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화천현장귀농학교 1기 졸업생 고리끼(47·가명) 씨 인증이 취소됐다. 고 씨가 짓던 밭은 원래는 논이었다. 동네에 사는 주민이 이 논을 빌려서 인삼농사를 지었고, 인삼을 수확한 후에는 학교에서 그 땅을 빌렸다. 그 후부터 줄곧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귀농학교를 졸업하고 동네에 정착한 고 씨를 위해 학교는 그 논을 고 씨가 임차해서 지을 수 있게 배려했고, 고 씨는 벌써 4년째 그 논에서 농사를 짓는다.유기농 인증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해준다. 유기농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영농일지, 농산물생산계획서, 토양중금속 검사서, 시비

요즘 춘천시내에 국립한국문학관 춘천유치를 희망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7월경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24일 갑자기 선정작업이 중단된 국립한국문학관이 춘천에 들어서기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그만큼 크다고 보아야 하는 것일까? 이런 현상을 보면서 10년 전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꼭 10년 전인 2006년. 춘천시내에는 ‘혁신도시 춘천’을 외치는 현수막이 온통 넘쳐났다. 당시 혁신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지금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높았다. 혁신도시가 춘천에 들어서면 춘천의 백년을 책임질 호재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혁신도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주민참여제도로는 ‘조례제정·개폐청구’(1999, 지방자치법), ‘주민감사청구’(1999, 지방자치법), ‘주민투표’(2004, 주민투표법), ‘주민소송’(2005, 지방자치법), ‘주민참여예산’(2005, 지방재정법), ‘주민소환’(2007,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등이 대표적이다. 춘천시의 경우도 ‘춘천시주민투표조례’(2004)를 시작으로 ‘춘천시계약심의위원회구성운영 및 주민참여감독대상범위 등에 관한 조례’(2006), ‘춘천시주민참여예산제운영조례’(2011) 등을 통해 참여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상황

지난 9일 춘천 ㅅ고에 학생들이 붙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대자보가 여러 장 나붙었다. ‘ㅅ고 급식 문제점 및 불만사항’이라는 제목의 A4 6장으로 된 이 대자보에는 학교급식에 대해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이 대자보는 학교 측에서 떼라고 해 곧 떼어졌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급식개선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춘천사람들》이 다각도로 이 학교 학생들을 접촉해 급식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결과, 맛이 없어 밥을 남기는 경우가 많고 어쩌다 양호할 때 더 먹으려고 하면 못 먹게 한다는 불만들이 많

춘천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수춘(壽春)이다. 춘천의 옛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고려 태조 때부터 춘주(春州)라고 이름 지었지만, 성종 때부터 수춘이라고 불렀다. 조선 태종 때부터 행정적으로 춘천(春川)으로 명명해 지금에 이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문헌에서는 여전히 수춘이라 불렸다. 특히 문인들은 조선 말기까지 수춘이란 말을 더욱 즐겨 사용했다. 나는 세종 임금의 6번째 아들인 수춘군(壽春君)의 20세손이다. 수춘군은 단종을 지키려다 세조의 미움을 사서 유배를 가게 되었고,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이유 없이 세상을 떠났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4월 7일 1차 전원회의와 이달 2일 2차 회의, 9일 3차 회의를 통해2017년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달 28일까지 모두 7차례의 회의를 진행해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 맞춰 ‘최저임금 1만원 관철’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고,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에도 역시 결과는 위원회의 자문역할을 하는 9명의 공익위원들에게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야3당은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례,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운 말해마다 현충일·광복절 같은 국가행사를 한다. 대부분 이런 말로 시작한다. “그럼, 국민의례가 있겠습니다.” 우리는 국민의례를 할 때, 태극기를 바라보며 왼쪽 가슴에 오른손을 올린다. 또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을 기리며 묵념한다. 국가행사에서 ‘국민의례’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어이없게도 백석의 이라는 시 한 구절을 떠올린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최근에 밝혀진 춘천시장 부인에 대한 춘천시의 예우와 강원도지사 동생에 대한 강원도의 개입을 보고 있으면 지금이 조선시대쯤인가 하는 착각이 든다.춘천시의 경우, 시장 부인이 지난해 가을 동내면의 한 마을잔치에 참가할 당시 여성계장을 대동하게 했다. 이 자체로도 문제지만 이를 지적하는 시의원의 문제제기에 답변하는 춘천시 공무원의 태도가 더 큰 문제다. 사적인 자리도 아니고 시의회 정례회의 석상에서 질문한 내용에 대해 답변하는 자리에서 ‘관례에 따른 일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했다니 실로 어이가 없다. 시의회가 열린 이달 17일보다 8일

《안네의 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명한 책이다.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나 작가가 되고 싶었던 안네 프랑크(1929-1945)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지만, 나치의 유태인 박해를 피해 1942년 가족들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했다.안네는 홀로코스트(유태인대학살)를 피해 2년간 은둔지에서 숨어 지냈다. 그러나 독일군이 네덜란드를 침공한 이후 1944년에 게슈타포(나치의 비밀경찰)에 체포돼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를 거쳐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짧고도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다.《안네의 일기》에는 은둔지에

한자 중에 칼을 뜻하는 글자는 매우 많다. 대표적인 것이 刀(도)와 劍(검)이다. 칼날을 뜻하는 글자는 刃(인)인데, 칼에 여기가 칼날이라고 점을 찍어 표시한 글자다. 그러니 참을 인(忍)자를 보면 ‘참는다’는 것은 마음에 칼날을 품는 것이다. 견디거나 삭히는 것이 아니고 피 한 방울 생각할 수 없는 서슬 푸른 견딤이니, 다른 사람을 참게 하는 일은 삼갈 일이다. 忍에 言(말씀 언)을 더한 認(인정할 인)자는 마음에 칼날을 품고서 밖으로는 ‘인정한다’고 말하는 것이니 한자(漢字) 한 자, 한 자에 들어있는 선인들의 생각이 새삼 놀라

모든 예술작품에는 강도나 빈도의 차이는 있지만 반드시 인간이 지닌 악마성이 그려진다. 악마성이 아예 주제가 되거나 중요한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주제나 소재는 아니더라도 악마성을 지닌 인물이 한둘쯤은 등장하기 마련이다. 악마성이란 게 한낱 장치가 아니라 현실의 명징한 반영이라는 예증이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진짜 주인공은 메피스토펠레스라거나 《레미제라블》의 독자들에게 코제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생각하면 더 명료해진다. 자신의 필모그래피 전체를 강렬한 악마성으로 덮고 있는 김기덕은 자전적 다큐에서 “배우가 잔인한 연기를 잘 해내

캠프페이지가 반세기가 지나 춘천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미군이 완전히 철수한 지 11년만이다. 20만 평에 이르는 캠프페이지 부지에 대한 1천750억원의 매입비용을 춘천시가 지난 4월말에 국방부에 완납함으로써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받게 된 것이다.캠프페이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시민들의 노력도 컸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우리땅 미군기지 찾기 춘천시민모임’을 결성해 토론회와 100회가 넘는 지지반환 촉구 1인시위를 진행했다. 헬기소음으로 심각한 피해를 받아온 주민들과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국가를 상대로 10년 가까이 소송을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으로 루소의 《에밀》을 추천한다.요즈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에는 ‘마지막 수업’이라는 것이 있었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처럼 말이다. 고등학교 3학년 12월, 이별의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교과내용 이외에 의미 있는 활동을 하거나 잊지 못할 특별한 말들을 해주곤 했다. 그래서 학생들은 호기심과 기대를 갖고 각 교과 선생님들의 ‘마지막 수업’시간을 기다렸다.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 선생님들이 해 준 말을 거의 잊고 있지만 두 가지만큼은 지금

춘천시청 임시청사 주변에는 10여일이 넘게 추곡약수 번영회 이름으로 이주대책에 불만을 제기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의 내용은 추곡약수 재정비 사업으로 인한 원주민 이주대책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해 10월 춘천시는 낙후된 추곡약수터를 명소화하겠다며 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자초지종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2일 추곡약수를 찾았다. 그러나 추곡약수에서 만난 상인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문제의 현수막에 대해 물었더니 몇 명의 주민들이 본인들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추곡약수

지난 9일 춘천시민연대는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진태 의원의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선거법 위반을 춘천시선거관리위원회가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주기를 바란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그간 춘천시민연대가 춘천지역 10개의 사회단체로 구성된 ‘춘천시민단체네트워크’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문제로 삼은 내용은 모두 네 가지다.‘한강수계기금 예산 확보 관련 허위사실 유포’, ‘학교시설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 확보(이하 ‘예산 확보’) 관련 허위사실 유포’, ‘공약대상 수상 관련 허위사실 유포’, ‘공약이행률 관련 허위사실 유포’가 그것이다.이번에 춘천시민

춘천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구곡폭포 관광지, 연간 유료 관광객만 30만명 이상이 찾고 유료 관광객에 잡히지 않는 숫자까지 포함하면 5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춘천시 주요 관광지 중 하나다. 1일 평균 1천3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다보니 배출되는 쓰레기양도 상당하다. 구곡폭포 관광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가 한 곳으로 모이는 장소는 주차장 한 쪽 화장실 뒤편에 자리한 쓰레기장으로 춘천시 도시공사에서 미관 상 목재 울타리를 설치해 차단하고 있다.모인 쓰레기는 청소차가 수거한다. 그런데 차단 목책에 붙은 “문 좀 넓게 해주세요. 쓰레기

레고랜드 사업, 캠프페이지 공원화 사업 등 개발 현안을 둘러싸고 지역 내 갈등이 다양하게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현안을 둘러싼 갈등양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한 쪽에선 행정의 일방주의를 지적하고, 다른 한 쪽에선 시민단체의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한다. 좀 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버넌스(Governance), 혹은 협치(協治)를 위한 담론형성을 위해 시민논단을 마련했다. 최근 춘천 캠프페이지 공원화 관련 설명회에 대해 시민사회에서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

《춘천사람들》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기술원’)에 검증을 요청해 지난달 31일 이루어진 춘천시내 방사선 검사는 속 시원한 답을 얻었다기보다는 더 많은 의문에 휩싸이는 결과를 낳았다.측정을 진행하면서 기술원 관계자가 한 말은 다음 세 가지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지만 안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수치는 아니다.’ ‘원자력위원회 소관 사항이 아니다.’ ‘자연방사선 수치보다 높기는 하지만 이 정도 수치는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나오므로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이 가운데 가장 많은 혼돈을 불러일으키는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