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 절에서 주지 스님의 아침 예불 목탁소리 보다 먼저 목탁을 두드리고 가는 새가 있다. 그 새는 바로 딱다구리(Dryocopus martius) 종류다. 그래서 딱다구리를 탁목(啄木)이라 부른다. 까막딱다구리는 온 몸이 검기 때문에 오탁목(烏啄木)이라 부른다.

까막딱다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고목이 무성한 평지에서 고산지대에 이르기까지 울창한 산림에 널리 서식하지만, 개체수가 매우 적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Ⅱ급이며 천연기념물 제242호로 보호되는 텃새다.

 

수컷의 몸 전체는 광택이 있는 검은색이며, 이마에서 머리꼭대기를 지나 뒷머리까지 붉은색의 큰 반점이 있고, 등과 얼굴에는 청색의 광택이 있지만 배는 광택이 없이 약간 회백색을 띠고 있다. 암컷은 수컷과 외형은 비슷하나 머리꼭대기에 적색의 붉은 점이 없고 뒷머리에만 붉은색의 반점이 있는 것이 수컷과 구별된다. 부리는 회백색이고 다리는 회색, 홍채는(눈동자) 노란색이다.

수컷은 몇 개의 나무에 작은 구멍을 파고 암컷을 유혹한다. 암컷은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구멍을 고른다. 암수가 함께 출입구멍을 넓혀 번식둥지를 완성한다. 이렇게 결정된 둥지는 뱀이나 들쥐, 족제비 등 천적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는 장소며, 비와 눈, 직사광선을 피하기에 좋은 장소다. 또한 암수 각자 다른 잠자리 둥지를 이용한다.

번식 둥우리는 지상에서 4~25m 높이의 나무줄기에 암수가 공동으로 8~17일에 걸쳐 구멍을 직접 파서 만드는데, 산좌(알자리)에는 둥지 재료가 없다. 4~6월에 순백색에 무늬가 없는 알을 3~6개(보통 4~5개)를 낳는다. 포란기간은 14~16일이다. 나무를 두드릴 때는 둔탁한 소리로 “뚜루루루룩”, “뚜루루룩” 하고 산이 울릴 정도로 요란한 소리를 내는데, 이런 소리를 조류생태학에서는 ‘drumming’이라 한다. 주로 번식기에 소리를 내고 나무를 나선형으로 기어 올라가다 멈추고는 “끼이이읍”, “끼이이읍” 하고 울기도 한다.

먹이는 나무줄기를 부리로 두들겨 진동으로 벌레의 유충이 있고 없음을 확인한 뒤 긴 혀가 화살촉 모양으로 생겨 먹이를 잡는데 유리하게 발달되었고 구멍을 파서 곤충의 유충을 잡아먹으며 딱정벌레목, 벌목 쌍시목의 유충을 먹으며 간혹 식물의 열매도 먹는다.

춘천 등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번식이 확인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는 중국, 유럽, 만주 등에 서식한다.

 

 

 

조성원 (강원생태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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