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고, 자주 오고가는 봄내극장에서 강원적십자 길로 내려오다 맞은편 모텔이 밀집된 좁은 골목 안쪽에 위치한 ‘마방’. 마방이란 ‘마구간을 갖추고 있던 주막집’의 강원도 방언이란다.

메뉴판은 황태해장국, 비빔밥, 육개장, 순두부정식, 오리·닭백숙, 닭볶음탕 등 다양한 식단으로 구성돼 있다. 아침식사도 가능하다.

점심시간에 찾은 마방. 테이블이 6개밖에 없는 작은 골목식당이지만, 주변에 관공서 등 직장인들이 많은지라 단골손님들이 꽤 있을 법했다. 삼삼오오 점심을 기다리는 손님들. 순두부정식을 주문했다.

일곱 가지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지고 뚝배기 가득 보글보글 끓는 순두부찌개가 나온다. 막 구운 고등어구이에 먹기 직전 바로 무쳐야 맛있다며 참기름 향 솔솔 풍기는 신선한 도토리무침까지 반찬이 모두 아홉 가지. 식사가 끝나갈 무렵 나온 방울토마토 한 접시는 디저트.

집에서 엄마가 차려준 것 같은 건강한 밥상을 먹고 나니 포만감이 밀려온다. 혼자 음식하고 나르고 계산까지 하느라 버거울 만도 한데,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고 여유 있는 모습은 오랜 연륜 때문일까, 일에 대한 만족감 때문일까?

‘마구간을 갖추고 있던 주막집’ 마방에서 국밥 한 그릇에 때론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 배를 채우고 또 길을 나섰던 그 옛날 우리의 선조들처럼 이곳 ‘마방’도 일에 지친 직장인들이 한 끼 식사로 심신을 위로하는 직장인들의 작은 쉼터일 것이다.

 

 

 

신선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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