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2주년이 지났다. 《춘천사람들》은 누구보다 바빴을 최동용 춘천시장을 만나 시장으로서 임기 전반에 대한 평가와 임기 후반에 대한 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특히 현재 초미의 이슈로 떠오른 ITX 관련 춘천시의 대응방안과 여러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직접 들어보고 시민들에게 전하고자 한다.<편집자>
 

먼저 얼마 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민선6기 전국 시군구청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결과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춘천시가 SA등급을 받았다. 시 단위 지자체로는 13곳이 SA등급을 받았는데, 공약이행과 목표달성, 주민소통 등 3개 분야 중 특히 소통에서 많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포함, 전반기 시정 전체에 대한 총평을 듣고 싶다.

사진=김애경 기자

이번 메니페스토 평가는 시장, 군수 개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실제 사업을 하고 주민과 소통하는 것은 일선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기 때문에, 그분들께 고맙게 생각한다. 지난 2년 동안 시민과 소통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행정이 되도록 노력했는데, 아직 부족한 것이 많겠지만 평가지표 상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오고 있다.

또 시청사 신축을 비롯해서 오랫동안 끌어온 현안이 많았는데, 상당 부분 해결이 돼서 시정이 시민생활과 지역발전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퇴계동 11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과 공지천 포장마차촌의 주차장 조성, 옛 레저대학원 부지의 삼성SDS 데이터센터 유치, 옛 기능대학 부지의 한전 사옥 신축 등 묵은 과제들이 잘 해결됐다.

춘천이 국제관광도시를 발전 전략으로 삼고 있는데, 삼악산 로프웨이, 삼천동 호텔 유치사업은 계획대로 추진 중이고, 어린이 동반 가족관광객 유치를 위한 토이로봇관, 소양강스카이워크, 캠프페이지 꿈자람물정원, 어린이글램핑장 같은 시설이 준공돼 관광 인프라 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사업은 읍면동마다 동네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로 사회복지봉사단을 만들어 위기가정을 제때 발굴해 지원하는 골목복지망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것을 들고 싶다. 반면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아무래도 시청사 신축부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주민들마다 생각이 다르고, 지역 전체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고심을 많이 했다.

요즘 ITX 요금인상 문제로 정신이 없을 것 같다. 21일 코레일 본사가 있는 대전까지 가서 항의집회도 하고, 지금 ITX 요금문제가 춘천에서 가장 뜨거운 현안 중의 하나다. 만약 코레일이 요금인상 방침을 끝내 고수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ITX 요금은 코레일이 2012년 2월 개통 당시 할인율 30%를 ‘상시 적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사항이다. 2014년에도 한 차례 요금인상 시도를 했는데, 이제 다시 요금인상을 강행하는 것은 지역주민을 우롱하고 스스로 공공기관의 신뢰를 저버리는 처사다.

ITX 요금 인상은 시민, 출퇴근자, 통학생들의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지역 관광, 경제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역역량, 인근 지자체와 연대해서 코레일의 요금인상 철회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만약 끝내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 요금인상을 하면 요금인상중지가처분신청을 하고, 그래도 강행한다면 부당이득반환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취임 전부터 ‘시민과 소통하는 겸손한 시장’이 되겠다고 했고, 민원소통담당관제를 시행하는 등 신속하고 친절한 민원처리에 힘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시청사 신축문제와 캠프페이지 개발 등에서 볼 때 소통방식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향후 춘천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공원을 만드는 캠프페이지 공원화 사업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천천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설 위주가 아니라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또 유지비도 적게 드는 자연친화적 명품공원으로 조성하는 것도 대안 중에 하나일 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시청사 신축 문제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도, ‘현 부지 신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다만, 시민의 관심이 큰 사안이라 다시 한 번 공개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지역 전체와 관련된 중요 현안은 시장이 바뀌더라도 연속성이 확보돼야 한다. 외부기관 평가의뢰, 시민 토론회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시정 최고 자문기구인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에 상정해 현 부지로 확정하게 됐다.

캠프페이지는 60여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시민의 재산이기 때문에 시민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개발 효과가 지역 전체 발전에 파급돼야 하다고 생각한다. 캠프페이지는 얼마 전에 부지대금을 완납해 온전히 춘천시 땅이 됐다. 어떤 식으로 개발할지 기본 골격은 있어야 해서, 지난해 기본계획(안) 용역을 실시해서 올해 초에 기본안이 나와 현재 읍면동을 방문하거나 시민사회단체의 요청을 받아 의견을 받고 있다. 여기서 오해가 생긴 것 같은데, 기본계획안은 말 그대로 초안일 뿐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사업비나 운영비 산출이 나오지 않는다. 캠프페이지는 춘천의 100년이 걸린 중차대한 현안이다. 임기 내 추진에 연연하지 않고, 시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완벽한 수준의 개발계획을 마련한 후에 추진하겠다는 말씀을 거듭 드리고, 신중하고 꼼꼼하게 실현가능하고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다.

시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수준의 완벽한 개발계획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시민사회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서 전면 재검토할 용의는 없는가?

그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린다면 부지하세월이다. 개인이든, 시민단체든 얼마든지 의견을 제시하면 된다. 합리적인 의견이라면 수용하고 반영하겠다.

춘천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 춘천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파트가 급증하고, 관광산업을 춘천의 주력산업으로 추진하면서 많은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춘천이 가지고 있는 자연친화적 이미지가 점점 훼손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 외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책이 정작 춘천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도심이 아파트로 둘러싸이는 개발은 나 역시 반대한다. 재정비 사업은 철거와 아파트 신축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경제력이 없는 원주민은 외곽으로 내몰리는 상황이고, 주민 간에도 찬반갈등으로 공동체가 무너지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다만, 2010년 약사·소양지구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에 따라 주민 주도로 추진된 재개발, 재건축사업은 시장 임의로 백지화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재정비구역 중 주민이 반대하는 구역은 찬반투표를 거쳐 사업구역을 해제하고 원주민이 계속 살면서 생활환경, 상권을 살리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전환했다. 춘천의 인구증가 추세에 맞는 연차별 주택공급 계획은 구도심과 외곽 균형개발에 초점을 맞춰 꼼꼼하게 추진해 나가겠다.

또한, 관광이 춘천의 기반산업이긴 하지만 관광은 아름답고 깨끗하고 잘 보전된 자연환경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오염된 수질에 아무리 근사한 관광시설을 조성한다고 누가 오겠나? 자연환경을 지키면서, 그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관광시설을 찾아내자는 틈새전략이 춘천시의 정책 방향이다. 소양강스카이워크만 하더라도, 환경담당기관으로부터 굉장히 엄격한 평가를 받아 조성됐고, 삼악산 로프웨이도 탑승장 부지부터 삭도 기둥까지 생태계, 물 흐름, 자연경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선과 공법으로 설치할 것이다.

경춘복선전철 개통 이후 연 관광객이 1천만명을 넘어서면서 대중교통, 시내 쓰레기 문제 등 시민들이 불편을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광객이 무작정 많이 오는 게 좋은 게 아니고 그 도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있다. 2018년 레고랜드와 헬로키티아일랜드가 운영에 들어가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이고, 거기에 맞춰 교통, 환경 등 여러 기반시설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2030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해서 시민생활과 관광발전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중도는 강원도 소유이기 때문에 우리 춘천시로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든지 춘천시는 거기에 맞춰 의암호 삼각관광벨트를 추진해 나가면 된다고 본다.

이제 임기 후반이 시작됐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맺음도 중요한데, 마지막으로 남은 임기 동안의 시정방향과 계획에 대해 간단히 말해 달라.

현재 진행 중인 시청사 신축사업을 비롯해서 삼각관광벨트 사업, 동춘천·남춘천산업단지 조성사업 등 대형 현안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할 것이다. 관광분야는 계획했던 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후반기는 경제와 복지 분야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경제분야는 우선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보려고 한다. 그동안 집중 육성해 온 ICT, BT 산업을 융복합해 새로운 산업기반을 만들어 내고 동춘천산업단지는 수도권 중대형 기업, 남춘천산업단지는 바이오특화단지로 조성하려고 한다. 중견 향토기업이 많아야 생산과 고용, 소비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내가 직접 세일즈에 나서 해외 자매도시에 향토 기업 제품을 알리겠다.

복지분야는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읍면동 사회복지봉사단을 좀 더 활성화시키고, 상수도 검침원, 집배원 등 가정 방문서비스 인력의 도움을 받아 위기가정을 상시 발굴하고 지원하는 복지망을 더 촘촘히 하겠다. 현재 행정 중심인 읍면동 주민센터에 복지전담팀을 별도로 배치해서 맞춤형 일대일 복지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읍면동 기능을 복지중심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신사우동에 신축되는 북부노인복지관을 비롯해 신사우도서관 증축, 석사동 시립도서관, 장난감 도서관 신축 등 복지시설 확충사업을 차질 없이 준공시길 것이다. 더불어 소통과 배려, 시민 중심 행정기조를 임기 마지막까지 지킬 것이다.

전흥우 시민기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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