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이 중건된 지 환갑이 되는 1927년, 차상찬은 억만 세월 수도의 정궁으로 남아 있기를 기원한 대원군의 헛된 꿈을 비판하며 망국의 아픔을 얘기하고 있다. 지금도 끊임없이 건물을 지어대는 탐욕을 경계하며 함께 경복궁 이야기를 들어보자. 1927년 1월 1일 발간된 《별건곤》 제3호에 “200만 명의 일꾼들, 팔백만 원의 국민재산, 회갑을 맞는 경복궁, 백성들의 원성을 산 대궐과 대원군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이다.지금까지 전해지는 옛날 노래“삼각산 제일봉에 봉학이 넌즈시 앉았구나. 봉의 등에 터를 닦고 학의 날개에 집을 지
지난 8월 24일 춘천시 소통채널 ‘봄의대화’에 춘천시의 상징 새를 ‘산까치’에서 ‘호반새’로 바꾸자는 제안이 올라왔다. 이 제안은 이틀 만에 공감 수 30명을 넘어 현재 검토 단계에 있다.제안 글에 있듯이 현재 춘천시의 상징 새는 ‘산까치’로 소개되어 있다. 춘천시 홈페이지에는 산까치에 대해 “시민에게 산뜻한 인상을 주며 길조의 전설을 가진 텃새의 일종으로서 만인에게 아름다움과 경쾌함을 주고 있어 소박하고 아름답게 사는 시민상을 상징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산까치라는 이름은 조류 도감에도 없는 방언으로 정확한 이름은 ‘어
이솝우화는 고대 그리스의 노예였던 이솝(아이소포스)이 지은 이야기입니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지요. 이솝우화는 그냥 읽어도 물론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조금 더 재미를 더하기 위해 두 가지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하나는 이솝이 지은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조금 변형된 이야기지요. 이제 여러분이 선택하세요. 진짜 이솝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어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나요?수리와 까마귀 옛날에 아주 게으른 까마귀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다른 까마귀들이 먹을거리를 찾아 부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해 요즘 매일 아침 카메라를 들고 상중도와 하중도, 그리고 동면 솔밭 주변 수변을 찾는다. 그곳에는 아주 특별한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부리에 멋진 흰 꼬리를 가진 늠름한 자태의 주인공, 바로 흰꼬리수리다.지난 1월 8일 오전 8시 30분경 동면 지내리 솔밭 앞 강변에서 어김없이 흰꼬리수리를 목격했다. 흐르는 강물 한가운데 있는 바위에서 방금 사냥한 작은 새를 뜯으며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흰꼬리수리가 식사에 열중하는 사이 까마귀 한 마리가 조심스레 다가오는가 싶더니 슬그머니 흰꼬리수리의 밥상에
내 죽거들랑비석 세우지 마라.한 폭 베쪼각도한 장 挽歌도통 걸지 마라.술값에 여편네 팔아먹고불당 뒤에서친구의 처를 강간하고마지막엔조상의 해골을 파버린 사나이어느 산골짜기에허옇게 드러내 놓은 채개처럼 죽어 자빠진내 썩은 시체 위에한 줌 흙도아예 얹지 마라.이제한 마리 까마귀도 오지 않고비바람 불며번갯불 휘갈기는 밤내 홀로여기 나자빠져차라리 편안하리니오! 악의 무리여모두 오라. 박기원은 1908년생으로 강릉사람이다. 현대시를 쓴 강원도 1세대 시인이겠다. 유교의 유습을 받으며 태어나 살았던 이가 쓴 처절한 묘비명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너무도 황망한 부음. 《녹색평론》 발행인이자 이 땅에 생태문명의 뿌리를 심기 위해 고군분투하셨던 참 스승 중의 한 분인 김종철 선생께서 지난 주 너무도 갑작스럽게 흙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글에 앞서 故 김종철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30년 넘게 시를 써오면서 라는 시를 두 편 썼다. 오늘은 그 두 편의 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편의상 과 로 하겠다.을 쓴 것은 대우 다닐 때 그러니까 27년 전쯤의 일이다. 인도 바라나시에 갔던 적이 있다. 대부분의 일정은 회사 비즈니스에 맞
이수현 작가의 그림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초월한 눈빛으로 바다를 건너는 기린, 산 정상에 올라 놀란 표정을 짓는 원숭이, 매서운 눈으로 무언가를 응시하는 까마귀, 입술을 꽉 다문 의뭉스런 표정의 산양 등이다. 그런데 모두가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 작가는 동물의 이미지를 빌려서 인간 내면의 혼돈과 정체성,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당신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다. 작품 제목이 문장인 것도 특이하다. 인간이 놓여있는 상황과 혼돈을 제목으로 삼아서 그림의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는 비극적
그저 오비이락이길 바란다. 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진 일은 정말 억울한 오해다. 마침 배가 떨어질 찰나에 까마귀가 날았을 뿐인데 이를 지켜 본 사람들이 까마귀가 배를 떨어뜨렸다고 비난하면 까마귀로서는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 된다.강원도가 까마귀의 심정일지 모르겠지만 도민의 입장에서는 레고랜드 문제를 처리하는 강원도의 행위에 의구심을 낳을만한 여지가 충분히 있다.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진 것과 같이 우연히 두 일이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을 뿐 두 가지 일을 일으키게 한 공통의 원인이 없었다면 다행인데
춘천에서도 상설 장기공연이 가능할 수 있다는 소식이 새해 벽두를 즐겁게 한다. 젊음의 문화가 다양하게 들썩이는 서울의 홍대 앞과 가장 가까운 춘천의 강원대 후문 먹자골목에 위치한 소극장 ‘연극바보들’이 일구어낸 쾌거다. 지난해 9월4일에 시작해서 올해 1월31일까지 총 180회의 공연을 통해 누적 관객 수 1만 명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1만 명을 180회로 나누어보면 한 회당 평균 약 56명의 관객이 이 공연을 관람했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70석 규모의 소극장이라고 하니 관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일 날을 제외하면 주말에는 종종 만석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한번쯤 읊조렸을 법한 윤선도 오우가(五友歌)의 한 구절이다. 중국 진(晋)나라의 대개지(戴凱之)가 쓴 《죽보(竹譜)》에도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이라는 뜻의 “비초비목(非草非木)”이란 구절이 나온다. 이처럼 대나무는 예로부터 풀인지 나무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던 벼과의 다년생식물이다.‘대나무’는 죽(竹)에 대한 중국 남쪽 지방의 고음(古音)인 ‘tek(텍)’에서 유래했는데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대’로 변하였고 ‘나무’와 결합한 이름이다.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등에 대한 통칭이 참나무인 것처럼
슈베르트(1797-1828)의 연가곡 는 실연에 빠진 슬픈 한 사나이의 회색빛 우울이 푸념처럼 하염없이 읊조려져서 특별한 스토리를 찾을 수 없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겨울 음악의 단골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이 마음 아픈 사나이의 여러 가지 복잡한 심정을 슈베르트가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어서 인간의 보편적 슬픔과 애틋한 감정을 공유하게 하기 때문이다.총 24개의 곡으로 이루어진 의 첫 곡 ‘Gute Nacht’에서 사랑에 빠진 나그네가
전 세계에 발표된 저항시 중에서 으뜸이라고 회자되는 시 이다. 심훈(1901~1936)은 계몽주의 소설 《상록수》로 잘 알려졌지만 이같이 피 끓는 시도 썼다. 1930년에 쓴 작품이지만 당시 조선총독부의 엄격한 검열로 발표되지 못한 채 광복 후인 1949년에야 비로서 알려졌다.이 시의 압권은 1연에서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定)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라는 시구다. 아시겠지만 ‘인경(人定)’은 인경이다. 보신각에 매달린 큰 쇠 종 같은 것이다.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
지난해 공연 2주 전 전회 매진 신화를 기록한 화제의 연극 ‘까마귀’가 돌아온다.오는 11일부터 2주간 매주 목~토요일에 축제극장 몸짓에서 앙코르 공연되는 ‘까마귀’는 군함도 사진전과 함께 진행되며, 특히 오는 18일에는 원작 《까마귀》의 한수산 작가가 깜짝 사인회를 한다.극본과 연출을 맡은 문화강대국 최정오 대표는 “지난 해 초연 공연 이후 꾸준히 앙코르 요청을 받았다”며 “배우들의 한층 더 깊어진 연기와 사실적인 연출로 더욱 완성도 있는 작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공연은 15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예매는 인터파크 또는 전화
하얀색 꼬리를 가지고 30~40일을 굶어도 생존할 수 있는 흰꼬리수리.흰꼬리수리는 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대형 조류다. 한강, 낙동강, 섬진강, 북한강, 강릉 남대천 등과 같이 큰 하천이나 하구, 동서 하구, 남해도서 연안, 해안의 진흙갯벌 내륙의 호수, 하천에서 월동하는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로 환경부지정 멸종위기Ⅰ급,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 보호하는 매우 귀한 새다.흰꼬리수리는 대개 단독생활을 하지만 번식 직후에는 어린 새와 함께 생활한다. 약 5~10m 높이의 나무 위나 해안 및 호수 가까이 나뭇가지 위에 나뭇가지를 두텁게
“같은 조선사람? 지랄하네. 조선이 밥 먹여준다디? 그렇게 귀한데 왜 잃어 버렸냐? 조선놈이나 일본놈이나 다 똑 같애. 굽신굽신 엎드려서 밥 얻어먹을 수 있으면 그 새끼가 주인이야.” 지난해 11월, 연극 ‘까마귀’ 중 옥종길의 대사다. 연극 ‘까마귀’는 군함도를 배경으로 해서 강제로 징용에 끌려간 조선인들의 비참한 생활과 자유를 위해 끝없이 탈출하려는 징용공들의 이야기다. 그 중 옥종길은 일본군에 붙어 조선인을 괴롭히는 악랄한 역할이다. “연극이 끝나고 주위에서 죽여 버리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 정말 좋았어요. 그만큼
시립도서관 인문학강좌일시 : 11.17.(목) 19시장소 : 시립도서관 2층회의실내용 : 역사를 통해 얻는 지혜주제 : 일본이 8.15를 기억하는 방식강사 : 최호근(부산대 교수)문의 : 245-5109연극 ‘까마귀’일시 : 11.17.(목)~19.(토) 19시30분장소 : 축제극장 몸짓입장
제6회 대한민국 호국 미술대전일시 : 11.8.(화)~11.20.(일)장소 :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문의 : 260-1600시립도서관 인문학강좌일시 : 11.10.(목) 19시장소 : 2층 회의실주제 : 역사를 통해 얻는 우리시대의 지혜강사 : 최호근(부산교육대 교수)문의 : 245-5109
작가 한수산의 소설 ‘까마귀’가 오는 17일부터 3일간 축제극장 몸짓에서 연극으로 초연된다.(사)문화강대국(대표 최정오)이 2016년 신작으로 선보이는 연극 ‘까마귀’는 태평양 전쟁의 광기가 극에 달하던 1945년 지옥섬 하시마(군함도)로 징용 간 조선 광부들의 이야기로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아왔다.하시마 탄광의 비참한 현실과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탈출하려는 자들과 그런 그들이 죽음의 길로 향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는 자,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친일파와 악랄한 일본군, 기업위안부가 한데 얽혀 더욱더 참담한 지옥섬 하시마의 현실을
히말라야 리비야, 닭튀김, 꼬부랑 할머니, 난장이우산꽃, 소곤소곤. 제목만 들어도 톡톡 튀는 감성이 묻어나오는 아이보리코스트(아코)의 정규 1집 앨범 의 수록곡들이다. 2013년 5월 발매된 1집 정규앨범에는 이외에도 발라드 ‘새벽참’과 ‘이별에 주다’, ‘아이보리코스트’ 등 9곡이 담겨있다.아이보리코스트 멤버들의 음악생활은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멤버 이단비와 전찬성은 1993년 ‘한동안 뜸했었지’라는 국민애창곡을 발표한 ‘사랑과 평화’의 리더 고 이남이 선생이 2000년대 초 결성한 ‘철가방 프로젝트’에서 활동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