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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름, 어디서 왔을까?⑨] 반하(Pinellia ternata)

늦은 봄부터 여름에 걸쳐 산기슭이나 밭 주변 풀밭의 적당히 습한 곳에 녹색 코브라가 나타난다. 쭉 뽑은 목을 한껏 넓혀서 기다란 혀를 날름거리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 귀여운 모습에 반하게 되는 식물이 반하(半夏)다.

‘반하’는 한자어 ‘半夏(반하)’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름의 중간’이라는 뜻이다. 명나라의 의서(醫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禮記月令 五月半夏生 蓋當夏之半也 故名(예기의 월령에 따르면 오월에 반하가 나는데, 여름의 절반에 해당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라는 구절이 있어 그 유래를 잘 설명해 준다. 봄부터 가을까지 생육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여름의 중간에 채취해 약재로 사용하기에 붙여진 이름인 것이다.

《향약구급방》 등 우리의 옛 서적에 나타나는 ‘雉矣毛立(치의모립)’은 ‘의모’의 이두식 차자표기이며, ‘’는 꿩의 옛 말이니 ‘꿩의무릇’이란 말이 된다. 꿩이 있는 곳에 있거나 꿩 같은 ‘무릇’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반하는 천남성과이지만 `무릇`이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편, 한글명 ‘반하’의 기재가 일제강점기 때부터 쓰이기 시작했다고 하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잘못이다. 1880년에 프랑스 선교사들이 저술한 한불자전에 이미 한글명 ‘반하’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표준식물목록에 ‘까무릇’이란 오기가 발견되는데, 이를 수정 없이 퍼 나르는 글들도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북한지역에서는 반하를 ‘끼무릇’으로 부른다. 중국명 ‘半夏(bànxià)’도 우리와 동일한 의미이며, 일본명은 ‘烏柄杓(カラスビシャク 카라스비샤쿠)’인데 검은색(烏)이 도는 불염포(不鹽脯)가 긴 국자(柄杓)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속명 Pinellia(피넬리아)는 이탈리아의 식물학자 Pinelli(1535~1601)를 기념한 것이며, 종소명 ternata(테르나타)는 성숙한 개체의 잎이 세 장임을 나타내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최동기(식물애호가·(주)해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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