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2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당시 우리밀 살리기운동 강원지역본부에서 일할 때다. 칼국수를 만드는데 우리밀 밀가루를 쓰고싶다고 해서 밀가루를 배달한 뒤로 가끔 들렀던 사또 설렁탕집. 10여년 넘게 춘천을 떠나있다보 니 갈 기회가 없었는데, 누군가의 제안으로 점심을 먹으러 들렀다. 예전 그 자리에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젠 연세가 꽤 됐을텐데 사장님의 모습도 그대로다.

메뉴는 단출하다. 콩나물해장국, 설렁탕, 비빔밥. 그러나 음식과 반찬이 모두 정갈하면서 맛이 깊다. 특히 콩나물은 직접 기른다고한다. 방에 들어가 음식을 기다리다 보면 눈길이 자연히 벽에걸린 글씨에 머문다. 한지 위에손수 쓴 벽보들. 하나하나 읽다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간(肝)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면서 드십시오.”

모두 배를 문지르며 “간아, 미안해”하며 속을 풀었다. 숙취로 인해 불편한 날, 사또 설렁탕 해장국에 가서 간에게 사과하며 속을 풀 일 이다

춘천시 춘천로170번길 22(033-254- 3927)

 

전흥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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