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인해 국내 어떤 기업도 투자를 하지 않으려는 곳에 사업계획 수립 초기부터 직접투자를 꺼리던 멀린사가 갑자기 직접투자를 책임지겠다는 이야기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구체적인 협약안을 알고 싶다는 언론매체들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도의 태도가 이런 의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그동안 사업이 지연된 데 대한 최문순 지사의 사과가 순순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다.
 
 새로 칠한 페인트 냄새는 물론 바닥에 남아 있는 시멘트 가루로 인해 시청 공무원도 시민도 편치 않은 사무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새 청사로 이주를 시작한 춘천시청의 행보도 이해가 안 가기는 마찬가지다. 선거를 앞두지만 않았다면 직전 시장이었던 최동용 후보를 위한 일이라는 오해를 하지 않겠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선거 전에 서둘러 입주를 서두르기에는 마무리 공정이 너무 많이 남아 보인다. 최 전 시장이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자화자찬보다 2030년까지 42만 인구를 가정해 만든 아파트 과잉공급 계획 등 자신의 실책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앞서야 했다.
 
 앞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선거기간이긴 하지만 현직 단체장 출신 후보들의 대오각성을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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