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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논평] 춘천의 미래, 이제는 다시 그려야 할 때

제7회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과정에서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들은 미래의 춘천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내용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좋은 정책들만 단순 나열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체적인 연차별 추진 계획도, 예산계획도, 재원확보 방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론 당면하고 있는 도시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지난 경험이다.

비전 없이 추진되는 도시정책들 중에 우선 심각한 문제는 아파트 공급으로 대표되는 주택정책 문제다. 최근 강원지역 분양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뉴스를 쉽게 볼 수 있다. 거래량 자체가 급감하고 있고 매매가나 전세가도 하향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물론 이는 동계올림픽이나 SOC확충 효과 같은 호재들이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호재에 따라 시세차익을 노린 자금유입으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일 때 지자체가 허황된 인구전망을 바탕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무분별하게 건설 인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강릉의 경우 전체 아파트 가구가 4만7천가구 정도인데, 동계올림픽 특수라며 사업추진 중이거나 계획된 물량이 2만 세대 가까이 된다고 한다. 원주를 비롯한 도내 주요 도시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춘천의 경우 레고랜드, 서울-양양고속도로개통, 동서고속철도 건설 같은 호재로 분양시장이 뜨거웠다. 시는 2030년까지 42만 인구전망에 따라 3만2천 가구를 추가 공급한다며 주택공급확대 일변도의 정책을 취해왔다. 이미 지난해 주택보급률이 108%에 이르렀지만, 향후 3년 안에 입주물량만 8천여 세대, 5년 안에 추가로 8천여 세대를 공급한단다.

최근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들이 인기리에 분양을 마쳤다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추가분양을 안내하는 등 이미 한계를 드러내는 모양새다. 문제는 지역주민들이 추격매수에 나선 경우가 많은데, 과잉 주택공급으로 선량한 실수요자인 지역주민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도시 외곽의 신규택지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공급은 상권의 분산을 가져와 자영업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나아가 지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게다가 도심공동화를 가속화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근본원인은 지역경제 상황이나 인구증감 상황은 외면하고, 허황된 인구전망을 바탕으로 무분별한 주택공급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2030년 42만이 된다는 춘천시의 인구전망은 타당한가? 지난 5월 기준 춘천시 인구는 28만4천571명이다. 최근 2~3년간 평균 2천여 명이 증가했는데, 지난해 5월 대비 올 5월 인구는 단 240명이 늘었을 뿐이다. 이런 속도라면 수십, 수백 년이 걸릴 일이다. 그렇다면 획기적인 인구증가 방법은 있는가? 레고랜드를 중심으로 한 수변 관광도시? 데이터센터 유치를 통한 일자리 확대?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레고랜드가 창출한다던 5조원의 경제유발효과와 연 1만개의 일자리, 믿는 사람이 지금도 있을까? 구봉산 자락의 네이버 데이터센터로 지역인구가 크게 늘었나?

이제 외형에 집착하는 도시정책을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4년간 춘천시정을 이끌어갈 이재수 당선자는 시민이 주인인 ‘시민의 정부’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 중심이 되는 춘천, 지속가능한 춘천을 만들어 가기 위한 비전을 다시 세우고 그에 걸맞은 도시정책을 추진해 주기를 기대한다.

권용범(춘천경실련 사무처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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