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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칼럼] 미네르바의 부엉이, ‘친문’의 부엉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밤에 활동하는 부엉이가 벌레를 더 잘 잡는 모양이다. 뜬금없이 부엉이가 논란이다. 친문 의원 40여명이 속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부엉이 모임’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그냥 밥 먹는 모임”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곱지 않다. 여당의 전당대회를 한 달 보름 정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계파정치로 비춰진 때문이다. 항간에는 박근혜 때의 ‘진박 감별사’에 빗대 ‘부엉이 감별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는 세몰이다. 아무리 계파청산을 외친다고 계파를 없애기는 쉽지 않다. 이런저런 계파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게 정치다. 공정한 기회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늘 ‘줄 세우기’다. 힘 또는 ‘쪽수’로 밀어붙이는 구태정치가 정치혐오를 부추겨 왔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어려운 시기에 달(대통령)을 지키는 부엉이’를 자처한 국회의원들의 처신이 곱게 보일 리 없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청와대와 정부를 견제하고, 국민생활에 필요한 입법활동에 충실해야 하는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의 위세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음이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82.3%),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곳(66.8%), 비례대표를 포함한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은 각각 737명 중 652명(79.1%)과 2천541명 중 1천638명(55.9%)을 석권했다. 게다가 12석이나 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11곳이나 휩쓸었다. 대통령 지지율에 힘입은 것이기는 하지만 가히 민주당 천하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이런 막강한 당의 대표를 뽑는 일이니 각축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 지도부는 2년 뒤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에 당권을 잡아야 2년 뒤 총선과 4년 뒤 대선에서 유리한 진지를 확보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법이다. 지난 9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3주 연속 하락해 4월 3주차(68.8%) 이후 두 달 반 만에 60%대로 떨어졌다. 민주당 지지율도 3주 연속 하락해 지방선거 때인 6월 2주차(57.0%) 이후 9.5%p 떨어져 2주 연속 40%대를 나타냈다. 이 정도 지지했으니 이제 두고 보자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겠다. 북미회담과 경제문제 등 국내외적으로 산적한 과제가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개혁이 지지부진하거나 새로 교체된 여러 지방정부에서 파열음이 난다면 지지율 급락을 피할 수 없다. 지지율 급락은 개혁동력의 상실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친문’ 또는 ‘진문’의 부엉이들이 아무리 대통령을 위해서라는 수사를 동원하고, 여론의 힐난에 해체를 선언해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들의 관심은 필연적으로 미래권력에 있기 때문이다. 헤겔은 그의 《법철학》 서문에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고 했다던가? 지혜는 앞날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일정한 역사적 조건이 지난 후에야 그 뜻이 분명해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치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다. 그러니 더 자숙하고 자중해야 한다.

전흥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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