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창밖 풍경은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팔십을 넘기고서는 부쩍 기운이 떨어지신 엄마에게 전화로 아침 인사를 나눈다. 날씨 얘기와 입원 중에도 까탈스러운 아버지 이야기 끝에 서울 외삼촌이 곧 엄마를 모시러 오실 거라 전한다. 오늘의 특별한 일은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의 제사다. 엄마가 막 큰오빠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처음 하는 이야기처럼 하신다. 그 후, 외할아버지가 외할머니 뒤를 따른 이야기로 이어진다. 살면서 몇십 번, 몇백 번은 했을 이야기를 처음 하시는 것처럼 하시다가 “내가 또 이
指: 가리킬 지指자는 ‘손가락’이나 ‘가리키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指자는 手(손 수)자와 旨(맛있을 지)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이때 旨자는 수저를 입에 가져다 대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서는 ‘지’라는 소리만 나타내고 있지요. 指자는 원래는 ‘손가락’만을 의미했지만,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거나 지시를 내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리키다’나 ‘지시하다’라는 뜻도 갖게 되었습니다.鹿: 사슴 록鹿자는 뿔이 긴 수사슴을 그린 것입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면 사슴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사슴은 네발 달린 짐승 중에서는 유
민법에서 유언은 재산에 관한 것만을 말한다. ‘나 죽거든 너희들은 사이좋게 살아라’하는 것은 민법에서 말하는 유언이 아니다. ‘나 죽으면 내 소유의 어디 땅은 누구에게 준다’는 재산상의 유언이 민법에서 말하는 유언이다. 유언을 하는 방법에는 자필로 쓰는 방법, 녹음을 하는 방법, 공정증서로 남기는 방법, 내용을 밀봉하고 공증하는 방법, 말로 하는 것을 받아쓰게 하는 방법 등이 있다.A 씨의 아버지는 유언장을 자필로 작성하였으나 공증은 하지 않고 A 씨에게 주었다. A 씨는 아버지가 남긴 유언장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유언대로 등기 이
올해는 춘천에서 마임이 시작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30년 동안 춘천의 마임이 어떤 과정과 변화로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춘천마임 30’ 공연과 유진규 마임이스트 공연이 준비됐다. 두 공연 중 ‘춘천마임 30’은 ‘프로젝트 시공간’(대표 한기성) 주관·주최로 오는 16(금)·~20(화)일에 축제극장 몸짓에서 춘천에서 열린다. 마임이 시작된지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지난 30년간 춘천의 마임에 토대를 구축해온 마임이스트들의 역할을 회상한다. ‘프로젝트 시공간’은 춘천에서 창작된 마임 중 가장 예술적이며 혁신적이라
완전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이론적으로 가장 완전한 시장에 가깝도록 만든 시장이 주식시장이다. 모든 정보가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어 경제학에서는 가장 완전한 시장에 가까운 시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시장이다. 기업은 정기적으로 재무제표를 공개해 이익이나 손실이라는 민낯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이 여전히 금융과 자본시장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면에는 완전 시장을 지키려는 혹독한 과정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사회적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2001년 미국 7대 기업에 속했던 엔론(Enron)은 1조 5천억 원대의 회
세상이 존재하는 곳, 사람이 있는 곳에는 이야기가 있고 신화가 있다. 사람의 호기심은 상상의 날개를 펄럭이며 무한한 세계를 들락거린다. 신화는 끊임없는, 끝없는 인간정신의 상징이고, 상징은 인간 영혼의 부단한 생산물이다. 신화는 장엄하고 무시무시한 신곡처럼 온전하게 피어난다. 그러나 제때 나고 죽는 자기중심적, 투쟁하는 자아를 응시하는 정체불명의 탁월한 기쁨에는 창조자의 무자비함이 가득하다. 신화가 우리 일상의 구조인 이유다.‘레디 플레이어 원’(2018)은 어니스트 클라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모험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