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눈물 콧물 흘리며 버스를 타고 오일장에 가는 엄마를 죽어라 쫓아가던 때가 어느덧 50년 전이다. 어머니가 머물렀던 고성 간성시장, 속초 중앙시장, 춘천 풍물시장을 지나노라면 갈라진 손톱으로 나물을 다듬던 당신의 손이 생각나곤 한다.어느새 굽어진 허리와 발바닥 밑에 큼지막하게 훈장처럼 박힌 굳은살만 살아생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다. 때로는 우직하기만 한 어머니의 성격에 화를 내기도 하고 애처롭게 느끼기도 했지만, 그것이 엄마의 지나온 인생이기도 했으리라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뿐이다.7년 전 중환자실에서 아버지를 임종하면
포근한 봄기운 속에 분주한 농부의 손길과 함께 ‘철원DMZ마켓’이 개장했다.철원DMZ마켓은 접경지역의 대표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로 지난달 30일 한탄강 은하수교 주차장에서 문을 열었다. 철원DMZ마켓은 12월 1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한탄강 은하수교 일원에서 열린다. 개장을 기념해 철원DMZ마켓은 방문객에게 선착순으로 꽃 화분을 나눠주는 행사를 실시했다.지역 대표 주말장터로 자리매김한 철원DMZ마켓에서는 봄나물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토마토와 파프리카 등 제철 채소, 가을에는 대표 농산물인 철원오대쌀과 사과 등의 농산물을 찾아볼 수
홍천군은 지난 1일 '북방면 5의사 추모식'에 이어 5일에는 '한서 남궁억 선생 추념식'을 여는 등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선조들의 마음을 기리느라 바쁜 한 주를 보냈다.먼저 홍천군 북방면은 지난 4월 1일 북방면 능뜰공원에서 제41회 5의사 추모식을 개최했다. 이 추모식은 105년 전인 1919년 4월 1일 일본제국주의의 만행에 항거하기 위해 홍천의 기미만세운동의 선봉에 서셨던 김복동·전원봉·신여균·최승혁·한용섭 5의사를 추모하고 그분들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추모식에는 북방면 기관단체장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이 박수근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한 소장품 특별전 '박수근 :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가 지난달 29일 시작됐다. 특별전은 2025년 3월 9일까지 박수근미술관 내 박수근기념전시관에서 계속 이어진다.올해 탄생 110주년을 맞는 박수근 화백은 일제강점기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시대의 증언과 같은 작품을 남긴 화가이다. 양구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미술 공부를 한 박수근은 조선미술전람회나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같은 관전에 출품하며 화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화가 박수근은 여러 겹
춘천시 읍·면·동 주민자치회의 활동을 알아보는 두 번째 탐방으로 소양동주민자치회 정락병 회장을 만났다.소양동은 어떤 마을인가요?소양동은 지역이 꽤 넓어요. 옥천동·봉의동·요선동·낙원동·중앙로1~4가까지 모두 소양동입니다. 조선 시대에 이궁이 있었고 이후 도청과 시청 등 관공서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행정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구도심이 되어 많이 낙후했죠. 유명했던 ‘기와집 골목’이 사라져서 안타깝고 캠프페이지로 인해 마을 발전에 어려움이 있었죠. 최근에 공동주택들이 들어서면서 공동주택과 일반주택 거주자가 비슷하게 분포
“내 금반지를 훔친 사람은 네 동서란다.”어느 날 시어머니가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60대였던 시어머니의 그 말은 참말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어머니의 치매가 시작되었다는 걸 알게 된 건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였다. 시어머니의 충격적인 고백에 4명의 며느리는 돌아가면서 의심을 받고 있었던 것. 79년을 시골에서만 살다 넷째인 우리 집으로 나오게 된 시어머니에게 마음에 병이 생긴 건 어렴풋이 알 수 있었으나 치매를 의심하기엔 그 질병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다.시어머니는 83세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로부터 15년 동안 시어머니
지난달 18일 새벽 6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부랴부랴 옷을 챙겨입고 이것저것 챙겼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야생화 출사 모임인 ‘인디카’에서 출사를 나가는 날이다. 헐크·홈바위·혜윰과 멀리 제주에서 온 인수봉까지 함께 시원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동강으로 향했다. 동강에서만 볼 수 있는 동강할미꽃을 찾아 떠나는 길이다. 동강으로 향해 달리던 중 산허리에 걸친 구름이 시야에 들어온다. 선선한 아침이다. 올해 들어 춘천에서 너도바람꽃과 한국앉은부채를 본 이후 첫 장거리 출사다.이미 남쪽에서는 꽃소식이 넘쳐난다. 강원도에만 있는
지난해 승인된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상 상승하는 시점을 2030년 전후로 예측했다. 특히, 1.5도 지구온난화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한다. 이번 22대 국회가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국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춘천시 가구마다 전달한 책자형 선거공보를 기준으로 기후위기 공약을 정리해 보았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선거구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
“와인은 무슨 맛으로 마시는지 모르겠어요”라거나 “와인은 좀 어려워서 꺼려져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와인 종류는 몸에 안 맞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이런 경우도 있다. 막상 마시려고 보면 종류가 너무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고르다가 포기한다는 것이다. 와인을 좀 즐기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면 석사동에 있는 와인바 ‘차원’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볍게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시음회를 열고 있는 곳이다.와인 분야에서 ‘맛잘알(맛을 잘 아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연둣빛 수양버들 늘어진 공지천 ‘봄내맨발로’에서 ‘맨발걷기전국운동본부’ 춘천지회 발대식이 열렸다.“봄봄봄 시렸던 겨울을 지나 또 벚꽃잎이 피어나듯이 다시 이 벤치에 앉아”야회에서 울려 퍼지는 가수의 음악 소리에 건강도 챙기고 기분 좋게 소풍 나온 기분이었다. 접수대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니 떡이며 김밥이며 따뜻한 음료수를 준다. 맨발걷기전국운동본부 박동창 회장이 맨발 걷기 전도사답게 맨발 걷기의 장점에 대해 한바탕 연설을 한다. 현대인들의 삶이 땅을 접촉하지 않아 면역이 약해지면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남부노인복지관 소속 동아리로 활약 중인 시니어 난타 동아리가 있다. 이달 6~7일 중앙시장 입구에서 열리는 춘천원도심상권르네상스사업단에서 주관하는 버스킹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연습장을 찾았다.팔호광장 인근 상가 2층 ‘끼리끼리’ 간판이 붙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북 두 개로 하는 투북난타 연습이 한창이었다. 리듬에 맞춰 신명 나게 두들기는 모습은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과연 ‘나이야, 가라’의 기상이었다.남부노인복지관 난타 동아리가 만들어진 건 7년 전이었다. ‘덩더쿵 민요체조’ 참가자가 50여 명 정도 되는데 밸리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청년들의 정치 참여 의식과 투표에 대한 의견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만 19~39세의 청년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춘천시 거주 청년 29명과 다른 지역 거주 청년 21명이 참여했는데, 여성이 58%, 남성이 42%였다. 모두 지난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먼저, ‘투표에 참여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에 대한 물음에는 ‘정책과 공약’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42%가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주요 고려 요인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이어서 ‘소속 정당과 성향’을
삶은 가끔 예상치 못한 길을 스스로 만든다. 김윤정은 둘째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삶의 진로가 확연히 바뀌었다. 이전까지 학생들을 만나고 연구를 하던 그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장애인의 삶에 관심을 두게 됐고, 장애인의 삶은 비장애인의 삶과 분리돼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초등학생에 입학시키고 나니 덜컥 겁이 났다.그러다 그가 찾아간 곳은 대구의 안심마을. 장애인과 비장애인 학생들이 통합교육을 하고 마을 안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곳. 가족들과 다 같이 찾아간
동내면 거두리에서 한국무용 전문학원인 ‘흩무용학원’을 운영하는 김유희는 한국무용이 춘천 시민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1994년생인 그는 세 살 때부터 민요와 장구를 배웠고 여섯 살에 국악학원 선생님의 권유로 한국무용을 시작했다. 이후 내내 한국무용 한길만 걸으면서 한국무용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전파하고 싶어 지난해 8월 대학 동기와 함께 ‘흩무용학원’을 열었다. 그는 현재 강원대 공연예술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다.“대학 졸업을 앞두고 고민이 좀 됐어요. ‘내가 한국무용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그러나 결국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담작은도서관’에서 진귀한 시상식이 열렸다. 시민들의 독서진흥과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열두달도서관상’이다. 해마다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회 이상 꼬박꼬박 도서관 자료를 대출한 시민에게 수여하는 조그마한 상이다.“보통은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에게 다독상을 주는데, 우리 도서관에서는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한 달에 한 권이라도 꾸준히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상을 주고 싶었습니다.”김성란 도서관장의 따뜻한 격려사다. 영예의 수상자는 이서윤·김윤겸·김현겸·김기훈
춘천 시내 중심부에 있는 명동이나 ‘낭만시장’은 춘천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은 들르는 ‘핫플’이다. 낭만시장 인근 농협중앙회 뒤쪽 주택가에 있는 춘천교육문화관에서는 도서 대출은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 강좌가 열린다. 1986년 중앙도서관으로 개관한 이곳은 도교육청 소속이다. 춘천교육문화관은 지난해 7월 리모델링에 들어가 지난 1월 다시 개관했다. 건물 외관은 그대로지만, 출입문을 열면 넓은 라운지 정면으로 새로 생긴 휴게 공간이 보인다. 옆에는 인공지능으로 도서를 추천받을 수 있는 ‘디지털 사서 시스템’이 있어 책을 안내한
연재를 시작하며지난 3월 1일은 박희선(1956-1997) 조각가가 세상을 떠난 지 27주기 되는 날이었다. 새봄이 시작되던 때, 41세를 일기로 갑자기 작업을 놓고 떠난 작가의 유작들이 아직도 그의 소양로 작업실에 남아있다. 박희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이름이 회자될 때마다 불꽃처럼 타올랐던 그의 삶과 맘껏 펼쳐내지 못한 그의 작품세계를 못내 아쉬워한다. 이번 《춘천사람들》 기획특집은 또 한 명의 ‘춘천사람’이었던 조각가 박희선의 삶과 작품세계를, 그가 세상에 남긴 작품들과 그와 동고동락했던 주변 사람들의 기억으로 엮어 다시
한림대(총장 최양희) 사회복지학부 노인 학술동아리 A.S.S.A(이하 아싸)는 강의실을 벗어나 지역과 연계된 실무형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관심을 끌고 있다.‘아싸’는 지난 3일 사회경영관에서 춘천 4개 노인복지관(남부노인복지관·동부노인복지관·북부노인복지관·소양강노인복지관)과 상호협력 협약을 맺고, 4개 복지관이 위치한 권역별 고령 친화 환경 조사, 지역사회 노인복지사업 기획 작업, 복지관 사업의 자원봉사 참여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 노인 학술동아리인 아싸(Active SucceSsful Aging)는 고령화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노인
강원대(총장 김헌영)가 지난 3일 KNU스타트업큐브에서 ‘제2회 강원춘천 첨단 바이오 포럼’을 개최했다.이번 포럼은 강원대 산학협력단 강소특구지원센터와 강원지역혁신플랫폼 정밀의료사업단, 코리아스타트업밸리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바이오 분야 연구자 및 지역 내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바이오산업 동향 안내와 지역 소재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마련되었다.포럼은 ‘정밀의학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과 미래’라는 주제로, 최익영 강원대 교수의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유전자 진단’, 안용주 ㈜휴앤바이옴 대표의 ‘한국인의 피부마이크로바이옴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