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느 도시도 마찬가지이지만 지금 춘천도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축제가 한창이다.

춘천을 대표하는 예술축제인 마임축제가 지난 26일 ‘아!수라장’을 시작으로 29일까지 4일간 개최됐다. 춘천예총이 주최하는 ‘봄내예술제’도 지난 13일부터 26일까지 음악회, 전시회, 체험행사를 다양하게 진행했다.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공지천 의암공원에서 강원민예총이 주최한 ‘2016 강원민족예술한마당’도 5월의 축제에 한 몫을 더 했다.

축제라는 이름을 단 복합적인 행사만이 아니다. 27일에는 대한성공회 춘천교회에서 한 부모 가정을 위한 모금 행사 형식의 ‘제5회 사랑나눔 작은 음악회’가 열렸는가 하면, 김유정문학촌에서는 ‘김유정문학마을’ 개관식이 열리기도 했다. 28일 효자동 담작은도서관에서는 ‘2016 담작은 페스티벌’이라는 작은 책축제를 열어 인근 지역 여러 곳을 이용한 음악회, 운동회, 강연회 등을 다채롭게 펼쳤다.

여기에 열거한 것만이 다가 아니다. 대학의 축제, 종교단체에서 개최하는 알려지지 않은 공연 등을 감안하면 5월의 춘천은 축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춘천의 다른 한편에서는 춘천시민의 품으로 돌아 온 옛 캠프페이지 터의 활용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춘천시가 ‘철저히 시민의 의견을 들어’ 활용방향을 정하겠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명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시민이나 시민단체의 반응은 못 믿겠다는 쪽이다. 외부용역 안에 담긴 네 개의 테마시설에 관한 설명을 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듣기보다는 더 근본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지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테마시설과 같은 경직성 건물과 시설을 지을 것인지, 가능한 한 넓게 숲과 잔디밭을 조성한 빈 공간으로 유연성을 더 할 것인지와 같은 원초적인 질문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측의 바람은 대체로 캠프페이지 터를 녹지공간으로 열어두자는 쪽이다.

사실 춘천시의 계획에 담긴 한류테마 지역의 야외공연장이나 놀이테마 지역에 들어서는 다양한 어린이용 시설, 힐링테마 지역에 들어서는 식물원, 낭만테마 지역의 조각공원이 이미 춘천에 있는 다른 시설과 중복된다. 서울과 같은 넓은 지역이라면 지역 여러 곳에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는 공원을 복수로 지을 필요가 있겠지만 춘천과 같은 작은 지역에 비슷한 기능을 가진 건물을 도보거리 안에 여럿 짓는다면 제살 깎아 먹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조성비와 유지비가 1년에 몇십, 몇백억원 들어가는 시설을 지어 놓으면 수요가 모자라 어느 곳 하나 제대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캠프페이지를 빈 녹지공간으로 조성하고 필요할 경우 임시로 무대나 전시회장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평소에는 녹지로 활용하는 것이 재정 면에서나 활용도 면에서 이익이다. 캠프페이지를 녹지공원으로 조성하게 되면 춘천시의 계획 초안에 따른 테마시설 조성비 1천600억원의 사업비는 현격히 줄어들 것이며, 연간 유지관리비 120억원 역시 다른 지역 녹지공원 관리비 수준을 고려할 때 1/10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캠프페이지를 사람들이 알아서 뛰노는 축제의 광장으로 조성해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