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의 기습적인 ITX 요금인상과 관련한 문제제기가 춘천시민사회의 범위를 넘어서 지방 정치권과 행정당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14일 최동용 춘천시장이 춘천시의회 김주열회장 위시한 춘천과 가평의 의원과 공무원을 이끌고 서울에 있는 코레일 광역철도본부를 찾아가 요금 기습인상을 철회하라고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부당하자 나온 반응들이다. 코레일은 자신들이 밝힌 대로 8월 1일부터는 현행 할인율 30%를 15%로 낮춘 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했다. 현재 춘천~용산 간 요금을 6900원에서 8400원으로 올려 받겠다는 계획에는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내년부터는 할인을 하나도 적용하지 않는 원래 가격 9800원을 다 받겠다는 계획도 발표된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ITX를 도입한지 대략 5년 만에 춘천시민을 토끼 몰이하여 이제는 춘천시민 모두가 급행으로는 9800원짜리 열차를 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ITX가 도입될 당시만 해도 3000원짜리 일반전철의 급행이 있어서 시간이 조금 더 드는 대신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없게 되었다.

완벽한 속임수로 춘천시민의 주머니를 털어 코레일의 배를 불리겠다는 발표에 대해 춘천시민사회단체와 춘천시 정계, 행정당국이 강도 높은 항의를 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다. 코레일이 춘천시민을 속일 생각이 없었다면, 서민을 생각해서라도 ITX요금 인상 발표와 함께 일반전철 급행의 편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함께 발표했어야 했다.

사정이 이렇게 전개되면 춘천시 국회의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게 되는데 춘천시를 대표해야 할 김진태 의원은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지역 자치단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중앙부처의 결심과 처분이 불가피한 일이니만큼 중앙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회의원의 행보가 넓고 빨라져야 한다. 그런데 김 의원은 지난 7일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현안 브리핑을 열어 자신의 치적을 나열하는데 급급했다. 코레일 요금 인상에 대한 춘천시민의 시각과 눈높이에서 함께 고민한 흔적은 없었다. ‘지난해 8월 5일 코레일이 ITX 할인율 완전폐지안을 보고했으나 자신이 요구한 경춘선 전철의 청량리 완전 연장이 충족되지 않으면 절대 불가하다고 이야기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어 ‘올 9월에는 경춘선 전철의 20% 정도가 청량리역까지 운행될 것’인데 이는 자신이 예산소위 위원일 때 배정한 국비 46억원의 ‘청량리~망우 구간 선로개량사업’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의 변화가 있으므로 할인율 15% 축소로 입장을 정리하고 협의를 끝마쳤다고 했다.

ITX의 대체품은 청량리를 넘어 용산까지 연결되는 일반전철 급행일 터인데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이 김 의원은 춘천시의 누구와도 함께 논의하지 않고 혼자 ‘입장을 정리하고 협의를 끝마쳤다’고 했다. ‘내가 잘 알아서 판단하고 있으니 너희는 군말 없이 따르라’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민주사회 국회의원으로서 문제가 큰 태도다. 시·도의원이 아니라 국회의원임에도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이라는 시각에서 코레일은 물론 경제관련 부처를 설득하는 폭넓은 활동을 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 심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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