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혹시…….”예상을 하기라도 한 듯 상현의 무심한 눈가에 알 듯 말 듯 미소가 어렸다. “혹시, 그림 속 여인의 발에다가도 밧줄을 묶어놓았나?”알듯 말듯한 미소가 더욱 모호해졌다.“매형이 작가라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여인의 발에다 밧줄을 묶겠습니까, 풀겠습니까?”박호민은 상현의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성큼 방 안으로 들어섰다.하창수의 . 소설 속 강렬했던 장면 중 하나. 천재 화가 상현은 낭세녕의 의 흰 매에서 여인의 홍조 깃든 새하얀 살결과 우아한 자태, 자유를 상실한 운명, 그 정체를
누구나 한 번쯤은 소위 점잖은 자리에 초대받을 때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점잖은”이라 함은 살짝 부담스럽지만 피할 수는 없고 그래도 좀 있어 보여야 할 그런 자리를 말함이다. 자식들 일로 상견례를 한다든가, 인사권자를 만난다든가, 아니면 사업상 대접을 하거나 받거나 등등을 뜻한다. 이런 자리일수록 와인이 나올 확률이 높다. 그럴 때 미리 알아두면 편리한 몇 가지가 있다.첫째, 음식과 와인의 궁합이다. 분명한 것은 음식이 주(主)고 거기에 어울리는 와인이 종(從)이다. 그리고 이런 자리에 나올 수 있는 음식은 대개 육류거나 해산물이
재단법인 춘천시 마을자치지원센터는 기획경영팀, 주민자치팀, 마을공동체팀 총 3개의 팀에 1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주민이 마을의 주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민의식 성장, △마을공동체 육성, △자치력 강화, △주민자치 실현을 2021년도 경영목표로 하고 있습니다.경영목표에 따른 주요사업으로는 첫째, ‘시민의식 성장’입니다.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으로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고, 진심을 마주하며 서로의 이해를 높이는 시민교육을 추진합니다.주요사업으로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토론과 참여 방식의 교육으로 시민성의 이해 향상을 위한 시
출근을 하지 않는 아침에는 늦잠을 자고 일어나 여유롭게 신문을 펼친다. 마침 내가 보는 신문은 금요일에 책 소개 면을 따로 내고 있다. 요즘은 《지지 않기 위해 쓴다》,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같은 저임금노동의 현실과 그로 인한 불평등에 관한 책에 눈길이 간다.내가 일을 하며 겪는 어려움이나 문득 생기는 의문의 답을 거기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희망 때문인가 보다.돈을 벌기 위한 일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하루종일 일을 하고 돌아오면 저녁밥을 챙기기도 귀찮을 때가 많다. 다음날 일을 하려면 저녁 약속이나
지난 5월 21일 강원도의회 개원으로부터 제100회 마지막 날! 짙은 어둠이 내렸다. 직전 제99회 도의회에서는 최초 사업 예비타당성(B/C)이 0.34밖에 나오지 않았던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적자 사업을 집행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려 하자 이를 부결시켰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여당 의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번에는 통과도 안 된 센터 사업의 ‘주차장’을 먼저 짓겠다며 499억원의 예산을 결국 통과시켰다. 학교 설립허가도 나지 않았는데, 운동장 먼저 짓겠다는 ‘황당 행정’의 진수를 여과 없이 보여준 ‘역사적인’ 날이었
유엔(UN)은 1995년부터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을 ‘국제협동조합의 날’로 지정하고, 그 이전 1주일을 ‘협동조합 주간’으로 정했다. 춘천에서도 7월 3일 ‘협동조합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협동(協同)’이란 “서로 마음과 힘을 합함”이란 의미이다. 하지만 사전적인 뜻과는 다르게 우리에게 ‘협동’은 금기시되고 왜곡된 강박적 용어로 심심치 않게 사용되곤 했다.6·25 전란 이후 분단상황에서 ‘협동’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했다. 특히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사독재정권은 북한 공산주의
최근 기자의 지인 중 서울에 사는 지독한 커피광이 찾아왔다. 그의 손에 이끌려 간 교외의 한 유명한 커피 전문점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산하다고 하지만 지역의 타 업종에 비해 손님들이 많았다. 대부분이 수도권 나들이객이어서 최근 춘천이 수도권 젊은 세대 사이에서 떠오르는 커피 명소라는 말을 실감했다.6월 23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춘천카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43만3천955개, ‘춘천닭갈비’ 게시물은 20만4천360개, ‘춘천막국수’ 게시물은 1만5천971개이다. “춘천의 커피가 그리 맛 좋으냐?” “에이 설마. 한국에 커피
6월 14일(월)부터 고용노동부에서는 ‘청년채용특별장려금’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공고했다. 청년채용특별장려금은 코로나19 위기로 가장 큰 고용 충격을 받은 청년층의 고용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2021년 한시적 사업이다.지원대상은 인건비 부담으로 청년의 신규채용을 주저하는 고용보험 피보험자(상용직) 5인 이상의 우선지원대상 기업 및 중견기업(단, 사행·유흥업 등 일부 업종 등은 지원 제외)이며, 5월 31일 종료된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을 지원받았거나 받고 있는 기업도 신청할 수 있다.년채용특별장려금을 지원받고 싶은 기업은 20.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아마 대다수 청년들의 꿈이자 간절한 소망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펙을 쌓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결혼을 위한 필수조건인 내 집 마련을 위해 개미처럼 열심히 일했다. 결국 그 후에 남는 것은 대출금과 대출이자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직장인들은 그저 월급날만 바라보며 일을 하게 된다. 한 달 중 가장 기대하는 날이 월급날이다 보니 우리 삶의 여유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유가 없는 와중에도 나는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현실에서
가물치는 스네이크 피시(snake fish) 또는 snake head라고 하는데, 뱀의 머리 형상을 닮아 이렇게 불린다. 한의학에서는 예어(鱧魚) 또는 여어(蠡魚)라고 불린다. 조선 세종 때 완성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는 향명(鄕名)을 가모치(加母致)라고 하여 임산부에 좋다고 칭하며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전국의 저수지나 호수, 강 등에서 서식하고 있다.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지금의 농수산물 도매시장(옛 우두벌) 아래로 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여름 장마로 논에 물이 넘치면 동네 친구들과 손으로 논바닥을 훑으며 붕어나 미꾸라지를
스타 DJ 탄생과 삶 (2)멋쟁이 DJ 딕 클락(Dick Clark, 1929~2012)1957년부터 1987년까지 TV 팝뮤직 쇼 ‘American Bandstand’를 직접 제작·진행하며 전세계 젊은이의 팝 트렌드를 주도하고, 폴 앵카(Paul Anka), 처비 체커(Chubby Checker),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 브론디(Blondie), 토킹 헤즈(Talking Heads)에 이르기까지 많은 스타들을 발굴해 명성을 쌓으며 멋진 신사 DJ로 각광 받았던
우리 동네 바다에는 심퉁이라는 고기가 산다심퉁하게도 생긴 이놈은만사가 심퉁이라 무리를 짓지 못하고저 홀로 심퉁한 입술을 바위에 대고 산다내 마음의 바닷가에도 심퉁이라는 고기가 산다심퉁하게도 생긴 이놈은세상과의 불화가 끝이 없어심퉁한 입술을 돌덩이에다 붙이고 하루해를 보낸다 하루에도 열두 번심퉁한 입술로 돌덩이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이홍섭 시집 《검은 돌을 삼키다》 중에서 그의 시집에는 선승의 결기가 드러난다. 시에는 마지막에 이르러 한칼이 그어져 있다. 그를 칼잡이라 하면 혼날 거 같고, 선사라 하면 도리질 칠 터인데, 그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작품을 소설이나 영화로 접한 독자가 많을 것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어 학생들에게도 매우 친근한 작품이다. 초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와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어 대사 한 마디 마디마다, 영상 한 장면 장면마다 숨을 죽이고 봐야 한다. 영화의 주무대는 1960년대의 교실이다. 언제라도 선을 넘으면 전면전이라도 벌일 태세였던 좁은 책상과 삐걱거리는 걸상, 빡빡머리로 빼곡 찬 교실, 학생들도 있을 곳이 모자란 데 덩그러니 교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연탄
습관의 사전적 정의는 오랫동안 되풀이하여 몸에 익은 채로 굳어진 개인적 행동이나 학습에 의해 후천적으로 획득되어 되풀이함에 따라 고정화된 반응 양식을 말한다. 셰익스피어는 “습관이라고 하는 것은 나쁜 행동에 대한 우리들의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괴물인데, 한편으로는 착한 행동에도 아름답게 옷을 입혀 몸에 딱 맞게 해주는 상냥한 천사”라 했다. 셰익스피어의 말대로라면 전자의 습관은 부정적인 습관일 것이고 후자의 습관은 긍정적인 습관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의 습관은 괴물일 수도 천사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태어나서 일정 시기가 지나면
곁가지 다 떼고 핵심만 얘기해보자. 무한착취의 자유, 오로지 자본만의 자유, 이윤, 돈이 남는 일이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울타리(국경)를 맘대로 넘나들며, 어떤 짓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자본만의 무한자유가 신자유주의다.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법과 제도로 보장해주고, 편법과 반칙도 허용하는 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국가다. 1979년 영국 대처의 대처리즘, 1980년 미국 레이건의 레이거노믹스 이후 신자유주의 진행 과정은 그야말로 폭력적이었다. 빈익빈부익부 사회양극화 실업자양산 무한경쟁 승자독식은 가속화되었고 공동체 의식과 공감 능력
길고양이를 향한 측은지심이 마냥 선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캣맘대디의 지나친 행보가 길고양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키우기도 한다.최근 중앙박물관의 보신각에 누군가 고양이 사료를 놓거나, 한 유튜버는 그물에 걸린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 어부의 그물을 훼손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인터넷에서는 길고양이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진다.기자와 가족도 길고양이 7마리를 입양해서 돌본다. 중성화도 시켰다. 중상을 입은 길고양이를 2주에 걸쳐 구조한 적도 있다. 그러나 최근 기자의 집 주변 주민끼리 길고양이 문제로
STEP 1 국민내일배움카드 그것이 알고 싶다!내일배움카드는 고용노동부에서 일자리에 도움 되는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훈련비를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기존에는 실업자와 재직자, 두 가지 카드 제도가 있었는데 2020년부터는 이를 하나로 합쳐 ‘국민내일배움카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종전에는 실업자 카드를 발급받은 후 취업하게 되면 재직자 카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지금은 경제 활동상태와 관계없이 하나의 카드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카드는 5년 동안 300~500만원의 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2021년 우리 청년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문제로, 인간관계 문제로 개인의 고민을 넘어 우울감과 자존감 하락, 사회활동 저하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들은 모를 나만의 고민으로 마음이 무거운 청년들에게 춘천시청년청에서 함께할 수 있는 ‘또래상담’을 소개하고자 한다.2021년 청춘상담소의 ‘또래상담’은 지난 한 해 동안 전문가에게 상담교육을 이수한 청년또래상담가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심리상담을 진행함으로써 일상적 대화와 고민에 대한 공유·공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들의 마음건
코로나19가 1단계와 2단계가 반복되면서 재미도 없고. 의욕도 없어지고 있다. 여전히 우리의 마음은 봄을 기다리는 겨울인 것 같다. 일상은 지나가고 있는데 뭔가 빠진 느낌! 바로 일상의 즐거움이다.매년 봄이면 춘천에서는 많은 문화행사와 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요즘은 답답한 일상 안에 갇혀 있다. 황사도 말끔히 걷힌 화창한 날이 계속되고 있는데 말이다. 나는 문득 예술가들은 코로나19에 어떻게 지내는지, 정말 안녕하신지, 그 많은 예술가들은 잘 지내는 진심으로 궁금했다.몇몇 여성들과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자”며 비영리단체 ‘안부를
유월이다. 날이 더워지고 비가 오면 피어나는 꽃이 있다. 머언 먼 어느 행성에서 찾아왔나 빗소릴 들어야 낙엽을 비집고 세상으로 나오는 꽃이다. 밤새 꿈도 꾸었다. 여리디 어린 모습, 순백색의 옷을 나부낀다. 멀고 먼 별나라에서 나를 만나러 왔으려나 외계인이란 이름처럼 짧은 손 파란 눈으로 방긋방긋 인사한다. 정다운 몸짓 날 보러 오는 길이었겠지, 하얀 천사 두 손 마주 잡고 어딘지도 모를 길을 날다 날다 꿈에서 나왔다. 좋은 징조다. 백옥 입은 천사를 만나리다.평소보다 일찍 뜬 눈, 수정초를 영접할 채비에 맘이 들뜬다. 함께한 동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