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지희준 씨가 기증한 사진으로, 1968년 5월 30일부터 이틀간 개최된 제3회 개나리문화제 가장행렬단의 시가행진 장면이다. 무개차에 의암댐과 칠층석탑 등의 모형을 실어 선보이고 있다. 중앙로로터리 일대에 있었던 전우사·소양전업사·광명사 등의 간판들이 눈에 보인다.‘개나리문화제’는 1966년 춘천시가 춘천시민의 활력 증진과 향토문화전통을 보존하고 진작하기 위해 기획한 시민축제였다. 이름은 1962년 춘천시 상징 꽃으로 제정된 개나리에서 따왔다. 1967년 의암댐 건설로 호반의 도시라는 닉네임을 얻은 춘천시는 1969년부터는

1931년 2월 21일 춘천에서 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의 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매일신보》 강원지국과 《동아일보》 춘천지국이 공동으로 춘천공회당에서 개최한 공연은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도 없이 대만원을 이루었다. 《매일신보》는 그해 2월 26일 기사에서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개회 정각 1시간 전에 벌써 사방에서 운집한 관중으로 인하여 그처럼 큰 공회당도 문자 그대로 입추의 여지 없이 메어버리어 그 후로 속속 몰려드는 관중은 아직도 문밖에서 물결치고 있었으나 부득이 만원으로 입장을 시키지 못한 수백 관중은 혹은 문을

춘천 최초의 상설극장은 1930년 10월 25일 낙성식을 한 춘천극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인 峯松勝利가 지은 것이었다. 이 극장은 해방 전후 화재로 소실되고 한국전쟁 이후인 1956년 조양동에 700석의 객석을 갖춘 춘천 최초의 현대식 극장이라고 할 수 있는 소양극장이 개관했다. 소양극장은 1987년 ‘피카디리극장’으로 이름을 바꿨다.소양극장이 최초라고 하지만, 춘천사람들은 대개 10년 뒤쯤인 1967년에 생긴 육림극장을 더 많이 기억한다. 육림극장은 중앙로터리에서 운교동로터리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홀로 우뚝 서서 최고의 현대식

1921년 3월 29일 밤 10시. 춘천면 사창리 매일신보사 춘천지국에서 실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큰불이 아니라서 소방수가 출동해 즉시 진화했다. 그런데 몇 시간 후 모든 사람이 깊이 잠들었을 시간에 인근 사창리 28번지 이○○ 집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야, 불이야” 하는 소리에 경관과 소방수가 부랴부랴 현장에 출동해 겨우 불을 끄고 원인을 조사했더니 황당하게도 근처에 사는 일본인 소방수 濱井和三郞(26)의 소행이었다. 매일신보사 화재 때문에 출동했다가 너무 금방 진화되자 심심해서 주먹만 한 솜뭉치에 석유를 묻혀 이웃

이 사진은 오일주 씨가 기증한 사진으로, 1995년 중도에서 소풍을 즐기는 초등학생들 모습이다.중도는 원래 육지에 이어져 있었으나, 1967년 완공된 의암댐으로 인해 호수가 형성되면서 섬이 됐다. 중도는 상류의 북한강과 소양강에서 흘러 내려온 토사가 쌓여 비옥한 충적지대를 형성해 예로부터 사람이 거주하기 좋은 인문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중도는 상중도와 하중도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중도는 한때 캠핑장 등을 갖춘 유원지로서 1990년대 이후 MBC 강변가요제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2011년부터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으로 인해

“송암리에는 춘천군 내에서는 첫손가락을 꼽는다는 대지주가 있으니 그는 지규문 씨이다. 일찍이 신남면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청년단 고문에 추천되었으며 명실이 모두 이 동네의 주인격이다. 구한국시대에는 궁내부 주사도 지냈고 오랫동안 서울 뚝섬에서 살다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송암리로 옮겨와서 대궐같이 굉장한 저택을 짓고 73호라는 대가족을 거느리고 가위 왕 노릇을 하는 모양이다.”《매일신보》 1930년 9월 5일 기사는 이처럼 일제강점기 춘천 제일의 지주로 송암리의 지규문을 꼽았다. 기사에서는 192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낙후했던 송암

이 사진은 한국전쟁 직후에 요선동과 옥천동에 형성된 장거리 풍경이다. 뒤로 봉의산 기슭이 살짝 보인다. 전쟁 직후 어렵던 시절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부산스레 오가는 모습에서 오히려 활기가 느껴진다.이 사진은 1950년대 한국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던 토마스 누조가 2010년 춘천시에 기증한 사진 116점 중 하나다. 토마스 누조는 1953년 뉴욕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한국으로 건너와 춘천 샘밭에서 공병대원으로 근무했다.전흥우 이사장

“작년 이래 관민 유지의 발기로 공사비 약 4천500원으로 착수한 춘천신사가 지난달에 준공하므로 7월 3일 낙성식을 집행하고 7월 7~8일 이틀에 걸쳐 임시대제 및 천궁제를 집행…”기사에서 보듯 춘천신사는 1919년 6월 준공해 그해 7월 3일 낙성식을 했다. 그보다 6년 전인 1913년 춘천에 사는 일본인이 봉의산 기슭에 ‘대신궁’이란 작은 사당을 지어 해마다 봄에 제전을 열었는데, 1915년 ‘신사사원규칙’이 발포되면서 이를 폐하고 약 1만3천 평 부지에 새로 지은 것이었다.신사를 짓기 위해 1918년 2월 15일 ‘춘천신사봉사

역시 허일영 씨가 춘천디지털기록관에 제공한 사진이다. 언제 찍었는지 시기를 알 수 없는 사진이지만, 춘천시민이라면 공지천 구름다리 위에 있던 팔각정 ‘호수의 집’을 기억할 것이다. 1975년 한 개인이 건축해 한때 호반의 도시 춘천의 상징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팔각정이 철거된 건 2002년 말. 팔각정 내 음식점에서 배출되는 오·폐수 등으로 환경정화 차원에서 철거가 최종 결정됐다.전흥우 이사장

1949년 3월 28일 오후 5시, 반민특위 강원도지부 조사부장인 김우종이 자신의 경호를 위해 채용한 호위경찰 김영택이 쏜 권총에 피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단순 오발로 알았지만, 이는 오발을 가장하고 치밀하게 계획된 저격이었다.3월 3일 호위 경찰로 채용된 김영택은 반민법 해당자인 장아무개 일당과 내통하며 반민특위가 곧 해산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반민특위 타도에 앞장설 것을 서약했다. 김영택은 4.5구경 권총을 수리하는 체하다 김우종에게 방아쇠를 당겼는데, 다행히 김우종은 경상에 그쳤다. 병상에서 김영택을 수상히 여긴

이 사진은 허일영 씨가 1980년에 촬영한 약사천 풍경이다. 하천이랄 것도 없이 물은 바닥을 거의 적실 정도인데, 콘크리트 옹벽 위에 걸친 일자 다리가 위태하다.콘크리트 옹벽으로 인해 풀 한 포기 볼 수 없는 냇가, 겨우 바닥을 적실 정도로 수량이 적은 냇물, 하천 양쪽으로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집들의 풍경이 삭막하고 스산하기만 하다.봉의산에서 시작해 도심을 관통해 공지천으로 이어진 약사천은 1984년 복개돼 그 위에 명동 일대의 노점상들을 모아 풍물시장을 세웠다. 약사동 풍물시장은 이후 2010년 말 온의동 현 위치로 이전할 때까

홍천지역이 주요 배경이지만, 이번에는 남궁억과 소위 기독교 공산주의 비밀결사로 불린 ‘십자가당’ 사건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1933년 11월 4일이었다. 홍천경찰서 소속 사복 경관 여러 명이 홍천 서면 모곡학교에 들이닥쳐 교장 남궁억과 교원들을 검거했다. 이후 경찰은 범위를 확대해 춘천과 인제·화천까지 검거망을 넓혀 청년들을 다수 압송했다. 검거된 사람은 교장 남궁억과 교원 남궁현·남궁경숙 외에 서면 모곡리 이기섭·김춘강·남궁은, 동모리 이봉균·조경제,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석산리 개량서당 교사 유진복, 홍천 서면교회 목사 유

이 사진은 박민일 씨가 제공한 것으로 2006년 간행된 《춘천의 어제와 오늘》에 실린 것이다. 봉의산 왼쪽 자락 밑으로 춘천의 도심이 펼쳐져 있다. 1920~1930년대 초 중앙로 로터리 일대 타원 안의 세모 모양 건물이 당시 춘천금융조합으로, 현재의 중소기업은행이 있는 곳이다.1918년 12월 강원도금융조합연합회가 설립됐고 1921년 7월에는 춘천금융조합이 설립됐다. 현재의 농협은행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강점기 금융조합에 맞닿아 있다.전흥우 이사장

“춘천을 길러낸 5대 은인의 공로!”《조선중앙일보》 1936년 7월 31일 3면 전면으로 기획된 에 대서특필된 제목이다. 기사는 이 다섯 사람이 그야말로 춘천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희생적 노력을 기울여 신연강교·소양강교·춘천고보·춘천고등여교 등 여러 굵직한 사업을 위해 열과 성을 다했다고 극찬했다. 기사에서 말한 5대 은인은 바로 일본인 山中友太郞·村上九八郞·久武常次 3인의 일본인과 최양호·지규문 2명의 조선인이었다.1928년 5월, 자본금 6천 원으로 춘천국자제조조합이 설립됐다. ‘국자麴子’는 ‘누룩’을 말한다.

도청 앞 도로 주변에 아무런 건물이 없어 황량하다. 강원도청은 1940년 화재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춘천 이궁 건물을 고쳐 쓰거나 늘려 쓰다가 1940년 2월 22일 화재로 완전히 소실되는 바람에 신축했는데, 신축 청사 또한 한국전쟁으로 파괴되어 1957년에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사진은 1957년에 다시 지은 강원도청의 모습으로, 2006년 간행된 《춘천의 어제와 오늘》에 실린 것이다. 도청 이전이 완료되면 가칭 ‘강원도근현대역사관’으로 거듭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전흥우 이사장

1926년 1월 10일, 혹한의 날씨에 춘천에서 군민대회가 개최됐다. 때아닌 도청 이전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당시에는 전국적으로 도청 이전문제로 시끌벅적했다. 이미 1924년 말 충남 공주번영회는 해주·청주·춘천에 전보를 보내 시민대회를 열고 대표를 선정해 12월 15일 안으로 경성 남대문 내에 있는 비전옥려관에 모여 총독부에 도청이전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진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춘천면장은 유지 수십 명을 소집해 남상학·황영신과 일본인 柿原諭吉·久武常次·河野元七 등 5명을 대표로 선정해 상경하게 했다는 기사(《조선일보 》

이 사진은 지희준 씨가 춘천디지털기록관에 기증한 것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1950년 4월 신동면 의암리에 있는 신연강 철교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이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신연교의 형태가 오롯이 남아있다.1930년에 개통된 신연교는 의암댐이 건설되면서 보강을 거듭하며 명맥을 유지하다가 1980년 6월 현재의 모습을 갖춘 다리가 건설됐다. 철교 너머로 삼악산이 보인다.전흥우 이사장

춘천아!너는 오랜 침묵을 지켜왔다봉의산을 뒤로 두고신연강을 앞으로 하여오오, 춘천아!너는 어떠한 사명을 띠고 생기었느냐?춘천아!조석으로 네 품에서 옴지락거리는6천여의 식구가 살길을 잃었나니이들을 구할 이 과연 누구냐?오오, 춘천아!너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춘천아!네 품에서 자라나는 젊은이들이2천에 가깝게 헤일 수 있건만그들은 신의 품을 떠난 지 오래였나니오오, 춘천아!너는 어떻게 힘들여 구하려는가?오오, 춘천아!꼭 내가 너에게 한 가지 원하는 바 있다자기의 의무를 잃은 젊은이에게모든 것을 건설한 그 많은 힘을 주라고오오, 춘천아

‘약사리 고개’를 제목으로 삼은 한 시인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그 고개를 넘어가면/ 옛날 대나무숲이었다는 동네가 있었다/ 시장 골목길 언덕 양옥집에 살던 내 옆자리 친구는/ 금빛 뚜껑이 반짝이는 파카 만년필을 갖고 다녔다/ … / 서울의 좋은 공고로 진학해 고향을 떠났다는 친구는/ 타향살이하다가 대바지강이 그립다고 돌아왔다/ 그때나 다름없이 반듯한 만년필 글씨를 잘 쓰던 친구와/ 중앙시장 안 순댓국 골목에서 막걸릿잔을 기울이며/ 언덕마루 빌딩 첨탑들을 올려다보며 말없이 웃기만 했다”약사리 고개는 2013년 여름, 중앙로와 남부로

《동아일보》 1924년 7월 8일 신문에는 당시 춘천면 약사리 186번지에 사는 서른세 살 먹은 김창식이라는 사람이 읍내 사창리 48번지에 사는 부잣집 아들인 열아홉 살 김교열이라는 청년을 꾀어 사기행각을 벌인 일이 소개돼 있다.김창식은 김교열이 똑똑하지 못한 점을 이용해 그해 5월 서울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데리고 가서 서울 낙원동 동명여관과 경운동 김금주라는 기생집을 전전하며 신남면 칠전리에 사는 40대 류제홍과 서울에 사는 그의 동생 류재근 형제와 공모해 수은동의 중국요리점 복해헌과 시외에 있는 절 영도사, 그리고 돈의동 열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