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서!

안녕? 엄마야. 널 떠올리니 웃음부터 난다. 말 안 들을 때마다 “너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 하고 물으면, “나 사춘기라 그래”라고 답하는 맹랑하고 시크한 우리 6학년 꼬맹이.
이제는 엉덩이도 성추행이라며 못 만지게 곁을 주지도 않고, 한 번 만지려면 보상을 요구하는 우리 귀염둥이 아들. 이런 널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겠니? 자는 얼굴을 보니 보름달 같이 동그란 게, 참 많이 컸네? 아저씨 냄새도 나고. ㅋ~

지금도 청소년이라고(맞는 말이지만) 우기는 의서를 보면 아마도 올해 초등학교를 마지막으로 어린이날을 더 이상 챙기지 않아도 되는 진짜(?) 청소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에 글쓰기를 가장 싫어하는 엄마가 용기를 듬뿍 내어 편지쓰기에 도전해본다. 짝사랑을 주체하지 못하고 고백하는 순간이다.^^

재작년 네가 4학년 때 춘천으로 이사 오고 나서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다툼이 잦아서 춘천 온 것을 후회하며 힘들어했을 때 엄마도 많이 안타까웠다. 그런데 지금은 매주 친구들이 귀찮을 정도로 놀러 와서 함께 놀고 가는 상황이 흐뭇하다. 아빠를 닮아서인지 친구들과 노는 것을 유난히 밝히잖아. ㅎㅎ~

엄마는 의서가 인공와우 때문에 감추려고 하고 스트레스 받으며 “나 왜 이렇게 태어났느냐”고, “억울하다”고 말할 때마다 가슴 아팠지만, 네가 세상에 온 너만의 빛나는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말하고 싶어. 의서야! 넌 정말 엄마, 아빠 우리 가족에게 특별하게 왔어. 우리 가족이 가장 힘들 때 우리 가족에게 와서 우리 가족을 지켰단다. 우리에게 너무 소중하고 소중한 존재야!!
건방지지만 솔직하고 환환 웃음이 그것조차도 매력으로 만드는 아이는 우리 의서밖에 없을 듯해. 네가 아기 때 매주 서울로 병원을 두 번씩 가면서 엄마랑 손잡고 “사랑해! 넌 최고야!” 하며 마주보고 힘내서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단다. 딱 한 가지를 제외하고 모든 게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너를 감당하기도 힘들지만(ㅋㅋ) 많이 감사하다.

그때처럼 힘 있게 자신 있게 가자! 우리 함께! 할 수 있지? 우리 아들! 오늘은 크고 대문짝만하게 말하고 싶다.

“사랑해, 아들!”

2016년 어린이날을 맞아 엄마가 의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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