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꽃 피어 봄소식 시작되면
개나리 진달래 앞 다투어 여기저기서 터져도
목련꽃 한가득 풍성하게 핀 나무 한그루가
온 동네를 환하게 한다.
버선코 같은 새순이 순백의 꽃잎으로 치맛자락 펼쳐주면
양희은 씨가 불렀던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이란
가락이 절로 나오고 책 들고 벤치에라도 앉아봐야 할 것 같다.
봄바람 살랑이고 햇살 좋아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탓에
겨울눈처럼 껍질에 쌓여있던 꽃잎 터지듯이
묵어서 삭은 줄 알았던 춘정이라도 생겨나는 것 같다.
피천득 님의 인연에서 평생에 잊지 못할 순간의 아사코는
목련꽃 같은 여인이었다.
목련꽃은 그런 꽃인가 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살살이 풀어주니
사랑하고 싶고 그리운 것들이 샘솟는다.
오늘은 목련꽃 아래를 우아하게 걸어보자.
그 옛날의 고왔던 마음을 꺼내들고…

 

 

김예진 (자수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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