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나는 출산을 열흘 남겨두고 있었다. 새벽 늦게까지 아기용품을 검색하다 오전 아홉 시가 다 되어 일어나 무심코 핸드폰을 켰을 때 속보가 떴다. 기사를 읽고 난 후, 나는 온전히 사실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열하루 뒤 나는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3.3kg의 몸무게로 태어나 내 품에 안겼다. 그제야 TV를 켜고 절망적인 사실을 모두 알게 되었다.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다. 이렇게 소중한 아이를 잃은 이들의 마음이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6개월이 지나고, 나는 아이를 아기띠에 매고 광화문에 갔다. 아이를
‘2024 청춘양구 곰취축제’가 오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 동안 양구 레포츠공원에서 개최된다.특히 올해 21주년을 맞는 양구 곰취축제는 ‘지구를 지키는 친환경, 곰취그린페스타’를 슬로건으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행사와 함께 진행된다. 축제기간 동안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국내 1호 ESG 환경 퍼포먼스 그룹의 환경공연이 펼쳐지며, 재활용을 실천하는 에코백 만들기, EM 비누 만들기, 페트병 화분 만들기 등의 친환경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친환경 축제를 목표로 축제장 내 1회용품 사용을 없애고 다회용기를
숨 막히는 공방전이 끝났다.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데 손을 들어주었고, 정부 여당은 개헌저지선을 지켜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반적인 선거 결과는 지난 21대 국회 의석수와 비슷하다. 정부 여당의 무능을 심판한 것이다. 정권 심판과 ‘이재명-조국’ 구도가 강조되는 선거에서 청년들이 설 자리는 너무도 좁았다.특히, 이번 총선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국 돌풍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3월, 전국 유권자 1천1명에게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전화 인터뷰로 조사한 결과, 조국혁신당은
1년에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은 약 600만t. 이 중 재활용되는 비중은 4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자원순환 문제를 곰곰이 되짚어 봐야 하는 이유다. 지난달 23일(토) 거두리 춘천두레생협 ‘에너지카페 사과나무’ 앞에서 ‘봄내살림마켓’이 열렸다. 이곳에서 환경과 자원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올바른 소비 습관을 기르기 위한 의류 장터가 열렸다.의류 장터뿐만이 아니다. 봄내살림마켓은 자원순환캠페인으로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며 다양한 문화체험과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화석연료가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캠페인은 선명하고 군더더기 없으며 언어는 정갈하다. 듣도 보도 못한 ‘괴랄한’ 정권과 그 주구走狗들이 내뱉는 오염된 언어에 지친 시민들은 환호한다. 조국은 그가 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엘리트라는 레테르letter를 떼지 못한 채 위선자로 조롱받고 멸문지화 당했다. 빵 몇 조각 훔친 죄로 교수형을 당했을 만큼 그에게 주어진 무도한 형벌은 그 크기만큼의 연민으로 스토리텔링 되었다. 대체로 마음에 빚을 진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주었던 역사로 보아 조국 역시 큰 정치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의
김수림에게 춘천은 ‘ㅈㅈ’ 그 자체다. 고통과 불행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힘든 시절을 보냈다. 우연히 들른 친구의 작업실에서 노래하는 순간 새로운 우주가 펼쳐진 것 같았다. 그것을 계기로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면서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괴로운 기억으로 가득한 춘천을 떠나고 싶었지만, 과거의 일들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글을 쓰고 노래하지 않았다면 복수심으로 가득한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을 것이다.대학에 진학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예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24년 개별공시지가 열람시가 오는 4월 8일까지 개별공시지가에 대한 열람 및 의견을 접수한다. 개별공시지가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개별토지에 대해 시·군·구 부동산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매년 결정·공시하는 단위 면적당 가격이다. 조세, 각종 부담금, 복지 분야 등의 기초 자료로 널리 쓰인다. 시는 2024년 1월 1일 기준, 24만 8천369필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 산정 및 평가사 검증을 마쳤다. 시청 토지정보과 또는 25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지난해
“우리 ‘공동의 집’이 저희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집이고 모든 세대가 살아갈 집임을 깨닫고 이 집을 보존하는 게 저희의 책임임을 깨닫게 하소서.”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적 회개와 실천의 밑바탕이 되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일부이다. 이러한 실천의 연장선에서 만천성당은 2021년부터 지속 가능한 세상을 향한 공동의 여정을 시작했다. 성당 사무실 옆, 컨테이너하우스는 ‘세집살림터’라는 이름으로 제로웨이스트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다.‘세집살림터’는 ‘나’의 집과 ‘이웃’의 집, 그리고 ‘공동의 집’인 지구까지 세 집을 살리는
우리가 데린쿠유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저물어 차박할 곳을 찾아야 했다. 주유하러 들린 데린쿠유 한 주유소에서도 역시나 차이를 마시고 가라고 사무실로 불렀다. 그리고 주유소 마당에서 쉬어가라며 물과 전기까지 보충해주었다. 두세 번 차이를 같이 마시는 사이에 남편과 사장 우구르 씨는 형님·동생이 되었다.데린쿠유 지하도시는 2천여 년 전 그리스계 사람들이 종교 탄압이나 적을 피해 거주하던 공간이다. 데린쿠유는 튀르키예어로 ‘깊은 우물’이라는 뜻이다. 가파도키아 지역에서 발견된 36개의 지하도시 중 가장 큰 규모다. 깊이가 최장 85m에
소양로 기와집골은 한국전쟁 직후부터 산업화시대 초기까지 명실상부 춘천지역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2008년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었고, 이후 재개발에 대한 논란 속에 2021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기와집골이 사라진 자리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다.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역사적, 사회적 자산들이 현대식 건물로 대체되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시민의 생생한 삶의 자취와 기록이 사라지면 언젠가 시민의 기억에서도 완전히 지워질 것이다. 그래서 춘천민예총이 마련한 추억의 ‘소양로 기와집골’ 사진전이 무척 반
김병찬은 춘천 출신의 영상제작 프로듀서다. 한림대 디지털미디어콘텐츠 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급하는 ‘플로잉미디어’에 재직 중이다. 수자원공사에서 실시한 영화공모전에 ‘바다에게’라는 제목의 독립영화를 출품한 경력이 있다.그에게 춘천은 끝없는 청춘과 같다. 태어나 지금껏 살아온 곳이고,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춘천사람이다. 그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한다. 그도 마찬가지다. 가족과 친구 들을 통해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다. 언제나 변함없이 아름다운 공지천의 노을을 닮은 춘천은, 그래
2년 전 한 공중파 방송에서 ‘곰손카페’를 운영할 스태프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곰손카페의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얼굴을 내보이지 않고 오로지 털이 숭숭 난 곰손으로만 손님들과 소통한다. 희한한 운영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카페의 구인 조건을 보면 왜 그런지 이해할 것이다. 바로 1년 이상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았거나 일정 공간 안에서만 지낸 ‘은둔 경력자’만 곰손 카페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 2주간의 모집 기간에 무려 7백여 명의 청년들이 지원했으며 17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스태프들들은 좌충우돌하며
홍천군(군수 신영재)이 봄철 산불 취약 시기를 맞아 산불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산불이 발생한다고 하는 선거가 있는 짝수해인 만큼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하여 2024년 봄철 산불방지에 적극 대응한다고 밝혔다. 군은 앞서 진화차 11대, 산불기계화시스템 32대, 권역별 공동 임차헬기 1대 등의 장비를 확충하는 한편, 전문예방 진화대 116명 등의 인력을 확보하여 사전 대응 태세와 초동 진화 체계를 구축했다.이와 함께 산불감시원 110명을 예방활동에 투입할 예정이며, 무인감시카메라 3
춘천사회혁신센터에서 5년 동안 일했습니다. 우리는 사회혁신이 우리가 당면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새로운 솔루션을 생각하고 용기 있게 시도해 보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빈곤·기후위기·고령화 같은 시대의 큰 조각들은 해결방안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폐지수집 리어카 개선, 일회용 플라스틱 재생, 이웃 관계망 구축 같이 일상의 구체적인 불편으로부터 고민해 왔습니다.요즘은 지역이라는 말 대신 ‘로컬’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보다 로컬의 매력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더 필요하
춘천지역자활센터의 다양한 사업 중에서 이번에는 친환경분야 사업인 에코워싱과 업사이클링 춘천사업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지역사회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을 줄이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에코워싱 춘천사업단은 커피숍 등에 다회용 컵을 보급(회수·세척·배송)하고, 지역축제에 다회용 식기 및 다회용 컵을 제공하며, 어린이집 등의 식판 세척과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컵의 배송과 세척에 주력하고 있다.이 사업단은 지난해 11월 친환경 분야 자활사업 운영 우수사례 공모에서 장려상을 받았
아침 여섯 시 반이면 카톡을 받는다. 지난해 상담을 위해 만났던 독거노인의 카톡이다. 열 장의 사진에 덕담이 담겨있다. 반복되는 사진과 글들이라 새로운 것은 날씨 이야기 정도다. 그럼에도 매일 같은 시간에 보낸다. 살아있음을 알리는 거라고 한다. 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라 혼자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어서 냄새가 나야 알려지는 게 두렵다고 한다.고독사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고립의 결과로 일어나는 게 고독사다. 사회적 시스템의 결과 고립이 일어날 수 있고, 본인 스스로 고립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고립은 노인들에게
“여러분 오늘은 무슨 날?”“공부하기 좋은 날!”춘천교육문화관 문해교실에서 수업 전 흘러나오는 흥겨운 소리다. 수업을 마칠 때에도 “아자! 아자! 파이팅!”을 외치며 신나게 수업을 마무리한다. 평균 연령 70대 중반의 학습자들.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문해 교사 오염향 씨는 오늘도 그들과 함께 한글 공부를 시작한다. 그는 2014년 평생교육사 실습을 하면서 ‘문해 교사’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처음엔 봉사로 시작해 지금은 11년 차 베테랑 문해 교사다. 문해 활동을 통해 만난 장애인·비장애인 등 다양한 학습자와 수업을 위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번안곡을 통해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네덜란드 가수 하이쯔 시몬스의 ‘두 개의 작은 별’ 노래 가사 중 일부다. 원곡은 이별을 앞둔 연인이 밤하늘에 떠있는 두 개의 작은 별을 바라보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낭만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요즘 도시의 연인들은 별을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일 수가 없다. 빛 공해 때문이다.지난해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의 크리스토퍼 키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별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밤하늘이 매년 평균 9.6%씩 밝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박사박 소복소복 하늘에서 흰 꽃가루가 하염없이 날리는 날, 스키용품 매장이 즐비한 강촌 옆 마을 서천리는 생기가 돈다. 천마산 스키장과 서울스키장, 그리고 포천 베어스타운 스키장 등 수도권과 가까운 스키장 대부분이 운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문 닫은 지 오래지만, 춘천 엘리시안 강촌 스키장만큼은 춘천이 자랑하는 겨울 레저 스포츠답게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인다.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붕어빵 매점 삼거리 모퉁이에 서서 팥이 듬뿍 들어간 뜨거운 붕어빵과 어묵 국물을 호호 불어가며 맛나게 먹고 마시는 스키어들. 그 모습을 구
지난해 《춘천사람들》이 지면을 개편하면서 신설한 ‘책도시춘천’에서 함께 활동했던 시민기자들을 소개한다. 마을도서관이나 북카페 등 책과 관련된 춘천의 크고 작은 공간과 독서동아리·작가·독자 등 책 읽는 도시로서 춘천의 성장을 지향하는 시민들을 직접 발로 뛰면서 취재했던 지난 1년을 돌아보며 2023년이 우리에게 남긴 것과 2024년에 우리가 남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취재와 인터뷰에 익숙한 시민기자들이지만, 정작 본인들이 질문을 받으니 다소 낯설어하면서 조금씩 대답이 서툴기도 했다. 인터뷰를 당했던 시민들의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