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무슨 맛으로 마시는지 모르겠어요”라거나 “와인은 좀 어려워서 꺼려져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와인 종류는 몸에 안 맞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이런 경우도 있다. 막상 마시려고 보면 종류가 너무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고르다가 포기한다는 것이다. 와인을 좀 즐기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면 석사동에 있는 와인바 ‘차원’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볍게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시음회를 열고 있는 곳이다.와인 분야에서 ‘맛잘알(맛을 잘 아는)’
며칠 전 삼악산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갑자기 고기가 ‘땡겼다’. 삼겹살도 먹고 싶고 닭갈비도 먹고 싶고 소고기도 먹고 싶고 뭘 먹을까 고민하다 닭·소·돼지를 다 파는 소양로 고깃집 ‘다락’이 생각났다. 숯불 닭갈비가 기가 막히게 맛있고 삼겹살은 말할 것도 없고 소 갈빗살마저 맛있는 집. ‘뭘 먹을까’라며 행복한 고민을 하는데 친구가 돼지갈비가 먹고 싶다고 해서 그것도 좋을 것 같아 시켰다. 일단, 이 집은 숯이 좋다. 참숯을 쓴다고 하는데 나는 고깃집을 판단할 때 고기보다 숯으로 먼저 판단한다. 좋은 숯 쓰는 집 치고 고기 안
우리 가족은 외식을 즐기지 않아 맛집도 잘 모르고 관심도 별로 없어 즐겨 찾는 식당이 손에 꼽을 정도다.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첫 번째가 ‘풍물옹심이칼국수’다. 밀가루 음식은 즐기지 않지만, 메밀을 좋아해서 면이 먹고 싶을 때면 막국수와 함께 늘 떠올리는 곳이다. 서울 사는 지인들이 춘천에 올 때 소개해서 실패한 적이 없는 집이다.풍물옹심이칼국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약사동 풍물시장 안에 있었다. 약사동 풍물시장은 약사천이 복개된 이후인 1989년에 조성됐다가 2010년 지금의 남춘천역 인근으로 이전했는데, 풍물옹심이칼국
춘천영화제의 숙제는?“아직도 춘천영화제를 모르는 시민이 있다. 올해는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서 모든 시민이 춘천영화제를 알게 되고 또 영화를 보러오게 하겠다는 목표로 영화제를 기획했다. 춘천에서 영화제가 10년간 이어져 온 건 정말 내세울 만한 일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시작했다가 SF 장르 영화제로 바뀌는 등 정체성이 뚜렷하게 자리잡히지 않았던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잘 정립한다면 춘천영화제의 미래는 밝다.”춘천영화제의 비전은?“대중적인 영화제야말로 어떤 축제보다 지역을 알리는 데 효과적이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폭우가 끝난 후 지난주부터 곧바로 이어진 전례 없는 폭염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 취재에서 시민들은 기후 위기를 모두 실감한다며 정부의 미진한 대책을 질타하였다. 그러나 우리 각자가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덧붙여 말한 분은 단 한 응답자에 그쳤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 각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의견을 물었다.질문을 다음과 같이 하였다. “전대미문의 집중 폭우에 이어 폭염이 전국을 찜통으로 만들어 하루하루 매우 어려운 삶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기후 위기를 어느 정도 실감하고 있는 듯합니다. 동시에 우
퇴근 시간이 가까워 지면 누군가와 허기를 나누고 싶어질 때가 있다.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었던 노포에서 연탄불에 구워 먹던 구수한 고기 냄새. 그 냄새와 그 분위기의 식당이 바로 ‘소달구지’이다. 골목 어귀의 가게 문을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원탁 테이블 서너 개와 단체석이 창문 옆에 놓여 있다. 가운데에 연탄을 넣을 수 있는 테이블이다. 가성비 넘치는 소갈빗살은 직장인들의 마음을 나누고 허기를 채워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장년으로 짐작되는 내외분이 운영하신다. 주메뉴는 소갈빗살 한 가지다. 주문을 해 놓고 주방을 살펴보았다
12월 3일은 소비자의 날이다. 소비자의 권리 의식과 권익을 강화하고, 소비자 문제에 관심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제정됐다.선진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소비자의 권리를 기념하고 있지만, 전쟁 후 폐허가 된 한국의 경우에는 미처 소비자에 대한 권리를 챙길 겨를이 없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1962년 3월 15일,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던 케네디가 ‘소비자보호에 관한 특별교서’를 발표하면서 소비자의 4대 권리를 선언한 날을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1979년 12월 3일에 ‘소비자보호법’이 국회에서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또로로 흐른다. 아직은 장마 전이고 무더위가 기승이다.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사람들도 봄이니 가을이니 하며 여름 한낮에 선선한 가을바람 생각에 여름날을 보내고 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여름,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불이 닿지 않은 시원한 음식이 제일이다. 여름 음식 중에서도 손님 대접하기도 무난하고 음식 맛도 만족할 수 있는 일식집이 어디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랍스타가 나오는 일식집이 있다길래 다녀온 적도 있는 집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의 주인공 와사비다.와사비는 애막골 박물관 가기 전 우
‘TV는 사랑을 싣고’에 등장한 제일종합시장지난 2019년 12월 20일 KBS TV에 제일종합시장이 등장했다. 故 이외수 선생이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그램을 통해 제일종합시장 지하 진향식당의 최민자(82) 사장을 찾아온 것이다. 최민자 사장은 이외수 선생이 가난한 춘천교대생이던 시절, 농협 강원지부 뒤편에 자리를 잡고 떡볶이와 오뎅, 막걸리를 팔던 포장마차의 주인 누님이었다. 최 사장은 배를 곯다 찾아온 어린 학생 이외수에게 떡볶이와 감자 등속을 더 먹으라며 내어주던 인심 좋은 누님이었다. 이 선생은 50년 전의 고마움을 잊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나 보다. 노곤한 여름, 시원하고 입맛 당기는 먹거리를 찾을 시기다. 영양 좋고 고소한 냉콩국수가 제격이다. 이번 소개할 곳은 ‘후평각’이다. 후평시장(1단지 시장) 산림조합 옆에 위치한 전통중화요리 전문점이다. 한 분야에 32년 종사한 후평각 주인 부부에게 달인이라는 호칭을 부여해도 과하진 않을듯하다. 최일순, 전복근 부부가 영업하는 ‘후평각’은 한마디로 전통의 손맛, 저렴한 가격, 주인장의 서비스까지 삼박자의 하모니다. 매장은 테이블 6개로 넓지 않고, 세련된 인테리어도 아니지만 푸짐함과 친절함은 더할 나
마시는 잔에 따라 와인 맛이 달라질까? 가끔 듣는 질문이다. 대답은 주저할 것 없이 ‘그렇다’ 이다. 같은 와인인데 담는 용기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것이 말이 되나? 얼핏 비논리적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왜 사실이라고 말하는지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본다.우선 레드와 화이트는 잔이 달라야 하는 것에 주목해 보자. 이유는 간단하다. 화이트는 아이스 버킷에 채워두고 마신다. 차가운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 따라 마시려면 잔이 작아야 유리하다. 반면 레드는 느리게 산화되어 향이 피어오르는 때를 기다려야 하므로 잔이 커야 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청년층의 명품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4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세대별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0대, 30대의 온라인 명품 결제 금액은 2019년 대비 약 75% 이상 증가했다. 20대의 경우는 80%가 늘어났으며 결제 건당 평균 금액은 37만8천102원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연령대별 명품 소비행태를 분석한 결과 20대가 32.8%, 30대가 30.8%로 MZ세대가 절반을 넘겼다. 롯데백화점의 경우도 지난해 명품 소비자 중 2030세
대서, 입추가 지났다. 올해도 역시 불볕더위의 기승으로 끝날 것 같지 않던 여름이더니 아침, 저녁으로 제법 찬 바람이 불고 찌르라미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너무 더워 먹거리 선택에도 고민이 많았다. 시원한 콩국수, 냉면, 막국수가 단골 메뉴였다. 오늘은 용기 있게 점심 메뉴로 뜨거운 국물 음식을 선택했다. 여름내 차가운 메뉴만 먹다가 자연스레 뜨거운 국물이 그리웠나 보다.번개시장 안에 있는 아담한 한옥의 ‘조부자 매운 순대가’를 찾았다. 조씨 부자가 사업을 시작해서 붙인 전문 순댓국 체인점이다. ‘조부자 매운 순대가’ 뒤로는 봉의산
누구나 한 번쯤은 소위 점잖은 자리에 초대받을 때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점잖은”이라 함은 살짝 부담스럽지만 피할 수는 없고 그래도 좀 있어 보여야 할 그런 자리를 말함이다. 자식들 일로 상견례를 한다든가, 인사권자를 만난다든가, 아니면 사업상 대접을 하거나 받거나 등등을 뜻한다. 이런 자리일수록 와인이 나올 확률이 높다. 그럴 때 미리 알아두면 편리한 몇 가지가 있다.첫째, 음식과 와인의 궁합이다. 분명한 것은 음식이 주(主)고 거기에 어울리는 와인이 종(從)이다. 그리고 이런 자리에 나올 수 있는 음식은 대개 육류거나 해산물이
어떤 와인이 좋은 와인이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나는 “맛있는 와인”이라고 대답한다. 단 한 가지 “저렴하면서”라는 단서를 붙인다. 세칭 전문가라서 무슨 뾰족한 대답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좀 실망스러운 대답일 수도 있다. 그 실망감을 좀 줄여볼 목적으로 오늘은 그 ‘맛’과 ‘저렴’의 공존을 이야기해본다.와인은 묵직한 바디감, 깊거나 상큼한 향, 적절한 산도와 부드러운 목 넘김이 어우러지며 균형 잡힌 밸런스, 마신 후에 길게 남는 여운 등으로 퀄리티를 가늠한다. 와인은 이런 여러 요소들을 단시간에 변화시킬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지
사브작거리며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가물었던 대지의 목마름을 채우고 봄바람마저 살랑대며 불어 온다. 들에 산에 야생화도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환하게 달려온다. 초등학교 길가에는 개학을 맞은 아이들로 길거리마다 알록달록 원색의 옷과 가방을 둘러메고 줄지어 등교하는 모습이 생동감 넘친다. 코로나19 공포로부터 조금씩 해방되고 있으나 아직은 조금 더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춘천지역도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 명령을 지켜야 하지만 두세 명이 아이들 또는 아이들로 인한 작은 만남이 필요할 때 가 볼 만한 곳이 있
강대 삼거리 대로변에 ‘보보스’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남성전용 미용실이 있다. 아주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데다 한 주의 대부분은 무거운 셔터가 굳게 내려 앉아 있다. 그래서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대체 영업을 하긴 하는 건가 의문을 품게 된다. 참 수상한 미용실이다. “끝까지 읽어 봐 주시고 혹시 일정이 변경 될 수 있으니 오시기전에 한 번 더 봐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6일 수요일 오후 5시 ~ 오후 7시 / 9일 토요일 오전 11시 ~ 오후 1시 /11일 월요일 오후 5시 ~ 오후 7시 미용실 끝 날 시간에 오시면 저
연일 기온이 오른다. 이젠 창문을 열어 따사로운 햇살을 맞기도 한다. 노오란 산수유엔 꽃망울마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내리쬐는 봄볕이 따갑게 느껴질 때면 곧 여름을 맞이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봄의 전령사는 제비를 부르고 야생화들도 피어나라고 부추기니 덩달아 생긋대는 맘이 분주하기도 하다. 몸도 추스르고 입맛 좀 당기는 별맛 음식이 있어줬음 좋겠다고 생각이 들 이즈음 ‘이 맛이다’ 라고 떠오르는 건 바로 코다리찜이다. 여러 곳에서 코다리찜을 먹어 보았지만 단연 으뜸은 ‘거진명품코다리네’다.거진명품코다리네는 퇴계동 주공2차아파트정
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이동호 대표가 운영하는 ‘소양닭갈비’ 식당이다. 신선한 채소와 닭갈비의 조화로 입맛을 다시게 하는 점심특선은 그야말로 “가성비 최고”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서울방면으로 향하다 첫 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일명 ‘닭갈비촌’으로 이어지는데 소양닭갈비는 국사봉(산)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이 대표는 2004년 출장음식업을 시작하여 작년 ‘소양닭갈비’를 개업했다. 춘천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닭갈비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 부담 없는 점심특선 가격(6,000원)으로 닭갈비 메뉴를 내놓게 되었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날씨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음도 덩달아 허전하고 뭔가 빈 듯한 쓸쓸함도 따른다. 누가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고 독서의 계절이라 했던가? 그저 찬바람이 시작되는 썰렁한 계절일 뿐이다. 벌판엔 이미 가을걷이도 끝나가고 가로수 붉은 잎도 성글게 팔랑거리고 있다. 추석 명절이 엊그제 같은데 부모님을 뵌 지도 이미 오래다.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나와 집에서 먹었던 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이 불현듯 그리워진다. 가을 분위기에 맞게 따뜻한 어머니 밥상을 떠오르게 하는 정감 가는 밥집이 스무숲 끝자락에 있는 ‘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