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투쟁의 날이 있다. “기계를 멈춰라. 노동시간을 단축하라.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5월 1일, 전세계 노동자들은 함께 외치며 노동절을 맞이한다. 126년 전 미국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단축투쟁을 기억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노동절에 파업을 하고 거리로 나와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에 나선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노동절이지만 그것을 맞이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이 모두 같지는 않을 것이다.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만큼 결연함도 다를 것이다. 다만, 노동절은 그 자체만으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부를 것이며, 위대한 총파업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해 민주노총의 주요 요구와 과제는 박근혜 정권이 줄기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악을 막아내는 것, 최저임금 1만원을 쟁취하는 것,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 재벌을 개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17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노동절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박근혜 정권 3년간 추진되고 있는 노동정책은 일관되게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은 일반해고제를 통해 해고를 일상화한다. 성과퇴출제를 통해 노동자간 극한 경쟁을 부추긴다. 공무원노조에 이어 전교조마저 법외노조로 만들었다. 최저임금은 쥐꼬리만큼 올리면서 재벌의 이윤과 곳간에 쌓아 둔 사내유보금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하고 있다. 쉬운 구조조정을 통해 자본의 책임은 면제해 주고, 현장에서 쫓겨 난 노동자들은 항의조차 못하게 만들고 있다. 한 마디로 ‘자본천국·노동지옥’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에 올 노동절은 박근혜 정권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한 곳으로 모아 노동개악을 막아내야 하는 과제가 민주노총 앞에 놓여 있다. 올 노동절 대회는 그 어느 해보다 노동절 정신을 계승하여 총파업과 총단결의 기치를 높이 올려야 할 것이다.

또한 올 노동절에는 자본의 착취와 수탈에 맞서 전국 방방골골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쟁을 기억해야 한다. 자본의 민주노조 파괴공작에 맞서 싸우다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유성기업의 민주노조 파괴는 현대자동차가 진두지휘했다. 서울시청 앞 고공광고판에는 두 명의 노동자가 340일 넘게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의 요구는 불법파견 현행범 정몽구를 구속하라는 것이다. 동양시멘트 노동자들은 불법위장도급에 맞서 600일 넘는 투쟁을 벌여 나가고 있다. 서울 노숙투쟁도 250일이 넘었다. 이들의 요구는 정부도 인정한 정규직 전환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대만 먹튀자본의 횡포에 맞서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이천의 하이디스 노동자들,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투쟁 중인 구미의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 회사의 부당인사와 민주노조 무력화에 맞서 투쟁 중인 남산타워 및 세종호텔 노동자들… 사회보장정보원의 투쟁은 1천300일, 콜트콜택 노동자들의 투쟁은 3천400일을 넘어섰다.

이들에게 세계노동절 126주년은 수많은 투쟁의 날들 중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이 거리에서 투쟁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자본의 탐욕에 있다. 그리고 정권의 일방적인 자본 편들기에 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거리의 싸움꾼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함께 살자는 것이다. 올 5월 1일 노동절만이라도 많은 시민들이 이들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 5월 1일, 이들은 노래를 부를 것이다. 전 세계 노동자들이 함께 부르는 노동절 노래를. “깨어라! 노동자의 군대, 굴레를 벗어 던져라! 정의는 분화구의 불길처럼 힘차게 타온다…”

조한경 (민주노총강원본부 사무처장)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