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아무리 모르는 사람도 송사리나 피라미쯤은 들어서 알고 있다. 어린 물고기들을 통틀어 송사리나 피라미 새끼로 부르기도 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 깝치고 다녀도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을 빗대어 얕잡아 지칭하기도 한다. 붕어나 잉어와 같이 식용이나 약용으로 크게 효용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송사리류는 우리나라에 2종이 살고 있다. 동해안이나 남해안을 따라 작은 하천이나 웅덩이에 살고 있는 것이 송사리고, 해안가보다는 내륙지방의 연못이나 농수로, 둠벙(웅덩이) 등에 살고 있는 것이 대륙송사리다. 서로 생김이 비슷해 구별하기 쉽지 않다. 2종 모두 크기가 3㎝ 남짓이고, 대개 10~30 마리씩 무리지어 물 표면에 모여 있다가 놀라면 재빨리 물속이나 수초 사이로 피신하기 바쁜 놈들이다. 크기가 작다보니 큰 물고기, 심지어는 물장군이나 장구애비 등 대형 물벌레들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송사리는 물 양이 적은 소하천이나 작은 연못, 농수로나 논 부근의 둠벙 등이 적당한 서식처다. 오염에 대한 내성도 무척 강해서 웬만큼 더러운 물에서도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다. 강원도의 영동지방에 가면 송사리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춘천에서는 과거 애막골 농수로에 대륙송사리가 살았으나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의암호의 서면쪽이나 춘천 근교의 농수로나 둠벙 등을 꼼꼼히 뒤져보면 혹여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송사리는 흰쥐나 토끼 등과 같이 실험실에서 사육되며 실험동물로 이용되기도 한다. 있다. 특히 물속의 독성 정도를 파악하고 정보를 주는 독성실험동물로 아주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송사리는 번식력이 뛰어나 수온을 섭씨 22~28도 정도로 유지해 주면 연중 산란을 한다. 따라서 산란하는 모습과 알의 발생과 성장과정 등을 언제나 관찰할 수 있는 학생들의 뛰어난 생물교재이기도 한다.

재미있는 팁 하나! 물확이나 작은 항아리 등에 물을 담아 연이나 수련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때 가장 골치 아픈 것 중의 하나가 모기가 알을 낳아 장구벌레가 생기고 주변에 모기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곳에 송사리 너덧 마리만 넣어주면 말끔히 해결 가능하다. 송사리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 중의 하나가 장구벌레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피조물 중에 필요치 않은 생물이 있을까? 모기만 빼고….

 

송호복 (사단법인 한국민물고기생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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