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은 둘째 아이의 생일. 공교롭게도 그날 오후 1시 무렵 일본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방류했다. 아이의 생일을 핵 오염수 방류와 함께 기억해야 한다니 끔찍하다. 이를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할 정부는 오히려 세금으로 영상까지 만들어 방류를 고무·찬양하고 있으니 해방 이후 이처럼 노골적인 친일정권이 있었던가!8월 18일, 미국 워싱턴 D.C.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이 3국 안보협의체를 출범시킨 직후 미국은 아무 거리낌없이 ‘동해’를 ‘일본해’로 공식 표기했다. 이에 질세라 살살 눈치만 보던 일본도 핵 오염수 방류를 전격적
Y읍으로 그녀를 만나러 갔다.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가정은 상담소에서 사례관리와 함께 방문상담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그녀도 같은 경우였다. 2022년 겨울이었다. 남편이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휴대폰을 던져서 그녀의 이마가 터졌다며,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한국어와 필리핀어를 반쯤 섞었다. 그녀와 폭력상담을 진행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녀는 상담소의 지원을 받아 병원 치료까지 했지만, 남편을 가정폭력 가해자로 고소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의 가정폭력처벌법은 피해자의 처벌 의지가 없으면 처벌하지 못한다. 8월의
런던 올림픽이 있던 2012년 8월.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었습니다. 출연하는 작품인 스즈키 타다시의 가 인터내셔널 축제에 초청되어 참여차 간 그곳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였습니다.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수많은 작품이 넘쳐나 새로운 감각을 느끼고자 하는 수많은 관객으로 가득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연 페스티벌이 열리는 이 고풍스러운 도시는 아름다웠습니다. 이 도시에서는 시간이 묻어나는 오래된 모든 것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거리, 골목, 광장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에게서는 활기 넘치는 행복한 눈빛들
지난 14일 오전 경북 고령의 한 목장에서 키우던 암사자가 탈출했다. 고령군은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하고 주변 산 출입을 금지했다. 1시간 만에 목장 근처에서 발견된 사자 ‘사순이’는 결국 사살됐다. 동물원 탈출 사건은 올해만 해도 세 번째다.지난 11일에는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침팬지 2마리가 탈출했다. 암컷 ‘알렉스’는 사육사의 설득에 우리로 돌아왓지만 수컷인 ‘루디’는 계속 도망가다가 마취총으로 제압당했다. 안타깝게도 이후 ‘루디’는 깨어나지 못하고 죽었다. 또 지난 3월에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 ‘
8월 16일 오후 3시경 춘천 시내 상공에서 들리는 느닷없는 비행기 굉음에 놀란 시민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뒤이어 비행기 8대가 짝을 이루어 오색 연기를 내뿜으며 곡예비행을 하는 것을 본 다음에야 에어쇼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전승기념일도 아니고 광복절도 지났는데 무슨 일이지?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나서야 세계태권도 문화축제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개막식 행사에서 블랙이글스가 고공비행 에어쇼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날 사전 비행 연습을 한 것이었다. 개막식 축하 행사로 진행되는 진짜 에어쇼의 비행쇼는 18일 오후 5시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습니다 … 따라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도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었습니다.”그렇다면 독립운동을 탄압한 친일파들이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장악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합니다.”그렇다면 그렇게 지켜낸 대한민국의 권력을 사유화하거나 총칼과 탱크로 찬탈해 30년간 국민의
나는 러시아 출신이다. 많은 한국인은 모든 러시아인이 보드카를 마신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것은 잘 알려진 고정관념이며 어째서인지 러시아인들도 이 고정관념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 같다. 한국인들은 러시아는 추우므로 모두가 보드카를 마신다고, 그리고 러시아인들은 보드카를 많이 마셔도 크게 취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부분적으로만 맞다. 러시아는 모든 곳이 추운 것도 아니며, 러시아인들도 일반 사람들이니 한국인들처럼 알코올에 취하게 된다.러시아인들과 보드카와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여전히 남자의 기대 수명이 매우
뉴스를 보기가 힘들다. 이태원, 오송 지하차도 등에서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치와 행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다.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이 무엇인지도, 어디까지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대통령은 다른 나라만 쳐다보고, 거대 여당은 대통령만 쳐다본다. 거대 야당은 여당이 뭘 잘못하는지만 쳐다보고, 작은 야당들은 무력감에 헤맨다. 국민에게 국가는, 정치와 행정은 사라진 지 오래다.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 오늘날 우리 사회는 동료라는 거추장스러운 관계
“춘천에는 왜 이렇게 이슈가 많을까요? 비슷한 규모의 도시 중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요?”, “춘천이 도청 소재지이고 사실상 수도권이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좋은 환경을 가졌지만, 정체된 도시여서 이것저것 마구 시도해서?”매달 춘천의 주요 현안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는 ‘이슈칵테일’을 마치고 사담을 나누다, 현안을 제대로 파악해 독자들에게 분별력 있게 전하기 벅찰 만큼 쏟아져 나오는 이슈에 지친 기자가 웃음이 섞인 투정을 부리자 참석자들이 한 말이다. 직장인 누구나 할 법한 찰나의 투정이니 너무 나무라지 마시라.입장이 첨예하게
춘천시의 ‘세계태권도연맹본부(WT) 춘천 유치 이전 협약 동의안’이 진통 끝에 시의회를 통과하였다.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이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춘천시는 의회 동의안 심사 과정에서 운영비 등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 미흡,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상임위(기획행정위)는 춘천시 의무부담 내용 중 기존 계약 기간을 50년에서 30년으로 수정하고, 5년 단위 갱신협약을 행정절차를 통해 이행하는 내용으로 수정했으며, 춘천시의회는 10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동의안을 가결했다. 춘천시의 세계태
말복에 찾아온 태풍 카눈으로 잼버리를 둘러싼 소란은 잦아들었다. 10일 밤 늦게 수도권을 통과한 카눈은 11일 새벽 6시 평양 남동쪽에서 소멸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피해가 적어 다행이지만 강풍과 호우로 곳곳이 침수되고 무너졌다. 점점 길어지는 우기, 점점 뜨거워지는 대기, 점점 대형화되는 태풍…. 모두가 기후변화가 초래한 결과다.카눈이 갔으니 다시 말들의 성찬이 차려질 터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쟁점은 부실한 준비에 대한 문제였다. 수만 명의 지구촌 청소년들을 맞아 치르는 대규모 행사를 그렇게 어처구니없이 준비했다는 데 대해 실
오래간만에 전철을 탔다. 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중국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한국의 중학교에 입학한 딸은 벌써 대학 3학년이 되었고 대견하게도 혼자 자취 생활을 잘하고 있다. 요즘 학교 도서관에서 알바를 하면서 책에 관심이 많아졌는지 얼마 전 내 생일에는 책을 보내오기도 했다. 학교가 방학을 했는데 하고 싶은 일이 많다며 집으로 내려오지 않는 딸을 보기 위해 상담소에 휴가를 내고 남편과 함께 딸을 보러 가는 길이다. 주말이라 내려올 때 차가 막힐 것 같아 전철을 탔다. 남편은 오랜만에 만날 딸을 기대하며 휴대폰에서 맛집을 검색 중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생겼다. 학급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교사 개인의 문제로 책임이 전가되는 구조 속에서 외롭고 힘들었을 선생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온다. 7월 2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교육환경 조성 및 교사 교육권 보장을 위한 집회’가 열려 전국 교사 4만여 명이 참가했다. 고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며 열린 7월 22일 보신각 앞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전국교사집회’에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열린 두 번째 집회이다. 이 많은 교사가 거리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한 교사
춘천아!너는 오랜 침묵을 지켜왔다봉의산을 뒤로 두고신연강을 앞으로 하여오오 춘천아!너는 어떠한 사명을 띠고 생기었느냐? 《춘천사람들》 17면에 실린 시의 일부분이다. 1928년 1월 18일, 동아일보에 실렸다. 옆에는 신연강에 건설된 다리에 대한 기사이다. 1922년에 배다리인 신연교가 개통됐고, 1930년에는 신연강 철교가 준공되었다. 신연나루를 통해 서울로 오고 갔던 춘천사람들은 이제 다리를 건너면서 신속하게 근대화에 편입되었다. 기사를 흥미롭게 읽다가 ‘봉의산과 신연강은 나란히 춘천을 대표하는 두 상징이었다’는 기사에서 멈추었
[사례1] 춘천시의회가 행정감사 중 노트북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스티커’를 부착한 나유경 시의원에 대해서 7월 28일 춘천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비공개 표결 결과 찬성 13표, 반대 9표로 ‘경고’의 징계 수위로 대한 징계안을 원안 가결했다.[사례2] 석사동 주민자치회는 7월 28일 석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벌말공원 주차타워 건립 찬반에 대한 개표를 진행했다. 개표결과 투표에 참여한 주민 99명 중 찬성 55명(55.5%), 반대 36명(36.4%), 무효 8명(8.1%)으로 나타났다. 투표 대상자는 석사동 11~12
1945년 8월 6일, 불청객 ‘꼬마(Little Boy)’가 일본 히로시마를 강타했다. 3일 뒤에는 ‘뚱보(Fat Man)’가 나가사키를 폐허로 만들었다. 길이 3m, 지름 0.7m, 무게 4.5t의 ‘꼬마’는 히로시마 인구 약 35만 명의 40%를 죽거나 다치게 했고 도시의 67%를 폐허로 만들었다. 비슷한 길이에 지름이 두 배인 ‘뚱보’는 나가사키 전체 인구 약 24만 명의 30%를 살상하고 역시 도시의 40%를 폐허로 만들었다. 우라늄으로 만든 ‘꼬마’는 TNT 1만5천t, 플로토늄으로 만든 ‘뚱보’는 TNT 2만t에 해당하
내가 춘천에 가기로 했을 때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비교적 오랫동안 학생·교수·연구원의 신분이었다. 현재는 전국 단위의 연구를 수행하고 연구실은 서울에 있다. 하지만 나의 가장 활발한 학문적 탐구 시간은 밤이고, 나는 그 시간에 춘천의 우리 집 서재에서 보낸다.이미 말한 바와 같이 2005년 가을 처음 춘천에서 4개월 동안 머물 때 한국어를 배웠다. 당시에는 한림대 국제 기숙사에서 살았고, 친구들과 클럽이나 술집에 갈 때는 강원대 부근으로 갔다. 그 두 곳은 학생 생활에 대한 행복한 추억으로 가득 차 있다. 지금도 아내와
무언가에 몰입한다는 말, 가끔 사용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좋아하는 스포츠 활동을 하거나 게임을 할 때, 악기를 연주하거나 집중해서 무언가 만드는 일 같이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일에 몰두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때 이것을 집중했다거나 몰입했다고 표현하죠. 특히 이렇게 몰입하는 일 중에는 내가 잘하고, 좋아하고 자주 하고 싶은 일들도 있습니다. 그 일들을 즐길 때, 나도 내가 집중했는지도 모르게 집중했던 기분을 경험해본 적도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분을 몰입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몰입은 주로 개인이 흥미로운
요즘 왜 현장 취재 기사가 뜸하냐는 개인적인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맹꽁이 기사’나 ‘가시박 제거 기사’처럼 현장에 뛰어들어 취재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현장 취재 기사가 확연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변명하자면 이렇다. 우선은 어린이 신문을 담당하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춘천 내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을 소개하는 ‘어린이 핫플’ 코너 정도는 현장에 가서 살펴보지만 ‘우주’, ‘공룡’, ‘증기기관’ 따위를 설명하는 ‘어린이 위키’ 코너나 이솝우화를 각색해 소개하는 ‘생각넓히기’ 코너 등은 도서관이나 책
여름 휴가철을 맞아 코로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6월까지 하루 1만 명대에 머물다 7월 들어 연일 3만 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일 확진자가 가장 적었던 올해 3월 20일(3천924명)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9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강원도내 7월 첫째 주 일 평균 확진자도 567명으로 한 달 전 360명에 비해 57.5% 증가했다. 춘천시도 6월 한 달 동안 2천488명 확진됐고, 7월 1일부터 19일까지 20여일 동안의 확진자 수도 이미 2천502명에 달한다. 지난 16일 42명이던 확진자가 주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