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정취를 닮은 독서 모임을 찾았다. 책으로 수다를 떨자는 의미의 ‘책수다’는 ‘국화꽃 향기를 닮은 누이’ 네 명이 모인 인문학 독서동아리다. 지금은 화천정보산업고로 바뀐, 20여 년 전 화천실고에서 함께 근무했던 교사들이 이후 다른 학교로 뿔뿔이 헤어진 게 아쉬워 종종 만났다. 만남의 지속성을 위해 독서동아리를 만든 이들은 2015년부터 함께 책을 읽기 시작해 어언 8년이 됐다.책 읽기에 일상의 수다를 얹으니 만남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되었다. ‘책수다’에서는 세계 고전 명작을 주로 읽는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여 관련 있는 작
‘춘천 전통목가구 8인전’ / 24일까지 / 시청 로비협동조합 춘천소목공방과 강원반보존회가 마련한 ‘춘천 전통목가구 8인전’이 열리고 있다. 허태권·하광윤·최삼경·정학균·오홍택·오춘택·서용만·김남덕 등 8명이 만든 조선시대 생활 목가구 8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2023 계절의 미소-풍경 / 11.24.~29. / 춘천미술관춘천의 대표적인 사생 동아리 ‘춘천현대사생회’가 열아홉 번째 정기 전시회를 개최한다. 회원 33명이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춘천 곳곳의 풍경을 생생하게 담았다. ‘있는대로 떠들어봐’ / 11.22.~12.6.
오늘은 번외로 정선아리랑 초기 연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춘천학연구소에서는 춘천인 구술채록 아카이브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춘천시민 219명의 삶을 기록했고, 서병하 선생을 만난 것도 이 사업을 통해서였다. 그는 1931년 충남 당진군에서 태어나 1945년 철도학교를 거쳐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했다. 1961년에 춘천사범대에 자리 잡고 퇴임 후 현재까지 춘천에 살고 있다. 정선아리랑 연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묻자 그는 춘천에 와서 정선아리랑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듣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요 연구는 음악학·어학·
이윤희 개인전 ‘7년의 여정’ / 11월 18일까지 / 올훼의 땅이윤희 뜨개인형 작가가 첫 개인전을 연다. 이 작가는 “어릴 적 내 손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벙어리장갑으로, 추운 겨울 따뜻하게 지내게 해준 스웨터로 시린 머리를 따뜻하게 덮어준 털모자로 뜨개실은 우리 삶에서 따뜻함과 함께 예술을 품었다. 뜨개실은 단순한 일상의 작업이 아닌 예술로 새롭게 태어났다. 뜨개실과의 7년의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나비이불 / 11월 17일(금)-19일(일) / 소극장 여우꿈동이 인형극단이 신작 ‘나비이불’ 첫 무대를 연
수도권 편입 등 메가시티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로컬’에 대해 뼈있는 질문을 던진 《로컬 씨, 어디에 사세요?》 출간 기념 북토크가 지난 8일 저녁 7시 효자동 담작은도서관에서 열렸다. 30대 1인 가구로서 춘천에 6개월 동안 살면서 책을 쓴 서진영 작가와 대담자로 나선 이선미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 이사장, 그리고 쌀쌀한 밤공기를 뚫고 찾아온 30여 명의 시민의 열기가 도서관 안팎을 따뜻하게 데웠다. 현장에서 오고 간 이야기 일부를 짧게 소개한다.경제·행정·자원·교통·주거·복지·문화 등 다양한 차원을 논문에 가깝게 분석했다. 이
최근에 약사고개길에 전에 없던 조각작품이 등장했다. 지나는 시민들은 “이게 뭐지?” 갸우뚱한 표정으로 잠시 조각작품을 감상한다. 조각은 2023 춘천조각축제를 통해 제작된 작품이다. 지면을 통해 일곱 작품을 소개한다. 박종일 기자
차상찬은 급변하는 사회의 일곱 분야, 곧 학계·문화계·종교계·출판계·여성계·상업계·잡동산이계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현상을 비판한다. 그가 예리하고 재치 있는 문장으로 지적한 100년 전 적나라한 서울 풍경은 과연 어땠을까?1924년 3월 1일 발간된 《별건곤》 제2권 제3호(통권 제5호)에 실린 ‘요새 조선의 7분야의 7대 불가사의’라는 글을 통해 100년 전 식민지 조선 각 분야의 불가사의한 현상을 만나러 떠나는 시간여행은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먼저 ‘학계의 7대 불가사의’에 대해 살펴보자.중학생들의 웃저고리가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정성헌 이사장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국내 최초로 구조된 6마리의 소는 평생 죽임을 당하지 않고 안식할 수 있는 땅을 얻었다. ‘동물해방물결’ 청년 활동가 또한 숨통을 틀 보금자리를 얻고, 지역에서 실천적 운동을 펼쳐갈 용기와 구체적 방법을 얻었다. 얼핏 불가능해 보이는 과업도 노장청(노년·장년·청년)이 협력해 아름답게 이뤄내는 기적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현장에서, 생명살림 노장청기후연대에 동참하는 미래를 그려본다.”‘동물해방물결’ 이지연 대표가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1960~1970년대에는 마을에 TV가 귀했다. TV가 있는 집은 동네 사랑방이었다. 저녁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아씨’나 ‘여로’ 같은 드라마를 함께 보면서 울고 웃었다. 극장에서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나 ‘고교 얄개’ 등의 영화를 상영했다.이미 50여 년이나 지난 옛 추억의 영화를 상영해 시니어들로부터 인기가 많다고 소문난 소양도서관을 찾았다. 촬영 표시인 ‘테이크’ 조형물이 있는 소양도서관은 영화특화도서관이다. 가을 햇빛에 울긋불긋 물든 나뭇잎이 건물 주변에 반짝거리고 길 건너 의암호 나들길에는 윤슬이 아름답다.도서관에 들
이재복 개인전 ‘찬란한 순간’ / 12일까지 / 개나리미술관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회화적인 방식으로 붙잡아두는 이재복 작가의 신작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장난감, 기억 속 반짝이던 구슬 등 섬광 같은 찰나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녹여 낸다. ‘공간을 빚다: 춘천1세대 건축가 이국남 건축아카이브’ / 17일까지 / 춘천문화원 의암전시실춘천문화원이 춘천의 1세대 건축가 이국남 건축사의 기증자료 3천여 점 가운데 58점을 소개한다. 옛 과학관, 화목원 유리온실 등 춘천사람들의 집단 기억을 형성한 건축물들의 발자취를 만날 수
춘천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춘천문화재단과 아우름 춘천미술연합회가 마련한 ‘2023 춘천 모두의 미술 - 바람·햇빛·강물, 그리고 사람’이 19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장·춘천미술관·문화공간 역, 세 곳에서 동시에 펼쳐진다.지난 2021년 지역 미술인들은 춘천시립미술관 건립 촉구를 위해 발족한 춘천시립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 활동을 계기로 춘천지역 미술 단체 연합 ‘아우름’을 결성했다. 이어 춘천문화재단과 협력하여 연합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2023 춘천 모두의 미술’은 올해
아라리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강원 지역 모든 곳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여러 종류의 일을 하면서 다양한 정서를 드러내는 소리라는 것이다. 장소·창자·기능·표현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민요다. 이렇게 팔방미인 아라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렸을까?민요는 기능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일할 때 부르는 민요를 노동요 즉 일노래라고 한다. 의식을 치를 때 하는 민요는 의식요, 노는 것을 목적으로 둔 민요는 유희요 곧 놀이노래로 분류한다. 그렇다면 아라리는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일하면서도 부르고 놀거나
제5회 전국 청소년 아카펠라 대회 / 11.4. / 춘천교대 일지홀춘천교대 아카펠라교육연구소와 강원아카펠라교육연구회가 주관하고 한국아카펠라교육연구회가 주최하는 전국 유일의 전국 단위 청소년 아카펠라 대회가 열린다. 우리가 사랑한 그림 / 11.1.~8. / 갤러리 느린시간 / 010-3622-5154허태수 성암교회 담임목사와 박미숙 갤러리 느린시간 대표, 김남덕 강원일보 사진국장이 소장해온 작품 5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를 연다. ‘꺼지지 않는 불빛, 보이지 않는 죽음’ / 11.10. & 11. 19시 30분 (총 2회) /
‘로컬’. 흔히 어떤 지역, 특정한 지역 내에서만 살아온 현지인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아마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또 쉽고 무책임하게 사용되는 키워드일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진행하는 수많은 사업과 지역에서 새로 등장하는 일자리,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각종 콘텐츠가 지역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앞세우며 어김없이 ‘로컬’을 붙인다. 그런데 과연 안팎에서 제대로 ‘로컬’을 이해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일 때가 많다. 《로컬 씨, 어디에 사세요?》, 이 책은 그런 답답함에 숨통을 트이게 하고 무릎을 치게 할 만하다
한 시민이 물었다. 춘천에서 어디를 가야 문화·예술을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냐고? ‘생생리포트④’는 그런 궁금증을 가진 시민에게 전하는 답이다. 시민이 일상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을 누리며 삶의 변화를 체감하려면 각자의 편의에 맞춰서 이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 공간이 꼭 필요하다.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본부는 2020년부터 빈집과 빈 상가를 공개 모집, 총 8곳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각 공간은 생활권 문화·예술 공간이 되어 시민과 시민, 예술가와 예술가, 시민과 예술가 등을 연결하며 문화도시사업의 혈관으로 기능하고 있다.‘모두
오늘날 설렁탕은 많은 음식 중의 하나로 알고 있으며, 누구나 1년에 한두 번씩은 사 먹는 맛있는 음식이다. 1920년대에는 ‘경성의 패스푸드’니 ‘조선 최고의 인기 음식’이니 ‘일제강점기 조선을 들썩이게 한 음식’이니 하여 이름이 자자했었다. 그러면 설렁탕에 얽힌 여러 실화를 통하여 당시 사회의 모습을 엿보기로 하자.1923년 《개벽》은 를 연재했다. ‘경성호’는 ’《개벽》 제48호에는 실렸는데, 그중 필자명이 없는 ‘경성의 특산’이라는 글에는 음식을 비롯해 다섯 분야의 명물을 소개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