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공간의 지배를 받으면서 동시에 시간의 지배를 받는다. 공간 이동을 위해 일을 해야 하고,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시간은 흘러간다. 공간과 시간의 지배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정확히는 영원하기 위해 인간은 창조주와 같은 작업을 벌인다. 예술 대부분이 그렇지만 특히 건축이 그러하다. 건축은 공간에 재료로 시간을 기록하는 일이다.인간 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에서 마지막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인간이 머물러 쉬고 자는 공간인 집이다. 집은 단순히 비바람을 피하는 안식처와 음식과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의 의미를 넘어서 가족이 함께 쉬며 이야
일본의 아까운 감독 이치카와 준의 영화 《토니 타키타니》(2004)에서 남자주인공 토니가 여자 주인공 에이코를 처음 보았을 때 그녀에 대한 느낌을 표현한다. “그녀는 마치 먼 세계로 날아가는 새가 특별한 바람을 몸에 두른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옷을 입고 있었다.” 그 후 그녀는 토니의 사무실에 몇 번 들려서 일러스트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그리곤 어느 날 토니는 그녀와 점심을 같이 먹고 나서 말을 건넨다. “나는 당신처럼 옷 입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왠지 옷이란 게, 나 자신 내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일반적으로 인간 삶의 기본 요소를 의(衣), 식(食), 주(住)로 정의한다. 이 세 요소가 결합하여 일상(Life)이라는 용어가 생성된다. 인간다움을 생각한다면 의복이 맨 앞에 나서는 게 타당하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근원적 차원으로 본다면 음식이 앞에 서야 할 것이다. 음식에 관한 영화는 넘쳐난다. 그러하기에 음식 영화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너는 내 사랑이 느껴지니? 난 사랑할 가슴도 없어! 난 예전에 식욕과 의욕이 넘쳤거든 근데 다 사라졌어, 그래서 모든 열정을 회복하고 싶어. 난 15세 때부터 연애하느라 시
카페에 머물며 글쓰기를 즐겨한다. 카페가 사계절 모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주인의 따뜻한 마음에 젖어 들어 애초 의도와는 다른 더 좋은 생각들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감각적으로 보면 카페는 오감이 충분히 즐거운 공간이다. 시각, 청각적인 즐거움이 있지만, 미각과 후각까지 상쾌한 즐거움을 준다. 미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매개는 당연히 커피이다. 공간 가득 커피 향으로 채워져 있는 카페에 들어서면 마음조차 각성하기 시작한다. 커피 잔에 입술을 대는 순간, 여러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
1990년도 들어 본격적으로 영화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만난 감독이 폴란드의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1941~1996)였다. 가볍게(?) 《세 가지 색: 블루》(1993)로 출발해서 《레드》(1994)와 《화이트》(1994)를 독파하고 나니 욕심이 생겼다. 내친김에 그의 대작인 《데칼로그, 십계》(1989)에 도전했다. 한 주간에 한 편씩 곱씹으며 10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4편을 마쳤을 즈음, 소련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1932~1986) 감독이 눈에 들어왔다. 덕분에 그리스의 테오 앙겔로풀로스(1935~2012) 감독과
서양 흡혈귀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드라큘라(Dracula)’를 꼽을 수 있다. 드라큘라를 소재로 한 영화와 TV 시리즈가 대략 560개가 넘는다고 한다. 모티브가 되는 원작 소설은 1897년 영국의 ‘브램 스토커’가 썼다. 소설은 서간체 문장으로 지루하고 내용이 방대하다. 영화에서는 주변 이야기를 생략하고 인물의 특성만 가지고 왔다. 서양의 이중인격자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지킬(Dr Jekyll)’이다. 지킬의 또 다른 인격은 하이드(Hyde)다. 이들 역시 영화와 TV 시리즈에 자주 등장한다. 원작은 1886년 영국의 ‘로버트 루
스토리 중심 영화의 묘미는 서프라이즈와 서스펙트에 있다. 갑작스럽게 놀람을 주는 서프라이즈는 공포나 잔혹 영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영화기법이고, 서서히 심장을 조여오는 서스펙트는 미스터리나 심리영화가 즐겨 사용하는 영화기법이다. 이들은 다음으로 이어질 반전(反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놀람과 긴장을 잘 배치하면 관객의 심리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인기를 누렸지만, 한국에서는 별로 흥행하지 못한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2003) 시리즈가 있다. 물론 이 영화는 《텍사스 전기톱 학살》(1974) 시리즈가 원조이다. 미
1810년 독일의 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자신의 이론과 실험을 집대성한 《색채론》을 출판한다. 그에 앞서 뉴턴(Isaac Newton, 1643~1727)이 기존의 빛에 관한 이론에 저항한 광학 논문을 내놓았는데, 빗발치는 비판과 오해로 연구가 중단되었고, 그의 광학 이론은 30년이 지난 1704년에 《광학》이란 책으로 출판되었다. 20대 중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유명해진 괴테는 문학뿐만 아니라 생물학과 광물학 등 과학 전반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의 일생 공부
거의 모든 영화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 중의 하나가 등장인물이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는 장면이다. 거울은 영화에서 가장 즐겨 사용하는 소품 중의 하나이다. 영화적으로 볼 때 거울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인물의 앞과 뒤를 동시에 한 장면 속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얼굴은 그 사람의 무수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 현재 상태를 판단하는 기호로 작동한다. 한편 뒷모습은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재현해주는 여러 정보를 담고 있다. 따라서 거울에 얼굴 정면이 비치고 동시에 뒷모습을 보여주어 그 사람의 의식과 무의식 상태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미국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소설 중의 하나가 앤드루스(Cleo Virginia Andrews, 1923~1986)가 쓴 소설 《다락방에 핀 꽃, Flowers in the Attic》(1979)이다. 스티븐 킹이 《유혹하는 글쓰기》(2000)에서 ‘읽으면서 우리는 그렇게 쓰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배운다’는 네 권의 책 - 나머지 세 권: 《소행성의 광부들》, 《인형의 계곡》,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중의 하나이다. 소설 《다락방에 핀 꽃》은 영화로 두 차례 제작되었다. 1987년 소설과 같은 제목으로 제작된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영화가 사용하는 감각은 시각과 청각 두 가지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이라는 다섯 가지 감각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나아가 직감이라고 하는 여섯 번째 감각(육감)을 사용한다. 이러한 차이에서 영화와 관객 사이의 모순이 일어난다. 두 가지 감각으로 여섯 가지 감각을 자극하기 위해 영화는 여러 방법을 시도해왔다. 영화 초창기에는 청각마저 없는 무성영화 시대를 한동안 지내왔다. 그러나 초기부터 에디슨은 축음기를 동시에 트는 방식으로 청각을 자극하려 시도했는데, 영상과 음향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당시 음
영화는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감각을 제한하는 장치를 사용한다. 우리의 감각을 제한하는 방식은 직유적이고 즉각적이다. 간접적이고 은유적으로 감각을 제한하려는 방법은 시간과 공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동굴이나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은 잠수함이나 고장으로 인해 우주에 머물러있는 우주선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은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다.시간과 공간을 제한하는 대표적 영화적 장치가 감옥이다. 감옥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도록 몸을 제한하는 공간이고, 일정한 시간 동안 좁은 공간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면에서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매우
춘천YMCA(이사장 백형기)는 춘천시가 주최하고 국제와이즈맨 춘천 감마클럽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21회 춘천시 청소년 길거리농구대회를 개최한다. 올해 청소년 길거리농구대회는 오는 22일 일요일 공지천 푸른쉼터 야외농구경기장에서 열린다. 대회는 춘천의 청소년(14세~19세)을 대상으로 체력증진과 건강하고 건전한 여가활동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중·고등학교 각 16개 팀 약 130명 규모로 진행되며, 입상팀에게는 상금과 함께 춘천시장상, 강원도춘천교육지원청 교육장상, 춘천YMCA 이사장상이 수여된다. 대회 참가를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