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친절함과 가격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혹시 점원이 아무런 설명 없이 불친절한 가게에서 물건을 즐겨 사는가?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물론 물건 값이 정말 싸다면 다 떠나서 싸게 사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일 것이다. 약국 또한 마찬가지다. 돈 100~200원 아끼려고 발품을 팔아가며 찾아낸 싸게 파는 약국, 이런 약국은 한결같이 퉁명스럽고 아무런 설명이 없기 마련이다. 주위를 잘 둘러보면 비록 가격은 조금 비쌀지언정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잊지 않는 실력 있는 약국들이 많다.

둘째, 왜 조제약에 설명을 안 해주지?

우리 주위에는 규모가 크던 작던 항상 친절한 설명을 아끼지 않는 실력 있는 약국들이 분명히 있다. 불친절하고 실력도 없는 약국을 계속 다니면 결국 그런 약국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약국에서는 친절하게 설명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빠른 시간에 많은 환자를 받기만 하면 돈이 되는데, 굳이 입 아프게 시간 들여가며 설명하는 건 오히려 돈만 까먹는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약국들을 도태시키려면 두 번 다시 방문하지 않으면 된다.

셋째, “어라! 약사 맞아?”

약국에 갔더니 가운이나 명찰도 없는 평상복 차림의 사람이 약을 건네준다. 게다가 조제실안쪽에도 역시 같은 복장의 사람이 약을 조제하고 있다. 이처럼 간혹 비약사의 조제 및 판매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약국들을 보게 된다. 불법인 줄은 알지만 귀찮으니 그냥 넘어가는 게 좋을까? 그럴 때는 관할 보건소나 경찰서에 신고를 하는 것이 올바른 대처방법이다. 시민들 스스로 깨어나 불법행위를 고발하는 것이 우리나라를 정말 좋은 나라로 바꾸는 초석이다.

넷째, “왜, 내 약은 빨리 안 주는 거야!”

아마 약국에서 차례를 한참 기다리느라 언짢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왜 내 약은 이렇게 안 나와?”라고 항의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약사와 한참 상담을 하고 있는데, 내 다음 환자가 “왜 내약 안 줘요?” 하는 바람에 하던 말도 도중에 중단하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약을 빨리 받겠다고 서두르게 되면 결국 내가 듣게 될 설명까지도 짧아지게 된다. 내가 앞사람이 설명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듯, 내 뒷사람도 자신의 약을 빨리 받기 위해 내가 들어야 할 설명을 방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단골약국에 갔더니 같은 약이 없다고 대체조제를 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일까? 무언가 찜찜한 마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내복약만 4만여 가지가 훌쩍 넘는다. 이 모두가 다른 약은 아니다. 똑같은 약을 여러 회사에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실제로 사용하는 약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의사들은 회사명까지 선택해서 처방을 하니 병원마다 똑같은 약을 서로 달리 처방하게 돼버렸다. 그러니 약사가 대체조제를 한다는 말에 아무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물론 조제약을 받을 때 친절한 설명도 받아야 할 것이다.

성소민 시민기자(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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