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달에 한 번쯤 꼭 들려야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이발관이나 미용실일 것이다. 요즘은 남녀구분 없이 찾는 미용실로 기울어지는 듯하다. 내게 이발관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꼭 붙잡고 따라다니던, 아니 아버지의 손에 붙들려 다니던 아련한 추억을 이끌어내는 장소다.추석 전날, 춘천시내 구석구석까지 미용실을 찾아 돌아다녀도 마땅한 곳이 없었다. 가는 곳마다 만원이라 시간에 쫓겨 마냥 차례를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문득 학곡리에 있는 이발관이 떠올랐고 곧장 그리로 찾아갔다. 첫 걸음이라 헤어스타일에 대해 반신반의
양양에서 살다가 한국전쟁 당시 월북한 부친과 헤어진 김강래(86·양양)씨는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현재 남동생과 여동생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 단숨에 달려왔다”며 “그동안 못다한 얘기를 할 생각에 몇날몇일을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도내 한 일간지의 지난 8월 20일자 기사다. ‘몇날몇일’은 ‘몇 날 며칠’로 고쳐 써야 맞다. ‘며칠’의 경우 ‘몇 개, 몇 사람’ 등처럼 ‘몇+일’이 결합해 그 표기가 ‘몇 일’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1988년 맞춤법 개정 이전에는 ‘몇 일’과 ‘며칠’을 구분해 사용했지만, ‘한글맞춤법’
The timid are afraid before the danger, the cowardly while in danger, and the courageous after danger. ... Men, like bullets, go farthest when they are smoothest. ... Despair is a suicide of the heart.- Jean Paul(1763-1825)***소심한 자는 위험이 닥치기 전에 두려워하고, 비겁한 자는 위험이 닥쳤을 때 두려워하고, 용감한 자는 두려움이 지나가면 두려워한다. .
손님이 많은 카페에서 만났다. 바로 앞 12시 방향으로 앉지 않고 1시 방향의 의자에 앉는 그녀를. 중국을 떠나 한국인 남편과 춘천에 산 지 10년이 되었다.한자로 이름의 뜻을 알아보는 인터뷰이도 처음이었다. 임소비(林少斐). 한국 이름으로 익숙하지 않고 발음이 생소해서 그런가? 예쁘다. 작은 부분까지 쪼개어 적어지는 모양까지도 아름다운 광채가 난다는 뜻의 이름이기에 더 그런지도 모른다. "보수적인 성격이에요. 변화를 좋아하기보다 한번 시작한 일을 꾸준히 하는 그런 사람이요. 내성적이라 주도해서 사람들과 일을 접하지도 않고요. 한국
너무 날카로워서 신경줄 팽팽하게 당겨지는 날, 듣기를 피하는 음악이 바이올린 곡이다.그렇지만 때때로 영혼까지 베일 듯 예리하게 벼려진 듯 가늘고 뾰족한 그 선율이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 아침처럼 안개가 눈앞의 모든 것들을 점령해 버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달리는데 섬광처럼 마음을 내리긋는 소리가 심장을 썩 벤다. ‘생상의 하바네이즈’다. 혓바늘 돋듯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머리끝이 쭈뼛 선다. 아름답다.나는 어렸을 적 바이올린의 그 매끈하고 감칠맛 나는 선율을 참 좋아했다. 춘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든든하게
‘봉트리하우스’에서 만든 ‘아마’수세미는 기름이 많지 않은 것은 그냥 닦을 수 있어 잔류세제 걱정이 없고 헹굼 물도 덜 쓰게 된다. 또 폴리에스테르 수세미나 아크릴수세미에 비해 폐기 시 자연분해도 잘 돼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지유미 씨는 굵은 ‘아마실’을 이용한 직물로 만든 ‘아마’수세미와 ‘소창’행주를 만들고 판매도 하고 있다. 수익목적도 있지만 환경을 생각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할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위생적인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물기흡수가 빨라 기저귀 천으로 많이 쓰이던 ‘소창’이라는 소재로 만든 행주는 그가 직접
시인과 작곡가에게 새로운 곡을 받아 음반을 내고 공연과 강연, 심사의 자리에 서는 소프라노 민은홍 씨.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그는 쉽지만은 않은 길을 걸어왔다.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거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변화를 이겨내기 위해 힘든 노력을 해왔음을 그는 이야기한다.그의 음악인생은 어릴 적 힘들게 피아노를 배우며 시작됐다. 이태리 유학시절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귀국을 생각해야 할 정도의 시련이 왔을 때의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433년 된 학교의 전통, 벨칸토 창법의 스승, 레베카 베르그(Rebecca Ber
지난달 24일 토요일, 대설로 분장한 첫눈이 겨울을 확인시켜준 날이었다. 아침 일찍 쏟아지는 눈길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누군가가 떡 상자를 카페 앞에 전하고 갔다. 눈길을 헤치고 카페에 도착한 우리 자매도 시민들에게 나눠줄 분홍꿀떡을 즐겁게 분주히 포장했다. 또 다른 이들은 캠페인 보드를 만드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갑작스럽게 내린 폭설의 여파가 걱정되긴 했지만 이날 오후 명동에서의 만남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접선 장소에 모인 이들은 제각각 분홍색을 입고, 두르고 나왔다. 어른들과 아이, 청소년과 청년도 함께 모였다. 누구는 내
11월은 김장의 계절이다. 여지없이 무, 배추를 비롯한 채소와 양념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국민들이 주가보다 야채값 변동에 더 민감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제는 가족도 몇 명(!) 안되고 김치도 많이 먹지 않는다며 궁시렁궁시렁 이유를 대면서도, 절임 배추에 뜨끈한 수육과 매콤한 김치소를 올려먹는 장면이 머릿속에 오버랩 되는 순간 이미 김장준비가 시작된다.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평상시 ‘친정표’, ‘시댁표’ 김치를 따박따박 가져다 먹었지만, 요때 만큼은 얼굴을 내비쳐야 겨울 내내 맛난 김치를 신나게 먹을 수 있을 테
세대가 이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최근 장인어른을 떠나보내며 생로병사라는 생명의 본질적인 문제를 새삼 마주했다. 더불어서 지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사회라는 유기체의 존재양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문화에 따라서는 한 사람 한 세대의 죽음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시크하게 잊어버리기도 한다지만 우리에게는 매우 어색한 일이다. 동양, 특히 유교 전통은 생명을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계승의 사회적 관점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이런 전통의 세례를 받았음은 부정할 수가 없다. 상례와 제례를 통해 부모와
올해도 어김없이 창간 기념식을 한다. 이달 11일(화) 저녁 7시에 풍물시장 입구에 있는 황소머리국밥이라는 집에서 한다. 창간기념식에 더하여 조합원 잔치도 한다. 《춘천사람들》이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신문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함께 모여 신문을 만드는 이유를 다시 되새기고 앞으로 더 좋은 신문을 만들 각오를 다지는 자리다. 창간기념식에는 비록 조합원이 아닐지라도 도와 시 단위 기관장과 단체장들도 함께 자리를 하도록 준비를 했다. 협잡이 아니라 협력으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과 도민을 위해서 함께 힘을 합친다면 큰 상승효과가 나지
임진년과 병자년의 양대 전란을 겪은 후 조선사회의 신분제는 서서히 해체과정을 밟는다. 그러나 사회적 모순은 더욱 심해져 도탄(塗炭)에 빠진 백성들의 처지는 갈수록 곤궁해졌다. 특히 전정(田政)·군정(軍政)·환정(還政) 등 삼정(三政)의 문란(紊亂)이 극심했다.이 중 군정은 군역의 의무가 있는 16~60세의 장정에게 부과되는 것인데, 대부분 실역보다는 국방세에 해당하는 군포를 냈다. 이 군포는 정확한 호구조사를 기초로 개개인에 부과되지 않고 마을 단위로 수량이 정해져 있었다. 문제는 돈으로 양반을 사거나 향리와 결탁해 군역을 면제 받
“가족들 보는 것보다 더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얼마 전 모임을 끝내고 나설 때 함께 모임에 참가했던 지인이 했던 말이다. 내가 겪고 있는 춘천의 시민사회라는 곳은 사실 상당히 좁다. 수천 명의 시민들이 이곳저곳에서 일을 도모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모임에 나오고 행사에 참여하는 분들을 보면 어림잡아 겨우 백여 명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며칠 전에 집회에서 만난 사람을 오늘 모임에서 만나는 일도 자주 있고 어떤 경우엔 일주일에 서너 번씩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너무 적은수의 사람들이 너무 많은 문제를 다루다보면 결
며칠 전 어느 방송국의 드라마에서 흥미로운 캐릭터들을 보았다.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하여 내신관리는 물론 자율, 동아리, 봉사, 진로활동 뿐만 아니라 심리, 건강, 수면 스타일 심지어 교우관계까지 관리하는 입시코디네이터. 그런 욕망의 통로를 향해 3대째 의사 가문을 만들겠다고 부나방처럼 뛰어드는 사람들. 그 덕분에서울대 의대에 합격시킨 아들의 일기장에서 “더 이상 지옥에서 살기 싫어. 당신 아들로 사는 건 지옥이었다”라는 극심한 분노를 발견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어머니.우리 사회 극소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
지난 8월 28일부터 개관한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의 특별전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이하 나한전)’이 내년 3월 31일까지 연장 전시된다.나한전은 영월 ‘창령사’ 절터에서 발굴된 5백여 개의 나한을 설치미술가와 함께 숲이 연상되는 전시공간에 전시해 큰 호응을 받았고 나한에 대한 총체적 정보를 제공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들로 구성돼 전국에서 많은 방문객이 찾아 들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각계의 연장 요청을 반영해 내년 3월31일까지 전시가 계속된다고 밝혔다.지난달 27일 박물관 특별 전시실에서는 연장을
춘천사회혁신파크 운영 활성화 및 성과관리 컨설팅이 아르숲 생활문화센터에서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행정안전부 전문컨설팅단에 의해 이틀간 진행된 컨설팅은 민간위탁기관, 춘천시 공무원 등 유관기관의 인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혁신파크에 대한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역의 유산으로서 운영이 가능하도록 주체들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컨설팅은 운영 프로세스, 내부 그룹 간 관계 맺기 등 운영가이드 컨설팅과 혁신파크의 성취·달성 목표설정, 조직의 성과를 관리할 지표를 개발하는 것 등 혁신파크의 성과관리지표 개발 컨
현장을 직접 찾아 주민의견을 청취하고 시장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민과 함께하는 공감톡!’ 퇴계동 편이 지난달 29일 퇴계동 금호타운 경로당에서 열렸다.이재수 춘천시장과 최순자 퇴계동장, 이병철 행정지원과장과 노인회 최동준 회장, 지역사회봉사단 김혜옥 단장, 새마을부녀회 김정숙 회장과 퇴계동 주민 등 모두 20여명이 참석한 공감톡에서 이 시장은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시민과 함께 공감톡!’은 현장에서 주민의 애로사항과 고충, 불편사항 및 현안 등을 시장이 직접 듣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춘천시청 소회의실에서 ‘2019~2022년도 춘천시의회의원 의정비 결정을 위한 의정비심의위원회 3차 회의’가 열렸다.의정비심의위원회(위원장 김풍기)는 지난 2차 회의에서 의정비 현실화에는 공감했으나 인상 폭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차기로 미뤘던 의정비 잠정금액 및 범위 등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춘천시의회 의정비는 2010년도부터 2014년까지 동결됐다가 이후 올해까지 공무원 보수인상률로 반영해 지급해 왔다.의정비 인상안을 놓고, 의정비심의위원회가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분석한 결과 춘천의 경우, 동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