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중학교 정문 쪽에 있는 근화이발관의 박동은 대표(58)는 어려운 시절 먹고 살기 위해 이발기술을 배웠다. 20대 때 강원대학교 후문에 있는 이발관에서 3년여 가량 이발기술을 배운 뒤 자격증을 딴 박 씨는 2년 정도 다른 이발관에서 일하다 근화이발관을 개업했다.

이발관을 운영한 지 벌써 35년. “옛날에는 중학생들이 많이 와서 가게 안에 만화책을 꽉 채워놨었죠.” 과거에는 학생 손님들이 많아 직원 하나를 더 쓸 정도였지만, 이제는 주로 40대 이상의 손님들과 오래된 단골손님들이 박 씨의 가게를 찾고 있다. 그중에는 30년 전 머리를 깎았던 중학생이 어른이 돼 오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이발 기술에 관한한 결코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박 씨는 한 달에 두 번씩 춘천내 군부대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 가격을 표시하면 봉사활동의 가치가 묻히는 것 같아서.지금까지 35년 동안 생업이 됐던 이발이지만 한때는 수입이 적어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박 씨는 곧 “이제는 이발을 배우는 사람이 없어 내가 이 업계에서 막차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건강할 때까지 오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말재주가 없어 손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는 박 씨. 하지만 30년 전 학생들을 위해 만화책을 가득 채워놨던, 자식 같은 군인들의 머리를 싼값에 잘라주는 박 씨의 따스한 마음만은 손님들에게 오롯이 전달됐을 것이다.

 

심연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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