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3주쯤 되었다. 신문이 만들어지는 일주일이 유독 빠르게 지나간다. 기자 일을 하기 전에는 금요일은 한 주의 마지막이라 마음이 이완됐는데, 이제는 신문편집 마감일이다 보니 가장 집중이 필요한 요일이 됐다. 아직 한 주의 일정 시간 분배가 익숙지 않다 보니 목요일과 금요일에 일감이 몰린다. 더불어 머릿속 문자가 글자로 출력되기까지의 부팅시간도 긴 초보 기자다. 아직은 쉽지 않은데 조금은 흥미롭다. 짧은 3주였지만 발걸음을 옮겼던 곳곳에서 누군가의 말을 듣고, 그 말에 담긴 생각을 전달받고, 예상외의 순간에서 좋은
8,655,600원. 검찰총장 월급이다. 각종 수당은 제외한 금액이다. 1년이면 1억 원이 훌쩍 넘는다. 400,000,000원.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한 달에 쓴 특수활동비다. 1년이면 50억 원에 가까운 돈이다. 중앙지검장 시절에는 2년 동안 40억 원 가까이 썼다. 구체적인 증빙자료는 없었다.뉴스타파가 베일을 벗긴 검찰총장 특활비의 규모와 사용방식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대통령이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내던 시절, 한 달 평균 특활비는 최소 10억 원이 넘었다. 이 중 절반 정도는 각 지검장에 뿌려주는 돈이고, 나머지 절반
춘천시보건소가 보관하던 몰수마약이 분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검찰이 진상조사에 나선 가운데 보건소가 지난 6월 15일 마약보관금고가 있는 창고를 재점검해 분실된 것으로 추정된 필로폰, 대마 등 5종 총 500g 몰수 마약을 찾았다고 한다. 무려 10억 원어치에 달하는 분량인데, 수량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받아쓰기 언론들은 이 사안에 대해 하나같이 마약 분실 소동이나 해프닝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리고 수량 이상이 없다는 것도 취재해 기자가 확인한 것이 아니라 보도자료를 옮긴 듯 하다. 자료 사진이 없으니 말
모나크 나비는 가을이 되면 캐나다 남부에서 멕시코까지 이동한다. 나비의 두 날개폭은 10㎝, 몸무게는 겨우 0.5g이다. 그 작은 몸으로 45만km를 이동한다. 수명이 짧은 나비의 이주는 보통 4세대에 걸쳐 이루어진다. 첫 세대가 알을 낳고, 알에서 시작하여 애벌레로 변신하고 결국에는 성인 나비가 되어 다시 알을 낳고 애벌레가 성인 나비가 되면 왔던 길을 되돌아 귀환한다. 나비가 그 먼길을 포기하지 않고 날아갈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생존할 유리한 환경을 찾아야 하는 유전적 법칙 때문일까?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아시아나 항공사의
강원도는 2023년 2월 14일 ‘신청사 건립부지 세부위치 확정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 373번지에 2028년 말까지 신청사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강원도청사 부지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는 고은리 지역을 선정했다.강원도청사 선정은 끝났다. 그러나 뒤끝은 시끄럽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아닌가?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최종 후보지 두 곳, 고은리와 우두동 지역에 대한 부지 마련 비용을 비교하고, 그것을 선정 평가에 고려했는가? 둘째,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춘천에서 나고 자라면서 다양한 변화를 보았다. 이번에 기사로 표현된 콧구멍다리(세월교)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어릴 적 한여름 밤 열대야를 피해 드라이브 겸 콧구멍다리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고, 몇몇 분들은 주변에서 물고기를 잡는 등 열대야를 피해 콧구멍다리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은 어린 시절에 보았음에도 정겹게 느껴졌었다. 그런 다리가 잦은 침수와 안전문제로 어느 순간부터 통행이 금지되었고, 새로운 다리가 생겨나고 있었다. 이미 준공된 지금의 소양7교가 그 다리이다. 항상 그 주변을 지나다니면서 왜 새로운 다리가 생겼는데도 콧
한때 줄임말이 유행일 때 평가와 반성의 줄임말 ‘평반’과 같은 말도 있었다. 대학의 동아리나 학과 단위에서 어떤 활동이나 행사를 한 뒤 모여서 하는 ‘평가와 반성’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로 많은 단체장과 의원들이 새 인물로 교체되었다. 성급한 언론은 취임 100일을 평가하기도 했다. 이제 그들이 취임한 지 1년이 되었으니 여기저기서 평가가 한창이다. 1년 전 선거에서 45.62%를 득표해 차점자와 0.78%P(1천49표) 차이로 당선되었던 육동한 춘천시장에 대한 평가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지난 4월에 이뤄진 도내
7월이면 나와 가족이 춘천에 이주한 지 딱 1년이 된다. 러시아인들은 1년을 하나의 주기로 생각하여 그 기념일에 글을 올리거나 간단한 파티를 하곤 한다. 이전에 기사를 통해 춘천에서의 생활 일부를 소개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좀 더 다루려고 한다.춘천은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아파트를 구하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우리는 이곳에 잘 적응하고 있다. 아내는 강원대 어학당에서 한 학기 동안 공부한 후, 강의 속도가 다소 빠르다고 느껴 다문화가족센터의 한국어 수업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2023년의 절반이 지난다. 화려한 봄날의 꽃들은 속절없이 지고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든 계절, 비에 젖은 아침 출근길이 유난히 비릿했다. 선동하는 사람들, 선동이 극에 달해 제풀에 분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 선동에 선동으로 맞불을 놓는 사람들….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인 사회적 감염병에 대한 개탄의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1961년 5월 16일 이후 1993년 2월 24일까지 30년 넘게 군복에 별을 단 사람들이 이 나라를 통치했다. 그 이후 30년 동안 별이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틀간의 통·번역 자원활동가 양성 교육이 끝났다. 자원활동가는 말 그대로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살다가 상담소에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자신의 역량을 나누는 일을 한다. 상담소에는 매번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찾아오므로 통역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원어민 통역사 자원이 드물어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 기수에는 총 17명의 자원활동가가 양성되었다. 이제 강원이주여성상담소는 이들 17명과 함께 ‘이주민의 권리를 가질 권리’를 꿈꾸게 되었다.‘권리를 가질 권리’는 이번 자원활동가 양성 교육의 주제이다. 유대인으로서 오랫동안 난민으로 살았던
지난 9일 한림대에서 ‘고려 지방 도시의 형성과 전개’라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중부고고학회와 한림대 한림고고학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였다.이 세미나는 그동안 국가기관이 주도하는 왕도 중심의 연구에서 소외된 중부지역 도시들 중 강릉(명주)·춘천(삭주)·하남(한주)·안성(죽주)을 대상으로 그동안의 발굴 조사 내용을 중심으로 도시의 형성 과정을 규명하려는 것이었다. 세미나에 앞서 한국 중세 고고학을 제창한 한신대 이남규 명예교수와 정요근 서울대 교수, 사또 아세이 일본 시가현립대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강릉에 대해서는 최영희 강릉
《춘천사람들》 373호(6월 12일 발행)를 펼치니 1면 헤드라인은 ‘춘천시의원 해외연수, 역시나 맹탕!”이라는 기사다. 사실보도에서 매우 잘 작성된 기사인데 해결책으로 제시된 ‘대시민보고회’ 개최에 대한 구체적 방안과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기사였다. 이 문제는 19면 박종일 기자의 ‘기자수첩’에서 적절한 지적과 함께 그 해결책으로 의원들이 해야 할 일과 잘못한 경우의 시정조치 사례 등을 잘 다루고 있어 크게 공감한다.지역사랑상품권문제를 다룬 3면에서는 가맹점 축소에 찬성하는 소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는 최근 유럽에서 도입된 개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경제의 역사는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철학과 원리의 차원에서 보면 사회적 경제라고 부를만한 운동과 조직의 역사는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사회적 경제의 범주에 속하는 협동조합의 경우는 일제강점기에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역사라고 이름 붙일 만하다고도 할 수 있다. 용어 이전에 시민 스스로가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경제와 같은 성격의 조직들을 이미 만든 것이다. 이제는 사회적 경제에 관한 유럽의 경험
1798년(정조 22년) 6월 5일, 정조는 경기도 화성부에 미곡 대신 메밀을 심으라고 하교했다.“메밀木麥이 대신 파종하기에 가장 알맞으니, 그것은 (메밀이) 맨 나중에 심고 맨 먼저 익기 때문이다 … 대체로 이른바 대신 파종한다는 것은 곧 수재水災나 한재旱災로 인하여 절서節序가 이미 지났는데 들에는 심지 못한 모가 많으나 밭에는 뿌릴 만한 종자가 없을 때 오만 곡식 중에서 반드시 뒤에 심고 먼저 익는 것을 가져다가 대신 파종하여 백성들의 식량을 유족하게 하는 것을 이른 말이다 … 흉년의 기근을 구제하는 공이 서쪽 지방의 토란이나
요즘 우리가 사는 춘천 신북읍에 별로 관심 두지 않을 것 같은 교량 하나를 존속시키느냐 철거해 없애느냐는 문제로 갈등을 빚은 적이 있었다. 지역 주민의 대부분은 존치하자고 하고, 춘천시 행정관계자들은 철거해야 한다는 갈등으로 대립하였었으나, 그 명분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철거로 결론 냈다고 한다. 지역 주민으로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이 다리의 이름은 2014년 8월 17일 KBS 최영철 기자가 개구멍받이 단어로 만든 말로, TV 화면에 洗越橋(세월교)로 표기해서 방송한 적이 있다. 그걸 그대로 명명화하고 있는데 정확한 이름이
나는 화가다. 어린 시절 막연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본격적으로 그림 배우기 시작했고 그 이후, 이 지역에 사는 선·후배 화가들과 작품활동을 같이 하는 등 인생의 반 이상을 그림과 함께 했다.그래서 《춘천사람들》을 펼칠 때면 미술과 관련된 기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번에 1면 기사는 춘천시의원들의 해외연수건에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온 후 출장보고서 분석 결과가 상식 수준에 불과한 내용들이 적지 않았다며 이에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연수 후 대시민 보고회가 필요하다는 기사이다. 그중 스위스 취리히 시립미술관의 성공적 건립과 운영을 직접
2008년 처음 개최돼 올해 16회째를 맞는 막국수닭갈비축제는 춘천을 대표하는 지역 먹거리 축제가 되었다. 닭갈비축제와 막국수축제가 통합되기 이전인 1996년부터 시작된 막국수 축제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그 역사가 30년 가까이 된다. 올해 2월에는 제11회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을 받기도 했다. 막국수닭갈비축제는 출발부터 막국수와 닭갈비 관련 업체 종사자들이 기획과 운영에 함께 참여하는 민간주도의 축제이다. 다른 많은 지역축제들이 꽃, 눈과 같은 자연과 특산품을 비롯한 관광상품을 주요 테마로 삼지만, 막국수닭갈비축제는 조리된 완성
지난 11일 거의 모든 언론이 628년 만에 강원도가 폐지되고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김진태 도지사는 한 언론에 보낸 특별기고에서 “이번 법 개정을 통해 확보한 권한을 발판으로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나아갈 것”이라면서 “관광도 산업화하고 농업도 산업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이 들어오고 사람이 넘쳐나고 우리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자유의 땅으로 만들 것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는 데 41년 걸렸다.” “철원의 농업진흥지역, 소위 절대농지
아들은 가끔 나에게 그의 친구들이 춘천으로 이사 오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 친구들이 우리 도시에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한참 동안 심사숙고해 본다. 우리 아들의 러시아 친구들이 춘천에서 살면 외국인으로서의 불편함을 겪을 것 같아서 그렇다. 5월 초에 우유를 사러 마트 가는 길에 작은 집회를 보았다. 집회에 모인 사람들 중 누군가 세계화에 대해 큰소리로 연설하고 있었다. 사실 이런 글로벌 춘천이라는 슬로건은 경제·스피치·음식 등 다양한 부문에서 자주 들은 것 같다.세계화의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다양
지역사랑상품권은 2017년부터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본격적으로 발행되었고, 2018년 정부가 전북 군산과 경남 거제의 지역화폐 발행금액을 10% 국비 지원하게 되면서 그 명칭도 ‘○○사랑상품권’으로 통일하였다. 지역화폐라고도 하나 법정 명칭은 지역사랑상품권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통상적으로 국비와 지방비 지원을 통해 10% 할인된 가격으로 지자체가 발행해 그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일종의 상품권이다. 올해는 관련 예산이 줄어들면서 여러 지자체는 상품권의 할인율을 낮추거나 발행 규모를 축소했다. 춘천사랑상품권도 그 전에 10%의 할인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