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는 체제 모순의 집약…교육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 필요

지난 21일 강원도교육연구원에서 열린 2016 강원교육포럼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2주기을 맞아 4·16 이후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는 교육포럼이 지난 21일 강원도교육연구원(원장 심규장)에서 개최됐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여러 교육구성원들과 함께 ‘4·16 이후 우리교육에 묻고 답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세월호 참사가 우리 교육계에 던진 문제를 교육구성원이 함께 성찰하고 토론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경기도교육연구원 이수광 교육연구부장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체제모순이 집약된 최악의 사고”라고 규정하면서, “희생자 중 학생들이 절대 다수라는 점에서 특히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과 이를 따르던 학생들의 비극적 희생이라는 점에서 교육문제를 전면적으로 되짚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기존의 경직된 교육체제를 벗어나 학생의 다양한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유연한 교육체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혁신교육의 심화 ▲학교와 마을의 연계 강화 ▲교육주체 참여역량 제고 ▲새로운 교육인식환경 조성을 제안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지정토론에서 참가자들은 학교교육의 변화 필요성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춘천고 윤민수 학생은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하고, 자신의 의견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교육에 익숙해져 있다”면서 “우리나라 교육이 상황을 능동적으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기르는 교육, 즉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영숙 학부모(상지대관령고)는 “성적지상주의, 학벌주의를 극복하고 학생 스스로 주체가 될 수 있는 가정과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정과 학교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소영 교사(강릉 중앙초)는 “2주기에는 부디 우리 모두 ‘진실’을 마주하고 기억하고 행동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어쩔 수 없다고 여겼던 관행과 제도, 문화, 업무,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돌아보고 바꾸는 실천이 어른으로서 4·16을 기억하는 방법”이라며 학교현장의 실천적 변화를 호소했다.

강원도교육청 한길수 장학사는 “우리 교육은 이제 공공의 정의를 배움의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민주적 학교문화의 뿌리를 바로잡고 배려와 협력의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자신의 주인으로 사는 삶과 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원도교육연구원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교육구성원들의 열기 속에 두 시간 넘게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직면한 총체적 모순이 집약된 사고라는 점에 대체로 고개를 끄덕였다. 4·16 참사에 대한 자성을 통해 우리 교육의 근본적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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