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또는 장군하면 기골이 장대한 모습이나 화려하고 튼튼한 갑옷을 걸친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장수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곤충 중에 대표적인 것은 장수하늘소와 장수풍뎅이다.
장수하늘소는 원래 중부지역에서 서식했는데, 이제는 광릉숲에서만 제한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예전에는 추곡약수터 부근에서도 서식이 확인된 적이 있으나 이제는 서식지 표지석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수하늘소 애벌레가 서식하는 나무는 서어나무인데, 서어나무 서식지가 점차 사라지면서 장수하늘소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 것이다. 곤충 중에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218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장수풍뎅이

장수하늘소보다는 위용이 조금 떨어져 보이는 장수풍뎅이 또한 무리 중에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몸집도 크지만 수컷이 갖고 있는 뿔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요즘에는 애완곤충으로 인기가 많은데, 예전에는 서식지를 찾아 가야만 볼 수 있는 곤충이었다. 한여름 신갈나무나 상수리나무에서 나오는 시큼하고 달콤한 수액이 흐르는 나무줄기 부근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었다. 강원도에서는 성충을 만나기는 정말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기후변화 때문인지 춘천 인근에서 애벌레를 목격할 수 있어 앞으로는 춘천 지역에서도 늠름한 자태의 장수풍뎅이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장수하늘소 앞컷

장수하늘소는 하늘소과에, 장수풍뎅이는 장수풍뎅이과에 속하는 곤충이지만 애벌레나 성충의 먹이는 비슷하다. 장수풍뎅이도 장수하늘소와 마찬가지로 서식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숲이 사라지고 임목의 수종 갱신으로 서식지가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으나, 다만 기후변화로 인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지역에서 관찰이 되기도 한다.

 

허필욱(강원곤충생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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