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업의 핵심 당사자인 춘천시 부시장의 부인 ㄱ 씨는 레고랜드 사업의 핵심 실세로 추정되는 임모 씨의 부하직원에게 “귀한 보석을 보내서…늘 주는 마음 감사하고~”라는 내용의 카톡을 보냈다. 이에 대해 ㄱ씨는 검찰조사에서 명절에 오모 씨가 인삼차를 보내온 것에 대해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레고랜드 사건과 관련해 궁금한 게 있어 물어보면 잘 대답해주고, 알아봐주고, 열심히 도움을 줘 고마웠기 때문에 “늘 주는 마음 감사하고~” 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현재 진행 중인 불법비리 재판에서 이 부시장은 레고랜드 사업과 관련해 ‘함께 일하는 친한 친구’라는 임 씨로부터 변호사 선임, 변호사 접견, 상담예약, 증거자료 준비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고 있었음이 조사과정에 나타나 있다. 이부시장의 부인 ㄱ씨가 휴대전화에 ‘푸름’이나 ‘푸름이’ 두 가지의 가명을 입력해 놓은 2개의 전화번호 010-402*-****와 010-340*-****는 임 씨의 전화번호임이 확인됐다.

5번이 문제가 된 주차장 부지. 원래는 임대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매각으로 변경되었다.

이 부시장은 레고랜드 사업 시행사인 엘엘개발과 직접 관련이 없는 LLP 대표인 임 씨에게 왜 ‘레고랜드 사업을 함께 하는 친한 친구’라고 했을까? 또 어떤 이유로 임 씨는 거액의 수임료가 들어가는 로펌을 소개하는 등 광범위한 편리를 제공했는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민들은 평생 한 번도 만져보기 힘든 명품 불가리가방을 주고, 귀한 보석으로 표현되는 ‘인삼차’를 선물한 배경 등 이 부시장에 대한 재판과정에 시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당초 임대부지였던 레고랜드 주차장 부지를 매각부지로 변경하는 것과 모종의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원도는 김성근 도의원의 지적에 따라 지난 3월 본회의에 안건상정을 포기했다가 지난 6월 중순에서야 ‘하중도 부지 내 출자 및 매각면적을 변경하는 내용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상임위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김 의원은 또한 858억원의 공사비가 걸린 레고랜드 교량사업 역시 당초 H건설이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D건설과 수의계약이 됐는데, 이 과정에서 담합과 이권개입 등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임 씨의 전과기록과 관련해서는 강원도도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지난 23일 모 언론은 “최문순 강원도정 사업파트너 ‘또’ 사기전과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문순 강원도정이 반복해 사기전과자를 검증 없이 사업파트너로 정해 해당 사업의 차질은 물론 도정에 대한 불신까지 자초하고 있다. 도청 내 검증기능 강화는 물론 책임감 있는 실국장 인선이 요구되는 이유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모 춘천시부시장과 권모 강원도 정책특보, 엘엘개발 전 총괄대표 민모 씨 등에 관련된 여러 건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엘엘개발의 직전 대표인 오모 씨와 현 감사의 배임혐의에 대한 소송도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과정에서 불법비리 혐의나 횡령, 배임, 뇌물수수 관련 혐의 등 상당부분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고대유적 중 가장 중요한 유적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절규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문화재청이나 문화재 위원회, 강원도, 춘천시, 사학계, 어느 한 곳도 유적의 중요성 때문에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개발업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많은 유적을 파헤치려 한다. 국가기관의 공직자들이나 자치단체의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안위에만 급급하다는 볼멘소리들도 들린다.

레고랜드 테마파크로 포장된 중도 부동산 개발사업은 어느 한 구석도 투명한 것이 없다. 참여자들의 면면 또한 온갖 전과기록으로 가득 차있다. 이에 더해 내부자간의 고소고발로 인한 법정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레고랜드 사업이 정말 춘천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인지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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