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달을 시작하는 어린이날이 있는 5월 3일첫 주에 발행되는 <춘천사람들> 26호에는 하나의 쟁점으로 연관될 네 가지 서로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다.

첫 번째 그림은 1면 전면을 차지하다시피 한 어린이들의 해맑은 모습이다. 3면에 자세히 실은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안내할 뜻도 있지만 무엇보다 26호 신문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소식이라는 메시를 담고 있는 내용이다.

26호에는 이밖에도 다양한 어린이날 행사 관련 소식을 담고 있다. 신문이 많이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춘천 시내에는 학교, 자치단체, 시민들이 개최하는 행사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신문에 다루지 못한 소식이 더 많이 있을 정도다. 매년 되풀이하여 맞고 있지만 어린이날을 잔치로 만들려는 어른들의 노력은 올해도 여전히 식지 않았다. 아마도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 그림은 5월을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없다는 엄마들의 솔직한 수다다. 어린이날 행사 관련 기사와는 다른 면에 실린 이 기사에는 수입은 일정한데 지출은 어린이다, 어버이다 해서 확 늘어나기 때문에 5월이 힘든 달이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 다른 그림이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해오고 있는 강원도 학교 비정규직 노조 집행부를 만나 그 자세한 사연을 들어본 인터뷰 기사다.
교육부가 정한 13개 직종에 대해서만 급여와 복리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교육청의 협상안을 노조가 32개 전 직종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고 함으로써 농성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교무행정사, 조리원, 전산실무원 등 학교에 근무는 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로 차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 또 하나의 차별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 노조가 강원도교육청의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라 했다. 다른 면에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노동절 126주년을 맞아 쓴 민주노총 사무처장의 칼럼은 이와 다르지 않은 노동현실이 한국 내 여러 기업에 있다고 했다.

마지막 그림은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와 춘천시의 지원을 다룬 내용이다. 정부가 청년창업과 경기회복을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설치해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지원사업에 춘천시가 제출한 ‘육림고개 청년창업지원사업’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이다. 춘천시는 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국고에 대한 대응자금을 지원함은 물론 청년창업지원단을 만들어 건물주들로부터 이들의 권리를 법적, 제도적으로 보호해주려 한다는 상황이 소개되고 있다.

이런 그림이 하나의 지점에서 교차되면서 생기는 쟁점은 ‘어린이와 그들의 미래’다. 어린이날을 맞아 해맑게 웃고 있는 어린이들의 표정과는 다른 세 가지 그림이 대한민국의 어버이들이 어린이날을 맞아 진정 해줘야 할 일이 어린이날 행사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춘천시의 청년창업지원단을 만든 이유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어린이들이 미래에 겪을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에 어버이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어린이들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겪게 될 현재의 노동현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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