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을 말하다3] 교실 밖 세상에서 더불어 사는 참삶
[대안교육을 말하다3] 교실 밖 세상에서 더불어 사는 참삶
  • 홍지훈
  • 승인 2016.04.21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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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플라나리아라는 것을 아나요?”

“네~몸이 잘려도 재생되는 생물 아니에요?”

“맞아요. 오늘 과학시간에는 플라나리아를 채집하러 계곡 탐방을 갑시다!”

춘천전인학교의 초등과정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페트리 접시(샬레) 위에서나 볼 법한 플라나리아를 직접 채집하러 나간다니! 이렇듯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진행하는 수업들이 춘천전인학교에서는 흔한 일이다. 진정 의미 있는 배움이란 교실 밖을 나가 오감으로 체험하고 마음으로 느끼고 성찰하는데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수업은 플라나리아 채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채집을 하며 플라나리아가 살고 있는 계곡의 생태적 특징에 대해서도 직접 보고 느낀 뒤 플라나리아의 재생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 후에는 최신 과학의 이슈가 되고 있는 줄기세포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이를 통해 교사는 아이들의 의미 있는 체험을 지식으로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학교 앞에는 팔미천이라는 작은 하천이 흐른다. 아이들이 종종 족대와 뜰채를 들고 나가 물놀이를 하는 곳이다. 물놀이 도중 그곳에 살고 있는 각종 갈겨니, 모래무지, 장구애비 등 수서곤충들을 발견하면 어항에 잠시 넣어둔다. 놀이처럼 신나게 채집한 수서생물들을 자세히 관찰하며 세밀화를 그리기도 하고, 또한 다년간 기록한 모니터링 자료들을 모아 올해는 ‘팔미천 수서생태지도’를 제작해 지역하천지킴이 역할까지 했다.

또 학생들은 저마다 ‘1평 텃밭’을 가꾼다. 학생들은 매달 셋째 주 양평에서 열리는 문호리 리버마켓이라는 플리마켓(벼룩시장)에 참여한다. 그곳에서 ‘봄내가득by춘천전인학교’라는 셀러(판매자)로서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닭갈비에 들어가는 각종 채소는 가능한 아이들이 직접 경작하는 1평 텃밭에서 얻는다. 직접 재배한 채소로 요리해서 판매하고, 그 수익을 합리적으로 배분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아이들 스스로 함께 토론하며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하는 경제 프로젝트 수업이다.

생태수업과 시장경제수업 외에도 중등과정의 아이들은 ‘제주도 자전거 일주’ ‘몽골 식림활동’과 같은 각종 아웃도어와 여행수업을 통해 사춘기 시절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고 넓은 세상을 오감으로 체험하며 지구시민으로서 시야를 넓힌다. 이러한 프로젝트 수업으로 아이들은 자기주도성과 관계성을 키운다.

최근 교육부는 인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부모들 또한 교실이라는 철창에 갇혀 교과서와 씨름하며 무한경쟁의 입시지옥 속에서 의미 없는 지식만 주입당한 채 시들어가는 아이들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우려하고 있었을 것이다.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다. 대안교육은 이미 대안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 진정한 배움이란 교실이라는 장벽을 넘어 세상과 더불어 소통하는 의미 있는 경험 속에 있다. 교실 밖 세상을 마음껏 누비며 열려있는 오감과 뜨거운 마음을 느끼는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해 나간다. 그것이 인성교육이다. 답은 이미 있다. 단지 기존의 교육체제에 대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들의 용기 있는 참여와 실천이 필요할 뿐이다.

홍지훈(춘천전인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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