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가 올라가더라도 손님들한테 고마워서 덜 담고 싶은 마음이 없어~.”

일명 꽃돼지로 통하는 이기홍(81) 할머니가 2인분 같은 1인분의 떡볶이를 담아주며 하는 말이다.

‘꽃돼지분식’. 아마 춘천 사람이라면 이곳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2014년, 가게 앞에 도로가 나면서 철거됐다가 어릴 적 할머니의 떡볶이를 먹고 자란 청년들의 재능기부와 모금에 힘입어 건너편으로 이전·개업한 지도 2년이 다 돼간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다리만 조금 불편하지 다른 곳은 괜찮다”며, “손님들이 왜 ‘꽃돼지분식’이냐고 물어보면 ‘내가 꽃돼지’라고 얘기한다”면서 유쾌하게 농담까지 해보였다.

지금은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를 도와 막내딸이 직장을 그만두고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막내딸이 아주 어릴 때 시작한 분식집. 어느덧 막내딸은 할머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막내딸은 싸고 배부른 맛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는 한 분식집 일을 열심히 배워 계속 가계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할머니는 “34년 전이나 지금이나 찾아오는 손님 모두가 손자 같고 자식 같다”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멀리서 찾아와주는 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런 손님들을 위해 오늘도 할머니는 ‘꽃돼지분식’의 문을 열고 푸짐한 떡볶이에 할머니의 정성과 마음까지 듬뿍 얹어준다.

 

심연주 인턴기자

28만여 춘천 시민들. 저마다 하루를 살기에 분주하다. 하루가 모여 1년이 되고, 1년이 모여 10년이 되고, 그렇게 삶의 씨줄과 날줄로 인생을 엮어간다. 《춘천사람들》은 살면서 이웃을 돌아보고, 그 삶을 공유함으로써 ‘춘천’이라는 삶의 현장을 공동체의 터전으로 가꿔가자는 뜻에서 이웃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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