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를 춘천의 명소로! 추진을 위한 시민대토론회 열려

춘천 의암호에 봉황대(鳳凰臺)가 있다.

지난 20일 강남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강남동주민자취위원회(위원장 성기룡)와 (사)춘천역사문화연구회(상임대표 정재억)는 ‘봉황대 명소화 추진을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해 춘천 의암호의 봉황대를 소개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지은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라는 시에 등장하는 중국의 봉황대와 같은 명소가 춘천에도 있다는 것이다.(금릉은 지금의 중국남경을 말한다.) 1647년 춘천부사 엄황이 지은 춘주지에는 봉황대와 관련해 이태백의 옛 시 “삼산은 푸른 하늘 밖에서 반쯤 솟아있고, 두강을 백로주가 가운데서 나누었구나”를 인용해 “어찌 천년 뒤에 우연히 합치돼 시인과 묵객들의 무한한 흥취를 일으킨 것 아니겠는가?” 라며 봉황대를 지칭하고 있다.

강남동 중도뱃터 옆에 우뚝 솟아있는 봉황대는 백사 이항복, 상촌 신흠, 청음 김상헌 등 수많은 문인들의 글뿐만 아니라 여지도서 춘천읍지, 관동읍지, 조선환여승람 등 많은 지리지에 등장하는 명소로 알려져 온 사살도 이날 토론회에서 밝혀졌다.

봉황대 명소화로 춘천 관광 콘텐츠의 다양성 제시

이날 토론회 첫 발제를 맡은 강원한문고전연구소 권혁진 박사는 옛 문헌들을 인용해 “춘천의 봉황대가 중도뱃터 옆 봉우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봉황대와 관련된 지리지와 문인들의 시, 기행문 등을 공개했다. 권 박사는 봉황대가 춘천팔경의 하나로서 뛰어난 경치뿐 아니라 ‘작품 창작공간’으로서 문화사적 의미가 높은 곳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한림고고학연구소 심재연 박사는 봉황대 주변에 대한 고고학적 조사를 근거로 “봉황대 주변은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살아온 땅으로 청동기·철기유적이 존재하며, 봉황대의 위치적 특징으로 보아 봉황대가 선사인들에게 중요한 공간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연 박사는 “특히 봉황대 정상부 민묘 옆에 있는 커다란 자연석이 고인돌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봉황대의 고인돌이 제사유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춘천문화원 허준구 사무국장은 봉황과 관련된 춘천의 지명들과 조선시대 춘천관아의 건물들에 봉황과 관련된 이름이 지어진 사례를 열거하며 “춘천이 평화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평가하며, ‘봉황대 명소화사업’은 춘천 관광 콘텐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민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있는 관광코스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봉황대명소화추진위원회 이찬기 위원장은 강남동 주민들로부터 제안 받은 ‘춘천시민의 목소리’라는 문건을 통해 봉황대 명소화 사업을 위해 표지석과 접근로 개선, 상징물 설치, 가칭 봉황정 건립, 꽃길 조성 등 주변미화작업을 통해 명소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강남동주민자치위원이자 강원대학교 명예교수인 이찬기 봉황대명소화추진위원장의 지난해 8월 제안에서 비롯됐다. 이 위원장은 당시 춘천시립도서관(관장 윤광일)이 2015년에 발행한 《춘천의 문자향》에 소개된 봉황대를 보고 강남동의 명소로 지정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봉황대명소화추진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몇 차례 준비모임을 거쳐 이날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봉황대명소화추진위원회’는 강남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과 춘천문화원, 그리고 (사)춘천역사문화연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춘천시의회 김주열 의원이 지원을 하고 있다.

새로운 주민자치, 민관협치의 사례

이날 토론회를 마치고 마련된 만찬에서 성기룡 강남동주민자취원장은 “이번 봉황대명소화사업은 주민자치가 정착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민관협치의 모범사례로 자리 잡도록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 함께한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정재억 상임대표도 “춘천의 문화공간이며 역사유산인 봉황대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가 20년을 넘었지만 아직 민관협치의 사례가 별로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지역의 명소를 찾아내고 주민들의 의지를 모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진정한 주민자치시대의 모범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하다. 강남동 주민자취위원회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지역의 역사단체와 문화원이 함께 추진하는 봉황대명소화사업이 춘천의 새로운 주민자치의 선례가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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