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기엔 깊어서 보이지 않는 골짜기 입구에 맑고 투명한 계곡수가 풍부하다. 수량으로 보면 골짜기가 상당히 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입구가 협소하고 철조망으로 막혀 있어 그 깊이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여름 피서지로 많이 알려진 삼회동(삼한골)은 1980년경부터 북파공작원 훈련장이 만들어져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된 탓에 그 안쪽은 국방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송이를 채취하는 마을주민 10여명만 알 수 있을 뿐이었다.삼한골은 17세기경부터 발간된 지도에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원래의 지명은 삼회동(三檜洞)이다. 춘천지역 역사서 중 가장 권
17일 봄기운이 완연한 춘천시 임시 청사. 증명 서류 발급과 납세 등을 위해 시청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이 민원실 옆 작은 공터에서 멈춘다. ‘음악이 흐르는 공터 전시회’라는 현수막 옆에 전시된 20여점의 캘리그라피 작품이 이들 민원인의 시선을 붙잡았기 때문이다.‘무슨 꿈이든 괜찮아’ 등 캘리그라피 작가 이미화 씨의 작품은 건물 외벽 스피커를 통해 흐르는 차분한 분위기의 뉴에이지 음악과 미국의 아카펠라 보이그룹 웨스트 라이프의 ‘You raise me up’ 등 인기 있는 발라드 팝송에 싸여 봄날을 장식하는 ‘메시지의 향연’을 벌이는
타작을 끝냈으니 이제 ‘천사평’에 갈 일도 없으리라.그러나 오늘 이곳 천사평 소박한 텐트 속에서 아내가 플루트 연주에 빠져있는 동안, 난 지난 3년이 녹음된 밭고랑 소리를 조용히 들어본다. 농사를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퇴직 1년 전과 퇴직 후 2년이다. 그 전엔 임대를 주어 쌀 3가마를 받았는데, 퇴직 1년 전부터 농사를 직접 짓기로 했다. 외지에서 직장생활 하느라 직접 경작을 못했는데 퇴직 직전 고향으로 발령을 받아 가능했다. 기왕이면 나름 낭만적인 농사꾼이 되고 싶어 경지면적이 1,004평인 것을 기억창고에서 꺼내 그
헤매는 잉거스의 노래 예이츠나 개암나무 숲으로 갔네.머릿속에서 타는 불 있어나뭇가지 꺾어 껍질 벗기고,갈고리바늘에 딸기 꿰고 줄에 매달아,흰 나방 날개 짓하고나방 같은 별들 멀리서 반짝일 때,나는 냇물에 그 열매를 던져작은 은빛 송어 한 마리 낚았네.돌아와 그걸 마룻바닥에 놓고불을 피우러 갔지.그런데 뭔가 마룻바닥에서 바스락거렸고,누가 내 이름을 불렀네:송어는 사과 꽃을 머리에 단어렴풋이 빛나는 아씨가 되어내 이름을 부르곤 뛰어나가빛나는 공기 속으로 사라졌네.우묵한 땅 솟은 땅을 헤매느라고비록 나 늙었어도,그녀 간 곳을 찾아내어입
시원하게 방귀를 뀌어도 옆 사람이 전혀 듣지 못하고 지나갈 정도로 시끄러웠던 지난해 연말의 명동. [설악산 케이블카는 최순실과 함께 사라져라!]라는 패널을 들고 일인시위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어깨를 두드린다. “이거 드시고 하세요.” 지나가던 여고생이 어디서 사왔는지 박카스 두병을 내민다. “어이쿠, 고마워요”하며 마스크를 벗고 인사를 하는데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얼굴이다. 자세히 보니 지선생님의 따님이다. 얼굴이 홀쭉해져서 순간 몰라봤다. 매주 명동에 서 있게 된 지가 수개월이 넘어가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음료를 가져다 준 것은
깊은 산에 자리한 절의 법당에서 울리는 경쇠소리를 기억하시는가. 놋주발 모양의 이 법구(法具)는 사슴뿔로 쳐야 가장 고아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흐트러지려는 수도자의 마음을 한데 모아 맑게 울리는 그 소리! 소리의 끝에서 길게 끌리다가 순간 ‘탁’ 멎는 그 잔향.어쩐 일인지 동양도 아닌, 서양의 한 화가의 그림을 볼 때마다 나는 늘 마음의 뿌리까지 스며드는 이 경쇠소리의 여운을 느낀다. 암울하고 처참하고 각박했던 그의 삶, 그리고 못다 이룬 그의 소원을 위로라도 하듯이.펠릭스 누스바움(Felix Nusbaum). 유대인 화가. 19
붉은 색의 고기에 군데군데 눈이 내린 것 같이 퍼진 흰색 마블링, 식감 좋고 맛도 좋아 누구나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한우의 유혹. 이곳 우두동 춘천농민한우에서 5년 6개월째 일하고 있는 이정열(56) 부장을 만났다.그의 고향은 인천 강화도 옆에 있는 교동도다. 강원대에 입학하면서 처음 춘천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역사학도였지만 대학생활 내내 전통문화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사물놀이 동아리 ‘한마당’의 핵심으로 활동했다. 졸업 후에는 춘천사회문화연구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을 지속했고, 민족극단 ‘새날’을 창립해 활동하기도
한희민(54) 씨에게 강촌은 고향이고 추억이며 젊음이었다. 과거 대기업에 입사해 서울에서 10년 가까이 살았으나, 남부럽지 않은 도시생활을 뒤로하고 부모님과 함께 개인사업 및 문중 관련 작업을 위해 귀향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동네 문화와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아 조직한 ‘강촌문화마당’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강촌이 가지고 있는 기존 관광지 문화가 조금 더 품격 있는 전통적 재현을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시나 수필, 책 같은 강촌마을 고유의 유적들을 널리 알리고, 지켜나가고 싶단 것이다.그는 현재 강원대에서
한국 대통령의 탄핵소식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뉴스거리였다. 세계 곳곳에서 우익 성향의 대통령과 총리후보들이 선전하며 인종갈등의 우려가 가시화되고 평화인식에 대한 재정비가 절실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루어낸 민주주의 회복은 평화를 추구하는 세계인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최대 200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만들어낸 촛불 파도타기 장관과 다양한 예술이 함께한 축제의 장과도 같았던 집회의 시각적인 면모에 압도되었던 이들과, 폭력사태나 부상자도 없고 뒷정리마저 완벽했던 촛불집회의 선진성에 놀란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들을
토요일을 알차게 아동·청소년과 그 가족이 문화예술 소양을 함양하고 또래·가족 간 소통할 수 있는 여가문화를 조성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이 시작된다.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강원문화재단, 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도가 후원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하는 학교 밖 주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문화예술을 매개로 예술이 주는 상상, 놀이가 주는 즐거움이 피어나는 꿈의 아지트, 꿈다락을 소개한다.2017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더나은세상연구소 | 만/물/통 어린이 철학·놀이마당, 초3
한림대가 지난 14일 ‘2017 교내 스포츠리그’ 개회식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1일까지 9개월여 간의 2017 시즌에 들어갔다.올해는 축구, 농구, 야구, 배드민턴, 족구, 풋살 등 지난해보다 3개 종목이 늘어난 총 6개 종목에 재학생은 물론 교직원도 함께 참가한다. 지난해 한림대 스포츠 리그 누적 참여선수는 총 2천728명, 응원단수는 총 4천880여명을 기록했다.김애경 기자
한림대는 캠퍼스 라이프 활성화를 위해 지난 13일 일송기념도서관 광장에서 ‘2017 벌룬티어 페어(자원봉사 페어)’를 개최하고 재학생들의 아원 봉사기회 제공 및 지역사회 봉사 활성화를 도왔다.총 55개 사회복지기관 및 자원봉사자 모집 희망기관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봉사활동 안내 및 상담, 자원봉사자 모집, 현장 인턴·실습생 모집 등이 진행됐다. 참여기관들은 각 기관 특성에 맞는 홍보 프로그램과 체험 이벤트 등을 제공해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다.김애경 기자
지난 15일 강원대는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8천200㎡규모의 ‘글로벌경영관’을 개관했다.국비 포함 총 116억원이 투입돼 2013년 12월 착공돼 지난 1월 준공검사를 마친 신축 글로벌경영관은 11개실의 강의실과 49개실 교수 연구실, 컨퍼런스홀, 취업준비 전용공간인 잡카페와 행정공간 등이 입주를 완료했다.김애경 기자
청소년 봉사활동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중·고등학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왜 하는지 묻는 질문에 “봉사점수 받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10명 중 8~9명꼴로 압도적이었다. 청소년들에게 봉사활동은 단순히 점수를 얻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자율성을 상실한 봉사활동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지난해 학기 말에 봉사시간을 채우지 못한 학생들이 바쁘게 봉사 자리를 찾고 있을 때, 한 친구가 교실에 웬 종이 다섯 장을 들고 왔다. 봉사시간 4시간을 인정해 주는 확인
국립춘천박물관과 강원대 역사교육과가 지난 15일 학술·연구 교류협약을 체결했다.미래 역사교사를 꿈꾸는 대학생에게 박물관 소장품을 수업자료로 활용하는 실물기반 학습과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학습 및 이해증진을 위해서다.이번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지역 중·고등학생을 위한 체험교육 프로그램 공동연구 ▲예비 중등 역사교사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현장학습과 소장품 활용한 실물기반 학습 적극 협력 ▲박물관 운영 프로그램 학과 학생 적극 참여 유도 ▲기타 상호협력에 필요한 사항 등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한다.중점사업으로는 예비 중등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생명공학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됐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현재 존재하는 대다수의 직종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며, 또한 무수히 많은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다. 지금 중학교 2학년 학생이 25살의 나이로 취업에 대해 고민할 즈음에는 4차 산업혁명이 거의 완료될 것이며,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과는 완전히 별개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하지만 지금 교육은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가? 물론 우리 아이들의 현재의 삶을 보장해주는 것이 교육이지만,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생애 첫 도서관 북스타트일시 : 3.15.(수)부터 매주 수요일장소 : 춘천교육문화관 어린이자료실대상 : 춘천시 거주 4세 이하 영·유아와 가족프로그램 : 단계별 책꾸러미 배부, 책 읽어주는 방법, 그림책 읽어주기, 육아상담, 부모교육문의 : 258-2535내 손으로
겨우내 어수선한 나라 상황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새 없이 봄이 찾아오고 있다. 해마다 봄내길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평을 받고 있는 문화커뮤니티 ‘금토’가 올해 봄내길 걷기 프로그램을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금토’ 관계자는 “강, 숲, 꽃향기가 어우러지는 춘천의 길이 부르고 있다. 생명의 기운이 봄바람 가득 흐르는 봄내길이 기다리고 있다”고 올해 프로그램 시작을 알렸다.첫 행사는 새롭게 지정된 봄내길 7코스 ‘북한강 물새길’을 알리는 오프닝 이벤트로 옛 강촌역과 구 백양리역을 걷는 행사로, 축하공연과 경품추첨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춘천역사문화연구회(역문연)의 ‘역사문화시민강좌’가 개강을 앞두고 있다.역사를 중심으로 특색 있는 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역문연 시민강좌는 춘천시립도서관 인문학강좌와 함께 인기강좌로 자리 잡았다. 매회 50여명이상이 참여하며 무료로 운영되는 강좌는 매월 넷째 주 월요일 오후 7시 두 시간 동안 춘천문화원 2층 학이강의실에서 진행된다.올해 강좌의 특징은 춘천의병과 관련된 주제를 집중적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의암학회와 공동으로 춘천의병의 주요인물인 의암 유인석, 습재 이소응, 항와 유중악, 여성의병장 윤희순에
계간 ‘문화통신’, ‘봄내길 걷기여행’, ‘춘천인문학교’ 등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문화커뮤니티 ‘금토’가 올해 새롭게 인문학 강좌를 개설한다.3월부터 시작되는 강좌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삶의 문제를 성찰하고 토론하는 ‘춘천인문학교 포이에티케 2017’ 강좌로 21일에 ‘여행’를 주제로 문을 연다. 강좌를 준비하는 금토 관계자는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한 관심이 필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