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은 사실상 6월 이후에나 가능

해빙기를 지나고 낮 기온이 높아지며 공지천의 오염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공지천의 하류인 근화동 신성미소지움 아파트 앞쪽과 춘천경찰서 앞 공지천 하류는 최근 들어 한 뼘 물속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탁도가 높아지고 부유물까지 떠다니며 악취를 풍겨 공지천 산책로를 찾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욱이 공지천을 따라 석사동에서 춘천경찰서에 이르는 구간에 열병합 공급관로 공사를 시행하면서 근화동 미소지음 아파트와 롯데캐슬아파트를 연결하는 교량 아래에 오탁 방지망을 설치함에 따라 물 흐름이 멈춰 이 구간의 오염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2014년 약사천 복원이 완료되면서 제기된 수질오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이라곤 사실상 임시방편일 뿐이라 공지천의 오염을 해결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비 오기 전에는 대책이 없다

춘천시 환경과 담당자는 시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가장 큰 문제는 봄이 되면서 기온이 올라가는데 비가 오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공지천의 수량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열병합 관로가 공지천을 따라 매설되면서 6월까지 진행되는 관로공사가 끝날 때까지는 사실상 대책이 없다고 했다. 다만 소양강 물을 끌어와 후하천(거두리)에 연결하는 공사가 끝나는 10월경이나 돼야 문제해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오·하수 유입 차단과
수량 늘리는 방안 찾아야

 
단기적으로는 의암댐 수위를 낮추는 것도 한 방법

<춘천사람들>이 공지천 오염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고자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한 바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수량의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는 데 춘천시와 인식을 같이 했다. 한림대학교 환경생명공학과 김동진 교수는 “공지천의 현재 상태는 녹조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온도가 상승하면 녹조가 발생하고 부유물들이 많아지게 될 것”이라며 “좀 더 진행되면 하천 바닥의 오염물이 썩어 가스가 발생해 어류가 폐사하게 되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며,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내의 오·하수 분류시설의 모니터링을 통해 오·하수 유입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고, 임시 저류지·유수지 등을 건설해 강우 시 빗물을 모아 공지천 수량을 늘려주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당장에는 “공지천의 수위를 낮추어 물의 흐름을 빠르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지난해 춘천시가 발표한 ‘의암댐 수위조절을 통한 공지천 하류의 물 흐름 개선방안’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해 10월 춘천시는 한수원과의 협의를 통해 갈수기 의암댐의 관리수위를 71.5m에서 0.8m 낮춘 70.70m로 운용하는 협의를 마쳤고, 이를 시행해 공지천 수위를 개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의암댐의 수위를 관리하는 부서에 확인한 결과 의암댐의 현재 수위는 71.10m로 춘천시와 협의한 70.70m보다 0.6m가 높아 공지천 하류의 물 흐름이 정체되는 데 이유가 있음이 확인됐다.
 
공지천 오염의 주범은 약사천?

춘천시가 약사천 준공 이후 약사천의 오염을 막기 위해 별도의 청소팀을 구성해 주기적으로 청소를 실시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원인 제거는 없이 임시방편으로 땜질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천 오염을 제거한다며 약사천을 청소하면서 그 오염물질을 하류인 공지천으로 흘려보내면 공지천의 오염도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을 모를 리 없으면서도 춘천시의 대책은 일관적이다. 현장을 방문해 약사천과 공지천이 합류하는 지점의 탁도를 확인한 결과 공지천 본류와 약사천 하류의 농도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약사천 하류는 공지천 본류에 비해 탁도가 훨씬 높고, 부유물질과 악취도 심했다.

춘천시가 공지천 오염문제에 대해 사실상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시내를 관통하는 공지천의 오염이 날로 심해지고, 이에 따라 악취와 오염에 시달리는 공지천 주변 시민들의 원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오동철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