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리 앞 소양강 심각…춘천시, ‘비 산란기 고압 물청소 하겠다’ 대책 내놔

날씨가 따듯해지며 소양강 물결 따라 새싹이 피어난다. 봄의 생동감을 알리는 푸르른 새싹들을 보면 새로운 희망이 솟구치기도 한다. 그러나 봄이 돼도 새순이 돋아나지 않는 나무들이 있다.

동면 장학리 하이테크 벤쳐타운 앞 소양강에 가운데 있는 몇 개의 작은 섬이 있다. 그 섬에 수년 전부터 민물가마우지가 집단으로 서식하며 소양강 안개와 더불어 사진작가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안개, 상고대와 함께 민물가마우지를 찍으려는 사진가들이 늘어나자 춘천시에서는 몇 년 전부터 벤처타운 앞에 조류전망대를 설치해 사진작가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철새였던 민물가마우지 수백 마리가 춘천을 떠나지 않고 텃새화 되면서 산란기에 작은 섬들을 뒤덮고 있다. 이 가마우지들의 배설물로 인해 섬의 나무들이 서서히 말라죽고 있다. 심각한 것은 그 범위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가 고사하면 새들이 다른 나무로 옮겨가 둥지를 트는 현상이 반복되기때문이다. 민물가마우지로 인해 환경문제를 겪는 곳은 춘천만이 아니다. 서울시 한강사업소는 밤섬에 같은 문제가 생기자 나무들의 고사를 막고 배설물로 인한 악취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고압살수기를 이용해 배설물 세척작업을 실시했다. 서울시 한강사업소에 문의한 결과 고압살수기를 이용해 청소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안을 찾기 어려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학리 하이테크 벤쳐타운 앞 수중 나무들이 고사되고 있다.

야생조류 연구가인 김동현 박사는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생태계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새들이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먹이는 어떤 것인지를 관찰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임시적으로 살수기를 이용해 나무를 세척하는 것이 방법일 수는 있지만 산란철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마우지의 산란기는 보통 4월~5월까지다.

또한 김 박사는 “춘천시가 모니터링을 통해 가마우지의 먹이를 관찰해 호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며 가마우지와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더해 김 박사는 춘천이 안개와 상고대 등 호수를 찾는 관광객이 많은 상황에서 가마우지 관찰 장소를 따로 만들어 주는 것도 방법이라며, 나무가 고사하지 않도록 인공나무를 설치하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의 진단에 따르면 소양강의 진객일 수 있는 가마우지를 춘천의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대책이 필요하며, 나무의 고사를 막을 수 있도록 산란기를 피해 물청소를 실시하는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춘천시 환경과에서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발표했다. 춘천시 환경과 길종욱 과장은 4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화기를 피해 5월 이후 물청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길 과장은 “현재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는 중으로 가마우지 생태환경에 영향이 없는 시점에 고압 물 청소법을 쓰면 버드나무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이며, 상고대 촬영지 복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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