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보다 학생들 갑질이 더 힘들어요”

고된 청소보다 더 힘든 건 사람들의 시선이다. 한림대에서 미화원으로 일하는 전경애(여·56) 씨는 며칠 전 어떤 학생과 함께 승강기를 탔다. 그런데 그 학생이 바닥에 침을 뱉는 것이었다. 그녀는 “하는 일이 청소긴 하지만 단둘이 타고 있는 승강기 안에서 침을 뱉으니 정말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화원을 종종 투명인간 취급하는 사람들이 서운하다. 전 씨는 “미화원을 어머니처럼 생각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학교 구성원으로라도 봐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 씨는 9년 전, 식당일과 청소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4대보험 때문에 미화원을 택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청소를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애들 다 키우고 나니 청소밖에 할 게 없더라고~.” 전 씨는 40대 후반에 청소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젊은 나이에 청소나 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도시락 값과 차비를 빼면 한 달에 손에 들어오는 돈은 90만원 정도.

그녀는 “적은 액수지만 간식도 사 먹고 손주에게도 쓸 수 있어 만족 한다”며, “특히 이다음에 퇴직했을 때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말했다.

가족들하고 지내는 시간보다 학교에 와서 지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보니 동료들과는 무척이나 애틋한 사이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지.” 근무시간을 제외한 1시간 30분의 점심시간 동안, 동료들과 차를 마시거나 방에 들어가 한숨 자기도 한다. 동료와 함께라면 매일 매일이 즐겁다고.

한림대에서 일한 지도 벌써 9년. 몸보다 마음이 힘든 직업이지만, “이 생활에 젖어 살게 됐다”는 그녀의 한 마디에는 한림대에 대한 애정도 진하게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원은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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