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올랜도를 들 수 있다. 올랜도에는 월트디즈니가 운영하는 매직킹덤, 엡캇센터, 할리우드스튜디오, 애니멀킹덤 등 4개 테마파크를 비롯해 유니버설사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시월드, 영국에 본사를 둔 레고랜드까지 가족들이 좋아할 만한 모든 유흥시설이 두루 갖춰져 있다. 이에 더해 주변 한두 시간 거리에는 미국에서 열 손가락에 꼽히는 순백 비치들이 마이애미 끝자락까지 끝없이 이어져 있다. 관광과 화훼, 과일 농사로 먹고사는 플로리다의 연 방문객은 2015년 기준으로 1억500만명으로 미국에서 1위다. 그 가운데 올랜도 방문객은 6천600만명으로 플로리다 방문객의 63%를 차지한다. 단연 플로리다 1위이면서 동시에 전국 단일 도시 방문객 순위 역시 1위다. 올랜드 인구 25만여명의 260배가 넘고 플로리다 전체 인구 2천만명의 3배나 되는 방문객이 매년 올랜도를 방문하고 있는 셈이니, 올랜드야말로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이며 경제적으로도 부유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자료출처=오마이뉴스)

춘천시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인가

올랜도와 춘천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 비록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올랜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춘천시는 관광산업만으로 먹고 살기에 충분한가? 전 시민은 아니더라도 1만을 육박하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체 종사자들은 춘천이 관광을 통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할까?

보통 관광객 1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금전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비슷한 사례를 찾기 위해 인근의 화천 산천어축제를 찾은 관광객의 지출비용을 알아봤다. 2015년 3월 30일 화천군청에서 열린 ‘산천어축제 평가보고회’에서 강원발전연구원 유영심 박사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산천어 축제를 찾은 외지인 1인당 지출비용은 5만9천186원으로 발표됐다. 이와는 다르게 2000년에 발표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정책자료에 의하면 국내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대략 3만8천원 정도로 조사됐다.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산천어축제를 찾은 관광객 지출비용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비교는 무리지만 이 금액을 2015년 춘천시 관광객 숫자 1천126만명에 적용하면 직접 지출비용만 6천6백60억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춘천시 총생산 5조4천억원의 12%를 넘는다.

이 비용을 2011년 발표된 관광산업의 승수효과에 대입해보면 춘천시 관광산업의 효과가 산출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1년 관광산업의 승수효과 중 생산유발 효과는 1.65다. 이를 춘천시에 적용하면 약 1조1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2천명의 취업유발효과, 1만4천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과연 춘천시의 시민들이나 자영업자들은 이런 효과에 동의할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춘천시의 경제가 별로 좋지 않다고 느낀다. 극단적으로는 아주 나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동용 시장의 역점사업은 중도 레고랜드, 삼악산 케이블카, 소양강 스카이워크, 소양로·송암동 관광호텔, 송암동 헬로키티 등 관광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20년까지 완성될 것이라는 춘천시 관광산업 계획에 따라 기대하는 연간 관광객만 레고랜드 200만명, 소양강 스카이워크 50만명, 삼악산 케이블카 84만명, 헬로키티 40만명 등 연간 2천만명이라고 춘천시는 공언하고 있다. 춘천시의 인구비율로 볼 때 세계 수위의 관광도시라는 말이 된다

관광산업, 부정적 효과도 상당

관광경영학에서 정의하는 관광산업의 기대효과는 크게 경제적 효과와 사회적 효과, 그리고 문화적 효과로 나뉜다. 2011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책자료집에 제시된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과, 사회적 효과, 문화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경제적 효과에 있어서 긍정적 효과 외에 부정적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효과, 고용효과 등을 통한 지역경제 기여효과도 있지만 물가상승, 경제 불안정 야기, 계절적 수요의 편재성 등 부정적 효과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연구원의 자료 중 사회적, 문화적 효과분석은 더욱 의미가 있다. 특히 문화적 효과에 있어서는 긍정적 효과보다 ‘문화의 변화, 문화의 상실, 문화의 상품화 문제, 문화적 충돌’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는 것으로 연구됐다. 문화적 정체성이 사라진다는 의미로도 보이는 대목이다

엉터리 관광객 산출, 엉터리 경제효과로 귀결

춘천시가 발표하는 관광객 수와 시민이나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사이의 괴리는 관광객 산출의 부정확성에서 비롯된다는 지적도 있다. 춘천시가 발표하는 연간 1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은 어떻게 산출된 것일까? 2016년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 춘천시 주요거점별 관광객 현황을 보면 각 거점별로 한 번이라도 방문한 사람은 관광객 통계에 잡힌다. 한 사람이 두세 곳을 방문하면 관광객 숫자가 두세 배로 집계된다. 따라서 발표된 관광객 수는 춘천을 찾은 실제 관광객 수가 아니라 춘천의 주요 유료관광지 36개소와 무료관광지 8개소 등 44개소의 관광지를 방문한 사람이 1천만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2016년 1분기 춘천시의 유·무료관광지를 방문한 인원은 2백9만명 정도다. 이 인원을 4분기로 곱하면 약 830만명인데, 관광 성수기에 증가되는 인원을 더하면 1천만명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7월에 개장하는 스카이워크 예상 방문객 50만명도 새롭게 춘천을 방문하는 관광객으로 통계가 잡히는 식이다. 이러다 보니 관광객이 1천만명이 넘는데도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시각이다.

춘천이 지닌 환경이 기업을 통해 성장하기는 어려운 도시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결국 그 대안으로 관광산업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루겠다는 발상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 그러나 엉터리 통계로 인한 비현실적인 정책은 오히려 불신만 초래하게 된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춘천시의 정책이 시민의 동의를 얻으려면 정확한 통계와 정확한 효과산출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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