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여론조사 업체가 아닐까? 선거 결과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여소야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들은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정도로 잘못된 결과를 양산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거의 맞지 않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공표기간 마지막 날에 발표된 여론조사 또한 실제 결과와 거리가 멀었다. 이런 이유로 여론조사 무용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여론조사는 계속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여론조사의 문제로 집 전화 여론조사의 한계와 낮은 응답률, 응답자의 편중을 지적한다. 전업주부, 사무직 여사원, 노년층 등 활동이 적은 사람들이 응답할 가능성이 높은 현행 여론조사는 여론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행 여론조사는 표심을 왜곡하는 독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유독 오차가 심한 춘천지역 여론조사

이번 선거에서 춘천지역 여론조사 결과 또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가 야당후보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다. <춘천사람들>은 이미 지난 제19호에서 ‘선거여론조사,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를 통해서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번 20대 총선 방송3사 여론조사도 오차범위를 한참 벋어나 여론조사가 여론을 담아내기는커녕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원도 내에서 춘천선거구의 여론조사 결과가 가장 큰 오차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역대 선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야권의 득표결과는 여론조사보다 대체로 10%p 이상 높게 나타났다.

도내 방송사인 G1강원민방·KBS·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26~28일 사흘간 500명을 조사한 여론조사는 ‘김진태 49.3% vs 허영 21.8%’로 오차범위는 ±4.4%p였다. 허영 후보는 이보다 두 배가 넘는 45.9%를 득표했다. 오차가 24.1%p에 달한다. 또 다른 여론조사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3월 3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김진태 후보는 51.1%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24.8%에 그친 허영 후보를 크게 앞섰다고 발표돼 실제결과와 21.1%p의 오차를 드러냈다.

여론조사 보도 마감일인 선거 1주일 전 여론조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강원일보· KBS춘천· 춘천MBC·G1강원민방이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4월 7일 발표된 여론조사는 ‘김진태 후보 50.4% vs 허영 후보 28.1%’로 실제 결과와 17.7%p의 차이를 나타냈다.

춘천지역 여론조사는 유독 도내 다른 지역의 여론조사보다 그 오차가 크게 나타났다. 20대 총선 예비 선거기간부터 여론조사 공표 마감일인 4월 7일까지 발표된 2번의 도내 방송3사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특히 야당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실제 득표율보다 차이 많아

4월 7일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결과를 비교해보면 원주 등 다른 지역은 큰 차이가 없는 데 비해 유독 춘천과 속초·고성·양양, 홍천·철원·화천·양양·인제의 여론조사에 오차가 많다. 더욱 문제인 건 당선자는 오차가 크지 않은데 야당후보는 적게는 16.5%p, 많게는 20%p까지 낮다는 점이다.

2010년 이후 세 번의 도지사 선거와 두 번의 총선에서도 비슷했다. 이미 여론조사 무용론이 상당히 많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여론조사가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민심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통한 유권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후보자의 호감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0대 총선은 끝났지만 내년에 대통령선거가 있고 2년 뒤에는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있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더 이상 제기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총선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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