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학교, 고등학교 기말고사 때여서 아이들이 바쁘다. 미리 준비한다고 했을 텐데도, 막상 코앞까지 시험기간이 닥치고 나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준비한 것이 부족하다 여기는지 초조해 한다. 특히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갓 진학한 고1 학생에게 이런 모습이 더 자주 보인다. 고1 학생에게 보이는 이런 초조함과 불안 모습에는 사교육(학원, 개인과외)이 꽤 영향을 미친 결과다.

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는 과목 내용이 어렵고, 양도 많다. 다들 고등학교 진학을 하면 어려워진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막상 진학해도 아이들 공부 방법이나 양은 잘 달라지지 않는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고등학교의 몇몇 과목은 단순한 사실 내용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으로서 접근하기에 사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많은 교육, 흔히 말하는 사교육은 정녕 우리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 ‘학원은 교육을 위한 곳인가?’ 아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곳인가?’란 질문을 살짝 곁들여보고 싶다. 정답이야 이 글을 읽는 분들 각자 몫이겠으나 내 답은 적어야 예의다 싶어 이제 그 답을 이야기하려 한다.

학원이나 사교육은 정확하게 말하면 학문과 정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대부분은 쉽게 정답을 찾는 방법이나 이해가 아닌 암기를 통해 빠른 성과를 얻기 위해 애쓴다. ‘성적 상승=수입 상승’이니까 말이다. 덧붙여 학원과 사교육은 진실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이 학습 상태나 지적 수준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단지 시험 준비 잘 시키고, 내신성적, 과목점수만 잘 나오면 된다.

그렇다. 나 또한 학원에서 벌이하는 사람이지만, 학원은 기술과 현혹을 판매하는 가계이자 기업이다. 적어도 나한테는.

비교적 쉬운 중등과정은 이런 학원 시스템만 쫓으면 성적이 곧잘 나온다. 아주 상위권은 아니어도 중상위권까지는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공부와 학습을 쉽게 생각하며 자신감 충만한 상태로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거기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서울권 대학도 가능하다는 자기 최면과 부모 기대까지 안고서.

이런 환상과 기대는 우습게도 1학기 중간고사 시험 한 번에 무너진다. 그동안 맞아보지 못한 성적에 당황하며, 1~2주 정도 벼락치기로는 도저히 준비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진도에 놀란다. 그러다 1학기 기말고사 때에 다다를 때는 수긍을 한다. ‘내가 이 정도 실력이구나!’라고.

학생은 수긍하지만, 그간 달콤한 말을 듣던 학부모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이유를 찾아야 하는데, 중학교까지 문제가 없었으니, ‘그래 분명 잘 가르치지 못하는 사람에게 배워서 그런 거야. 잘 가르치는 곳을 찾으면 나아질 것이야’라고 비난의 화살을 강사와 학원으로 돌린다. 그리고 보다 좋은 시스템을 갖춘 학원, 실력 갖춘 선생이란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그때부터 학원(과외) 유랑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강종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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